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인플레,
"모든 가격이 올랐어요"

Life in Canada

by 림스

"모든 것이 다 올랐어요. 하나도 오르지 않는 것이 없어요. 우린 지금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어요."


최근 물가 상승 관련 어느 손님의 말이다. 편의점에서 일하고 있어 더욱 와닿는 말이다. 계산해야 할 금액을 말하면 들은 손님들은 놀란 표정으로 내게 되묻는다. 다시 말해주고 모니터 화면에 나온 가격을 보여주면 허무한 표정으로 계산을 한다. 그리고 영수증을 달라고 내게 말한다. 구겨진 눈으로 빳빳한 영수증을 보며 나가시는 손님들이 최근 부쩍 늘어났다. 그리고 영수증은 전보다는 훨씬 구겨진 채 쓰레기통으로 던져졌다.


사장님께서는 일주일에 한 번씩 밴쿠버에서 장을 보신다. 가게에서 팔 물건들을 사 오시는 데, 최근엔 장을 다녀오실 때마다 물건들의 가격표들은 달라진다. 물건들을 진열하시면서 가격이 많이 올랐다고 하소연하신다. 특히 이곳처럼 작은 소도시에 있는 편의점이 비싸게 팔면 장사가 되지 않는다고 하셨다. 조금만 올라도 소비자들은 대형 마트로 간다고 한다. 하지만 지금은 너무 올라 어쩔 수 없이 올려야 한다고 하셨다. 새로운 가격표로 수정하는 것이 하나의 일이 되어버렸다.


캐나다의 3월 인플레이션율이 예상치보다 훨씬 높게 나왔다. 6.7%. 31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고 한다. 뉴스를 볼 때마다 거의 매 달 최고치를 찍는 느낌이다. 캐나다 통계청은 최근 주거비, 교통비, 식품을 포함한 대부분이 상승했다고 발표했다. 실질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2배 이상 오른 것 같다고 캐나다 시민들은 말한다.


124214.PNG 각 분야 인플레이션율 출처 CBC News


캐나다 정부는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금리 인상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존 금리 0.5%에서 1.0% 인상했다. 기준 금리를 올릴 때 보통 0.25%씩 올린다. 하지만 이번엔 0.5%로 한 번에 두 계단을 올렸다. 이렇게 올린 적은 2005년 5월 이후 처음이라고 한다. 또 캐나다 정부는 치솟는 집값을 잡기 위해 2년 간 외국인의 주택 매입을 금지할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무분별하게 투기 목적으로 사들이는 중국인들을 겨냥한 듯 보였다. 지난 2년간 50% 넘게 주택가 치솟았고 월세도 만만치 않게 올랐다.


한인 식료품도 마찬가지다. 한국 음식 장을 보기 위해 한인 마트를 갔다. 정말로 많이 올랐다는 것을 느꼈다. 라면, 과자, 고기, 과일 대부분 음식들이 올랐다. 비비고 만두를 한 봉지에 15.99 달러이다. 한국돈으로 대략 15000원. 처음에는 9.99 달러로 자주 사 먹었었다. 하지만 지금은 부담되는 가격인 것은 분명하다. 캐나다 한인 커뮤니티 사이트에서도 인플레이션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있다. 다들 힘들다는 내용이다.


KakaoTalk_20220501_144327169.jpg 언젠가 봄은 오겠지


매일 초코 우유를 사러 오시는 택시 기사님이 계신다. 중년의 백인 아저씨. 늘 웃으며 내게 인사해주고 장난도 치는 단골손님이다. 2.50 달러 하던 초코우유가 3.30 달러가 되자 처음으로 표정이 일그러지셨다. 하지만 이내 웃으시면서 "모든 것은 제자리로 돌아올 거야."라고 말했다. 모든 가격이 올라 퍽퍽한 세상에 단비 같은 말이었다. 달처럼 둥근 마음을 가지신 택시 드라이버 손님은 오늘도 웃으시면서 초코 우유를 사 가셨다.


우리들은 많은 어려움을 겪고도 살아남은 존재들이다. 조금은 힘들지만 우리는 강하다는 믿음을 품어야 한다. 우린 어쩌면 실제보다 더 큰 힘을 지니고 있을지도 모른다는 믿음. 하루가 끝나고 마시는 맥주 컵에 불안함으로 무거워져 있을지 몰라도, 입안으로 털고 다시 나아가야 한다. 그리고 언젠가 우린 이 어려움을 이겨내고 안정된 마음으로 영수증을 덜 구긴 채 버리는 날이 올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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