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쿠오카 편의점 세 곳을 돌아다니며 종류별로 사 먹고도 계속 먹고 싶은 것이 있었다. 탱글탱글한 모양새지만 한입 물면 목구멍으로 부드럽게 유영하듯 넘어가는 푸딩이다. 후쿠오카에 아이스크림 푸딩으로 유명한 카페가 있다고 해서 찾아가 봤다.
구시다진자마에역 근처에 있는 FUK COFFEE다. 일명 훅 커피.
워낙 후쿠오카 하카타 지역에서 인기가 많은 카페라 우리도 오전 무렵 찾아갔다. 들뜬 마음으로 왔는데 역시나 기다리는 사람들이 많았다. 카페를 가려고 줄 서본 적이 딱 두 번 있는데, 한 번은 손흥민 선수의 카페로 유명한 춘천 인필드 그리고 이곳이었다. 카페 안을 들여다보니 좌석수가 많지 않아서 꽤 기다리겠구나 싶었다. 30분 정도 기다리고 나서야 우리의 순서가 왔다. 운 좋게도 편한 자리를 안내받았다.
매장 크기는 아담하지만 모던하고, 커피랑 디저트를 만드는 공간이 오픈되어 있었다. 최근에는 대형 카페를 자주 갔던 지라 아담한 FUK COFFEE가 귀엽고도 특별했다. 항공권을 연상시키는 로고, 카페 간판에 적혀있던 'HAVE A GOOD FLIGHT'이라는 카피, 브랜딩이 잘 된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나 다를까 찾아보니 FUK COFFEE는 10호점 개점을 앞두고 있는 카페였다. 나 역시 브랜드를 기획하는 사람으로서 생각한 바, 카페의 성공 여부는 커피 및 음료의 맛, 차별화된 디저트 등 여러 요소가 있지만 첫 단추는 컨셉과 브랜딩이다. '컨셉'이라는 커다란 플레이트에 맛, 특색, 컬러, 인테리어 등 고객의 마음을 사로잡을 수 있는 것들이 예쁘게 담아 세련되게 포장하는 것이 중요하다. 성공한 브랜딩을 보면 조화롭다. 또 보여지는 것에 능하다.
이곳에 아이스크림 푸딩을 먹으러 왔다는 목적을 잠시 잊은 채, 일로 연관 지으며 생각하고 있던 찰나. 우리가 시킨 메뉴가 나왔다. 아이스 말차라떼, 피치 쉐이크, 아이스크림 푸딩이 짠. FUK COFFEE 음료 중에서는 말차 라떼가 유명하다고 하다. 실제로 맛을 보니 진하고 맛있다. 피치 쉐이크도 상큼하고 시원하고 여름날에 잘 어울렸다. 그리고 대망의 아이스크림 푸딩! 비주얼만 봐도 합격 아닌가. 맛까지 있으면 반칙인데. 반칙이다.
흐물거리는 푸딩이 아니라 탱탱해서 식감이 있었고, 푸딩 위에 살포시 올린 바닐라 아이스크림과 에스프레소를 곁들여 먹으니 디저트계의 극락이 따로 없었다. 아이스크림이 녹아서 푸딩을 타고 흐르는 모습 또한 이리도 매력적이라니. 달달한 활화산 같았다. 한입 한입 먹을수록 없어지는 푸딩을 보며 아련함이 몰려왔고, 결국에는 접시 바닥까지 싹싹 긁어먹었다.
입 속으로 훅 들어와 달콤함을 훅 입혀준 '훅커피 FUK COFFEE'
역시 맛있는 것은 행복과 여유를 만든다. 달달하고 포근한 디저트는 빼빼 마른 마음에 살을 붙인다. 달콤했던 기억이 힘든 날엔 나의 방패가 되어주기도 한다. 이것이 FUK COFFEE에 가야 하는 이유다.
달콤한 아이스크림 푸딩에 진한 말차라떼까지 마셔보자. 혹할 만큼 매력적인 훅커피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