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 내가 만난 아이 (유리)
선생님. 유리가 좀 새침하지요. 선생님께서 조금 너그럽게 봐주세요. 아이가 조금 많이 아파요.
희귀병인데 아픈 날은 몸이 심하게 붓고, 학교도 못 가고 그래요.
그래서 성격이 조금 예민하고, 까칠할 때도 있고, 숙제는 못할 때가 많을 거예요. 그래도 학습의 끈은 놓지 못하기에, 선생님께 이렇게 부탁드려요. 기본적인 것들만이라도 가르쳐 주세요.
아이가 많이 아픈 경우엔, 수업을 못할 수도 있는데 한 달 수업료는 빠지지 않고 꼭 드릴게요.
수업을 못하게 되는 경우엔 제가 미리 문자를 드릴게요.
어려운 부탁이란 거 알지만 부탁드리겠습니다.
선생님.
저도 강사생활을 해봐서 선생님이 저희 유리를 위해 시간을 빼두신 것을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당연히 매달 수업료를 드리는 것은 당연한 거고요.
저도 유리가 너무 힘들면, 과외 안 해도 된다고 했는데 유리가 하겠다네요.
숙제는 다 못해도 엄마가 조금 이해해달라고.
전 그것으로도 만족해요. 아이가 아무것도 배우지 않으면 나중에 커서 생각하는 힘도 없어질까 봐 그래서 조금이라도 배우게 하는 것이니깐 성적은 전혀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엄마 입장에선 아이에게 그래도 이렇게라도 해줘야 제가 조금은 마음이 노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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