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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이쪽저쪽 부는 바람에 생각도 흔들흔들. 잠시 머문 대도시의 겨울은 더웠다. 아마 지방 화력발전소에서 전기를 많이 보내주는 거겠지. 발전소 주변 사람들은 공해에 시달리고, 암 발생확률도... 날 선 마음과는 달리 겉멋이 들어, 목도리도 장갑도 두고 나와 이 지역의 습하고 차가운 바람 앞에 속수무책이었다. 한기에 아픈 몸을 구부리며 나이든, 출산이든 탓할 것을 찾았다. 이렇게 굽어 작아지다 보면 규격용 관에 맞는 크기가 될 것도 같았다. 살아서는 쉴 수가 없어 죽어 쉬고만 싶은 사람에게는 천국을 어떻게 설명해 줘야 할까. 다 끝이면 좋겠는데 뒤에 또 뭐가 있다는 것이 나도 가끔 버겁다. 예배를 드리러 가는데 그림자가 좀처럼 따라오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