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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하루키 May 13. 2022

하나 그리고 둘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8위

BBC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8위지난주 에드워드 양 감독 《고령가 살인 사건》에 매우 감동 아니 쌉사름하면서 고급스러웠던 맛을 잊지 못해 그의 최고작이라 평가받는 하나 그리고 둘을 꺼내게 되었다. 초반부터 심상치 않았다.



01.

한 번의 결혼식과 한 번의 장례식 사이,

탄생과 죽음, 만남과 이별 그리고 재회까지

삶의 모든 장면을 포착하다 _다음영화


소년 양양의 가족은 각각 보이는 사랑과 보이지 않은 이야기가 있었다. 할머니는 손녀를 사랑하고 엄마는 할머니를 사랑하고, 아빠는 지나간 첫사랑과의 재회에 옛 감정을 느끼고, 사춘기 소녀는 첫사랑에 빠지고 ... 하지만 소년 양양은 이런 보이는 모습에 현혹되지 않았다. 영화는 마치 평행우주 같은 전개가 이어진다. 시공간은 동시다발적으로 우연인지 운명인지 모를 반복과 엇갈림이 교차되었다.



02.

소년 양양은 아빠 NJ에게 선물 받은 카메라로 사람이 볼 수 없는 뒷모습을 찍기 시작했다. 찍은 사진을 통해 사람들이 눈치채지 못한 반쪽짜리 진실을 알려주려는 듯ㆍㆍㆍ


아빠NJ는 읊조린다. "만약 새로운 기회가 와도 결국 똑같은 일이 반복될 것 같다". 소년 양양은 관객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인생은 정해져 있는 건지, 혹은 바뀔 수 있는 건지 알 수 없지만, 만남과 이별의 반복을 통해 성장해 간다고 ... 어쩌면 인간은 영원히 성장하기 위한 어린아이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영화배경지식

프랑스의 3대 일간지 중 하나인 리베라시옹(Libération)은 1987년 칸 영화제 특집호에서 전 세계의 영화감독들에게 “왜 영화를 만드는가”라고 질문했다. 에드워드 양 감독은 “많은 말을 할 필요가 없으니까”라고 대답했다. 영화감독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수단으로 영화를 택한 사람이라는 에드워드 양 감독의 철학이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또한 그는 언제나 자신의 작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간결함’이라고 말해왔다. <하나 그리고 둘> 역시 복잡하거나 과장되게 꾸며낸 이야기가 아닌 간결하고 담백하다. _에드워드 양 감독과의 인터뷰



03.

에드워드 양 감독은 이 영화의 영어 제목인 ‘A One And A Two’를 “재즈 뮤지션들이 잼(즉흥연주)을 시작하기 전 박자를 세는 말에서 따 왔다”며 “보는 이들을 긴장시키거나 버겁게 하거나 스트레스를 주는 것이 아님을 표현하고 싶었다. 인생은 재즈 선율과 같으니까”라고 영화의 기획의도를 밝혔다. _네이버


재밌는 건 이전 영화 "고령가 살인사건"보다 더 음악이 없었단 거다. 대도시의 소음, 식당에서 시끄러운 말소리, 자동차 소리, 인물과 인물의 대사, 허밍 ... 하지만 단 한 곡의 피아노 선율만은 청초히 스크린을 넘나들었다.


드뷔시 "꿈"



마지막으로...

밤이 길어지면 여유를 갖게 된다. 천천히 가라앉는 기분을 느끼기도 하고, 멍하니 창밖을 바라보게 된다. 창밖 어둠 속 빛나는 빌딩과 아파트 창문. 그 빛을 보고 있으면 문득 가족이 떠오른다. 어쩌면 나는 가족의 보고 싶은 모습만 보고 있는 건지 모른다. 영화의 테크니컬 한 부분은 특별한 게 없었다. 어디선가 불특정한 허밍 소리를 듣게 된다면 나는 아빠NJ의 허밍 소리를 떠올리게 될 것 같다. 오래 기억될 영화다.


* 많은 상과 호평을 받았다ㆍㆍㆍ


사이트 앤 사운드 선정 역대 최고의 영화 93위

죽기 전에 꼭 봐야 할 영화 1001

필름 코멘트 선정 2000년대 영화 베스트 100 3위

더 가디언 선정 21세기 100대 영화 26위

BBC 선정 '21세기 위대한 영화 100편' 8위

제53회 칸 영화제 감독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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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루키의 영화 생각

1. 영화는 시詩라 생각합니다.
2. 평점을 매기지 않습니다.
3. 감상은 미니멀을 추구합니다.




* 영상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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