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중요한 것은 ‘나의 어떤 게시물을 보고 마케팅 담당자가 연락을 취해왔는가’이다. 뽀로로파크 담당자가 협찬 제안 댓글을 달았던 게시물은 당시 ‘OO 실내놀이터’라는 키워드로 상위노출이 되어있었던 게시물이었다. 수많은 블로거들이 말하는 상위노출에 대한 어떤 지식도 없는 상태로 쓴 글이었다. 내 글이 왜 상위노출이 되었는지도 모른 채, 협찬 제안을 받고 난 이후에야 역으로 내 글을 분석하기 시작했다.
1. 담당자가 댓글에 언급했던 것처럼 ‘정성스럽게’ 작성했다.
2. 글을 읽는 사람들을 위주로 작성하되, 생산자의 시각을 고려했다.
3. 내 생각과 느낌을 가득 적었다.
이것이 내가 분석한, 동일한 장소에 대한 수많은 후기들과의 차이점이다. 단순한 일기 형식으로 기본적인 정보조차 없거나, 여느 게시물과 같이 똑같은 정보만 나열한 게시물은 후기글로서의 가치가 낮다. 다녀와서 느낀 나만의 생각과 느낌이 풍성할수록 글을 읽는 사람 입장에서는 좋은 후기, 정성스러운 후기로 인식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케팅 담당자는 그것을 타켓팅하여 내게 제안을 해온 것이다. 다만 담당자(1차 생산자) 입장에서는 좀 더 강조하고 싶은 내용들이 있을 것이고, 추가로 반영되었으면 하는 목표 검색 키워드가 있을 것이다. 그것을 블로거(2차 생산자)에게 가이드 형태로 제작하여 안내하는 것이다.
내 글이 상위 노출된 분석결과를 간단히 3가지로 제시했지만 2번(사용자의 입장, 생산자의 시각)과 3번(본인의 생각과 느낌)을 녹여낸 글은 결국 1번(정성스러운 글)으로 귀결되는 조건이다. 그런 글에는 공감과 댓글, 링크 공유 등의 반응이 따른다. 그 글을 접하는 이들로 하여금 이러한 반응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면, 이는 상위노출이 될 수 있는 선순환 역할을 한다.
모든 SNS는 이웃과의 소통을 중요시하며, 블로그도 예외는 아니다. 블로거들이 흔히 말하는 ‘블로그 지수’를 높이는 로직에는 이웃과의 소통내역이 한 부분을 차지할 것이다. 블로그 지수를 높이는 공식적인 방법은 없다. 그저 추정하고 시도할 뿐이다.
다만 체감상 블로그에서 ‘♡공감’은 인스타의 '♡좋아요'와는 밀도가 다르다. 내가 발행한 블로그 게시물 중에는 조회수가 20,874회나 되는데도 ‘공감’ 수는 19개에 불과한 게시물도 있다. 그러니 ‘공감’ 숫자에 연연할 필요도 없지만, 블로그에서 ‘공감’을 받았다면 몇 배로 기뻐해도 된다. 어쨌거나 블로거가 유념해야 할 것은 그러한 불투명한 흔적보다도(일부 블로거들은 방문자수와 공감수를 조작하는 대행서비스를 이용하기도 한다), 사람들이 기대하는 게 무엇일까 하는 것이다.
블로그는 검색 기반의 플랫폼이다. 내가 가보려고 하는데 아직 가보지 못한 곳, 내가 먹고 싶은데 아직 먹어보지 못한 것에 대해 검색해 보는 사람들의 심리를 생각해야 한다. 그것은 단순한 정보에 그치지 않고 나의 생각과 느낌까지 담은 생생한 후기여야 한다. 반드시 논리적일 필요는 없다. 가치판단은 개인의 몫이기 때문이다. 사실에 기반하여 느낀 점을 기록하되, 사용자와 생산자의 입장을 동시에 고려한다.
이러한 시선의 확장은 나를 협찬의 세계로 인도했다. 협찬은 연예인들이나 받는 것인 줄 알았는데 얼굴도, 이름도 공개하지 않은 내게 협찬이라니. 기분이 묘했다. 뽀로로와 손을 잡고 들어서게 된 협찬의 세계는 참으로 무궁무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