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주종문 Aug 03. 2019

인도어 팜(식물공장)에서 버섯재배 03

2. 버섯을 재배하는 기본적인 순서 2단계

제가 버섯재배를 배우며 느낀 것은  대부분의 인공재배는 크게 2단계로 나누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1단계는 식물을 키울 때 모종을 키우는 육묘와 같이 버섯종균을 배양하는 것입니다. 

정확히 말하자면 버섯 균사 배양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전문적인 단어를 쓰자면 영양생장의 단계입니다.

2단계는 배양된 버섯 균사에 균긁기, 저온처리, 광조사, 과도한 수분 공급 등의 방법을 이용해서 버섯(자실체)을 형성하도록 하고 키우는 단계입니다.

균긁기, 저온처리, 광조사, 과도한 수분 공급 등의 방법을 처리하는 이유는 앞서 버섯의 일생에서 언급한 것과 같이 버섯의 균사에게 생존의 위협이 되는 조건을 주기 위한 것입니다.

생존의 위협이 되는 조건이 만들어지면 자신의 유전자를 세상에 남기기 위한 일종의 생식기관, 자실체(fruit body)를 만드는 작업을 하게 됩니다.

이것을 전문적인 단어를 쓰자면 생식 생장의 단계입니다.

다만 버섯의 종류마다 반응하는 조건이 다르기 때문에 인공재배 시 버섯마다 자실체(fruit body) 형성을 위한 조건을 찾아야 합니다.

물론 기존 인공재배 버섯은 모두 그 조건이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1단계 버섯 균사 배양하는 단계를 살펴보면  원균을 만들어 종균을 증식시키는 것과 자실체(우리가 버섯이라 하는 것)를 발생 키기 위해 균사를 배양하는 것을 포함합니다.

좀 더 상세히 이야기하면 다음과 같은 순서에 따라 최종적으로 버섯 균사를 배양하여 버섯(자실체) 발생 전 단계까지를 진행하는 것입니다.

1단계 1 step은 원균의 확보입니다.

원균이라는 것은 식물로 이야기하면 종자와 같은 것입니다.

원균을 확보하는 방법은 버섯(자실체)의 주름이나 내부 조직에서 버섯균을 분리해서 배양접시에 배양하는 것이 기본입니다.

다만 요즘 우리 농가에서는 농진청을 포함하여 국내외에서 인공적으로 개량한 버섯품종의 원균을 분양받을 수 있습니다.

이렇게 원균이 확보되면 

1단계 2 step으로 원균을 증식해서 대량의 종균을 확보하게 됩니다.

증식방법은 영양분과 온도, 습도가 주어지면 폭발적으로 늘어나는 균의 특성을 이용합니다.

보통 배양접시에 있는 원균을 삼각플라스크에서 키우고, 삼각플라스크에서 성장한 균을 500리터 이상의 액 탱크에서 키우는 것과 같이 단계별로 배양 용량을 늘여가게 됩니다.

액 탱크 배양까지 하면 종균 확보가 어느 정도 완료가 됩니다.

제가 버섯을 키우던 곳은 액체종균(종균과 배양액이 혼합된 것)을 이용해 접종했기 때문에 액체배양을 설명드렸습니다만 표고버섯의 원목재배에 사용되는 고형물 배양도 있다고 합니다.

대량의 종균이 확보되면 

1단계 3 step으로 버섯(자실체)이 발생하기 적합하도록 구성된 고형배지에 이 종균을 접종합니다.

이때 주의해야 할 점이 한 가지 있습니다.

1 step~3 step까지 전 과정에서 버섯종균 외 다른 균에 오염이 되지 않도록 살균을 철저히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각 step의 작업조건에 맞는 설비와 기자재가 필요합니다.

저는 자본이 부족한 일반농가가 버섯재배를 하는 것을 말리는 편입니다.

그 첫 번째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버섯종균 외의 균이 오염되지 않도록 살균하는 시설을 만들고 기자재를 설치하는데 상당한 자본이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물론 소규모 실험시설이나 장비로 그 일을 할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규모가 갖추어지지 않으면 경제성을 맞추기 어렵기 때문에 어쨌든 일정 규모 이상의 투자가 필요합니다.

즉 1단계를 경제성 있게 운영하기 위해서는 일반적인 농가가 부담하기 어려운 수준의 자본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살균시설 및 기자재 운영은 상당한 수준의 기술과 노하우가 필요한데 이것 역시 일반농가가 확보하기 어려운 것 중의 하나입니다.

2단계 버섯(자실체)을 키우는 단계는 1단계에 버섯 균사가 배양된 배지만 있으면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저온처리나 광조사와 같은 자극을 주어 영양생장을 생식 생장으로 전환하고 필요한 환경만 만들어주면 됩니다.

1단계보다는 살균에 대해 자유롭고 많은 시설이 필요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국내에서 버섯재배를 한다고 하는 농가의 대부분이 1단계를 전문으로 하는 기업들로부터 버섯 균사가 배양된 배지를 구매해서 2단계를 수행합니다.

제가 자본이 부족한 일반농가가 버섯 재배하는 것을 말리는 이유 중 두 번째가 여기에 있습니다.

2단계 만을 수행하는 농가는 아무리 버섯재배를 잘하더라도 결국 1단계 업체의 배지에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습니다.

배지의 불량이나 시간에 따른 버섯배지의 가격 상승으로 계속 불안할 수밖에 없습니다.

저는 1단계와 2단계를 모두 수행할 수 있고, 생산이 충분히 안정화될 때까지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도록 투자할 수 있는 수준의 자본이 없다면 버섯재배는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단기적으로 1단계에서 성공한 기업도 있고, 2단계만으로 충분히 이익을 얻은 농가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지속가능성을 생각하고 장기적인 성공을 생각하며 앞으로 버섯재배를 생각하시는 분들이 있다면 제가 앞서 말씀드린 것은 최소 조건이 될 것이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이전 28화 인도어 팜(식물공장)에서 버섯재배 02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