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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평범한 직장인 M씨 May 08. 2016

수행자 노트 no.4 160508

평온합니다.  어찌합니까?

  평범한 직장인 M씨는 평온한 나날을 보내고 있었다.  신기한 일이었다.  그는 줄곧 불안에 떨고 살아왔다.  한번도 만족하거나 행복했던적이 없었다.  그렇다고 가난한 어린 시절을 보낸 것도 아니었다.  대학도 왠만한 대학을 나왔고 대기업에 취업해서 다녔다.  


  남부럽지 않을 삶이라고 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그는 늘 불안했다.  뭔가에 쪽기는 느낌이었다.  한숨을 쉬고, 얼굴에는 근심이 가득했다.  어느 한순간도 행복하다는 느낌을 느끼지 못했다.  술을 많이 마셨다.  나쁜 기억을 지우고 싶었다.


  사회적응이 힘들었다.  회사생활이 싫었다.  학교는 더욱더 싫었다.  사람 만나는게 싫었다.  그냥 방안에서 살고 싶었다.  대학교에서는 선배라는 사람들이 괴롭혔다.  아니 실은 괴롭힘을 당했다고 느꼈을 뿐일 것이다.  회사에서는 상사들이 괴롭혔다.  이 세상을 그를 이유없이 괴롭혀 왔다.  무거운 가슴을 혼자 안고 그렇게 살아왔다.


  그런데 요즘 그는 평온하게 지내고 있다.  신기했다.  45년간을 괴롭혀 왔던 우울이 없어졌다.  그리고 평온을 되찾았다.  이렇게 평온하게 지내도 되나 싶을 정도로 그의 마음을 짖누르던 우울이 사라졌다.  요즘 너무 평온한데, 어찌합니까?  뭔가 불안에 떨고 있어야 하나요?


  교회를 갔다.  


  "내 아들은 죽었다가 다시 살아났으며 내가 잃었다가 다시 얻었노라 하니 저희가 즐거워하더라"



  물음을 갖고 교회를 가면 대답을 얻으니 이것 또한 신기한 일이 아닐 수 없다.  현대를 불안의 시대라고 한다.  누구나 불안에 떨면서 살고 있다고 한다.  그러나 아버지의 품에 있으면 축제의 인생이 된다고 한다.  내가 사랑 받는 자식이라는 확신이 나에게 평화, 안전, 자존감, 힘을 준다고 한다.  


  사랑이 존귀함의 힘이 된다고 한다.  사랑의 확신이 기초가 된다고 한다.  살리는 존재가 된다고 한다.  종의 신분으로 살겠다고 탕자는 얘기 했다.  그러나 아버지는 너는 아들이다.  나는 너의 아버지라며 자식의 신분으로 살라고 하셨다.  거기서 자존감이 나온다.


  한때 자존감을 키워 달라고 기도했다.  너무 상처를 쉽게 받기 때문이다.  내가 자존감이 없어서 자격지심에 상처를 받는 줄 느껴왔다.  그래서 나에게 없는 자존감을 달라고 했다.  어떻게 주어지는지는 몰랐다.  그냥 달라고만 했다.


 

  자존감은 아버지의 자식임을 느꼈을 때 생기는 법이다.  그리고 그 아버지가 이 처럼 사랑하다는 걸 느꼈을 때 확신한다.  바로 그때 축제는 시작되는 것이다.  우울 -> 평온 -> 축제로 이어진다.  아버지의 품에 있으면 된다.  축제의 인간이 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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