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씩 꺼내 먹어요.
파란 하늘에 몽땅 넣고 휘젓는다.
그것들은 서로 엉켰다가 풀어졌다가 반복하며 찰진 반죽이 된다.
예쁜 모양으로 빚어 오븐에 넣고 굽는다. 한동안 고소한 냄새가 폴폴 올라온다. 잘 구워졌을까 한껏 기대하며 꺼내보니 그럴싸하다. 갈색 그을림이 고소해 보였고, 살짝 갈라진 틈과 엉성한 모양도 제법 괜찮았다.
좋아하는 접시에 담아 플레이팅을 한다.
‘10개? 아니야 20개는 담아야지. 더 담을까?’
맛있어 보여서 얼마만큼 담아야 하는지도 고민이다.
넉넉하게 담는다. 보기만 해도 탐스럽다. 하나를 집어 맛을 보니 바삭하고 고소한 게 웃음이 절로 나온다. 아껴두고 싶은 만큼 맛이 좋다. 조금씩 꺼내 먹어야지.
올해도 어김없이 가을을 반죽하고 굽는다.
질퍽거리지 않는 반죽과 적당한 온도의 오븐 그리고 색색깔의 달콤한 재료면 된다. 시간이 흘러 이 시간이 그리워질 때 하나씩 꺼내 먹을 것이다.
짠맛을 줄줄 흘리고 집에 돌아왔을 때
쓴맛에 치여 침을 한 움큼 뱉고 싶을 때
가끔은 매운맛에 속을 쓰릴 때
꺼내 먹을 이 가을.
맛있는 가을을 구워보자.
몽실 거리는 구름을 올려보기도 하고, 단풍 한 장을 올려 장식하는 것도 잊지 말고.
맛있는 가을은 동나지 않을 것이니, 걱정 말자.
내일 우리가 구울 가을에도 달콤함 한 스푼쯤은 들어갈 것이니까.
언제 먹어도 힘이 되어 줄 가을이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