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자꾸 만약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면.
저 다섯 글자 안에 우린 다양한 생각을 하게 된다. 일어나지 않은 혹은 못한 일에 다양한 자신의 상상을 덧붙여 그때 그랬다면 어땠을까 하는 몽롱한 상상을 끝없이 되뇌게 된다.
만약 그때 널 만나지 않았다면,
만약 그 회사 말고 이 회사를 선택했더라면..
만일 그때 그런 선택을 안 했다면 지금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았을텐데.. 처럼.
A를 선택했다면 만약 그때 B를 선택했더라면...이라는 워딩처럼 어떠한 선택과 동시에 만약이라는 단어는 필연적으로 생성된다.
인생에서 자꾸만 만약이라는 단어가 떠오른다면,
현재의 내 삶이 자꾸 후회로 점철되고 있다는 뜻과 동일한 의미일 것이다.
현재의 삶을 살아내느라 정신이 없다면 만약이라는 단어를 떠올릴 겨를이 없을 것이고,
현재의 삶이 불행하거나 잘 풀리지 않는다면 자꾸 만약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며 그때 본인의 선택을 후회하고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의 삶이 만족스럽다면, 예전 자신의 선택을 만족해하며 난 참 잘하고 있어라고 칭찬하고 있기에 만약이라는 단어가 현재의 삶에 끼어들 여유조차 없을 것이다.
한해 한해 쌓여갈수록
선택에 대한 결과가 늘어가고, 그 결과가 쌓여갈수록
우린 어떤 선택에 있어 조금씩 주저하게 된다.
자신이 심사숙고한 끝에 내린 선택의 결과가 만일 자기자신을 힘들게 한다면 그 고통 또한 본인이 오롯이 감내해야 하기에 선뜻 한발 내딛기가 두려워지는 것이다.
어쩌면 그래서 우린 나이가 들어갈수록
모험보단 보다 안정적인 삶을 더 지향하게 되고,
삶에서 만약이라는 단어가 조금은 덜 떠올려질 수 있도록 무모한 도전과 선택은 조금 지양하게 되는 것 같다.
작년 한 해,
잘못된 선택으로 '만약'이라는 단어가 떠올려지는 것이 두려워 조금은 조심스럽게 살아왔다.
올해엔 무모한 도전 한, 두 가지 정도 해봐도 괜찮지 않을까? 그 무모한 도전으로 인해 만약이란 단어가 떠올려질지도 모르지만, 또 괜찮은 선택이었다고 자신을 칭찬할 수도 있으니.
어쩌면 지금
'만약'이라는 단어로 글을 쓰고 있는 날 돌이켜보면 무언가 새로운 도전이 필요한 시점은 맞는 듯해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