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나는 나의 우울함, 우울해하는 모습에 대해 SNS에 많이 올리곤 한다.
나도 예전에는 안 좋은 일이 있어도 사람들 기분을 같이 가라앉게 만들까봐, 그런 내색을 하는 것을 최대한 자제하곤 했다. 아주 친한 친구에게만 비밀얘기하듯이 속상한 마음을 털어놓곤 했다.
문득 그런 류의 ‘예의’가 나를 더 우울하게 만드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상은 우울하지만 그렇지 않은 것처럼 꾸미는 것도 일종의 감정노동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적절히 우울함을 드러내고 내가 때때로 힘들어 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리고 있다.
처음에는 아주 가까운 친구나 동료에게, 그리고 걱정할 것을 알지만 가족에게, 불특정 다수가 보는 SNS에, 그리고 어쩌면 내가 잘 살지 못 하길 바라고 있을 날 싫어하는 사람들에게도 알려져도 괜찮을 것 같다.
“늘 행복하세요.”
흔히 하는 인사치레이지만 ‘늘’ 행복하다는 것 불가능한 일이다.
예전에 SNS를 많이 하는 사람들은 더 우울해진다는 연구에 대한 기사를 본 적이 있다. 가장 즐거운 순간, 가장 비싸고 좋은 것들을 누리는 순간들만 잔뜩 모아둔 SNS상의 삶의 단면들만 보게 된다면 자신의 우울하고 재미없는 일상이 더 도드라져 보이기 때문이 아닐까?
그 기사를 읽은 뒤로 나는 해외여행에 가는 사진 등을 올리는 것을 조금 자제하게 된 것 같다. 사람들에게 부러움을 사고 싶지 않았다. 혹시라도 누군가의 우울함에 일조하게 되고 싶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런 맥락에서 우울한 이야기를 올리는 게 차라리 나은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너만 우울한 거 아니야. 나도 그래. 나도 가끔 그렇더라고.’
나의 우울감을 털어놓으면서 상대방의 상처나 우울 등에 대해서도 많이 듣게 되었다. 그럼 우울함에 가속도가 붙어서 같이 더 깊은 우울에 빠져들 줄 알았는데 그렇진 않다. 묘한 동질감에 오히려 조금 위로가 되는 것 같다.
내가 언젠가 더이상 우울한 이야기를 쓰지 않아도 되게 될 때, 나의 글이 변하는 과정을 보고 우울해하는 누군가가 위로를 얻게 되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