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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량 Mar 04. 2024

웹소설 진단 사례(1)-순문학 전공자의 흔한 실수


신청자 중 오픈해도 좋다고 허락해주신 분만

웹소설 진단 서비스 실사례를 공개해볼게요.


일단 의뢰주신 분은

순문학을 하다가 웹소설로 전향해

1년 정도 글을 써오신 분이었는데요.

순문학하신 작가지망생 분들이 참고하면 더욱 유용할 듯해요.


이분의 경우 웹소설 코드와 가장 크게 어긋난 부분이 '장르적 특성'이었어요.



같은 여성향이지만
'현대로맨스'와 '로맨스판타지'는
독자 성향이 전혀 다릅니다.



현대로맨스는 판타지 요소에 관심이 없거나 비선호하는 분들이 읽기 때문에

로맨스 드라마를 쓰는 느낌으로 써주면 좋아요.

영원한 히트 코드 '현대판 신데렐라 스토리'라고 이해하시면 됩니다.

독자층도 30~40대 여성이 주류고요.  


로판의 경우 황제, 귀족, 기사가 등장하는 시대가 메인입니다.

책 속으로 빙의하든, 평행세계로 가든, 죽어서 환생했든 제국/왕국/공국 시대가 배경이 됩니다.  

그럼 여주인공은 황비, 황녀, 공작부인, 대공부인 요런 쪽이 되겠죠.

마법, 연금술, 마도 세력이 존재하는 세계입니다.

독자층은 로맨스 장르보다는 좀더 어린 20~30대 여성이 주류에요.


두 장르가 세계관이 전혀 다르기 때문에

철저히 각 장르에 맞춰서 써야지

현대로맨스에 판타지를 결합하는 건 장르 룰에 어긋나요.

(실혐적이다=성공 확률이 낮다)



현대로맨스면 현대로맨스,
로판이면 로판이지,
현대로맨스판타지(X)
요런 장르는 없어요



그래서 현로를 쓴다면 판타지 요소를 넣지 않거나,

판타지 요소를 넣더라도 '사고를 당해 인생 2회차를 시작했다' 요런 정도의 설정 하나만 넣어야지

다양한 판타지적 요소를 넣으면 안 됩니다.



사실 아래 작품의 경우 1:1 컨설팅 통화를 하기 전까지

작품 5화만 봤을 때는 로맨스 요소가 적어서 현대판타지 장르를 쓰려고 하신 줄 알았어요.


현대판타지 장르의 경우

기본적으로 남성향이고 (아이돌물은 예외)

이 장르의 필수 코드는 남주인공의 성공입니다.

현판에는 오히려 로맨스가 들어가면 남자 독자든 여자 독자든 좋아하지 않아요.



그래서 역시
현판이면 현판,
로판이면 로판이지,
현대판타지로맨스(X)
이런 거 없습니다.



아래 민감한 부분을 제외하고

웹소설 진단 리포트 실사례 공유합니다~


PS. 공유 수락해주신 작가님에게 다시 한번 감사드려요!!





순문학하신 작가지망생 분들이 웹소설을 쓸 때

부딪히는 부분들이 있는데요.

그 점에 대해 4가지로 정리해봤어요.


저도 문예창작 전공 출신입니다만,

순문학과 웹소설은 완!전!히! 문법이 다릅니다.


좀 더 강하게 얘기하자면 순문학하면서 익혔던 것들은

싹 다 버리고 새로 시작한다는 마음으로 쓰는 게 오히려 좋습니다.


순문학에서 강조하는

1. 개연성

2. 문체 (개성적이거나 아름다운 문장)

3. 플롯 (촘촘하고 잘 짜인 플롯)

4. 캐릭터 (입체적인 인물)

등은 웹소설에 그다지 중요하지 않거나 오히려 반대됩니다.


하나하나 살펴볼게요.


1. 개연성


개연성은 쉽게 말하면 '스토리가 그럴싸하다/있을 법하다/말이 된다' 하는 요소입니다.

그런데 웹소설에서는 이 개연성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요.

웹소설을 읽다 보면 '이게 말이 돼?' 하는 설정이 만날 수 있는데요.

놀라운 것은 작가들이 글을 못 써서 그렇게 쓰는 게 아니라는 거에요.


웹소설 '인기' 작가들은 개연성보다 재미가 중요하다는 것을 철저히 체감하고 있기 때문에

좀 뜬금없거나(?) 좀 이상하더라도(?)

재미를 위해서 개연성을 포기할 때가 있습니다.



개연성 < 재미(=상업성. 대중성)



웹소설 독자들이 원하는 것은 노벨문학상 탄 작품이 아니라, 오늘 하루 즐겁고 소설을 통해 내 욕망을 충족시킬 수 있는 작품이니까요.


2. 문체


문체가 중요하다면 웹소설 작가들 대부분이 국문학과나 문창과 출신이겠지만,

실상은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요즘 세대는 문해력이 떨어진다'

'웹소설 작가들 문장은 엉망이다'

'일기인지 소설인지 모르겠다'


이런 소리 하면 틀딱이라고 욕먹어요.


웹소설에서는 웰메이드 문장이 필요치 않습니다.

오히려 독자들은 잘 다듬어진 문장을 보면

'앗, 이건 내 타입 아니네'

'어 이 소설은 왜 젠 체하지'

'너무 어렵네. 부담스럽다'

라고 느낍니다.


웹소설 '인기' 작가들은 이 점을 아주 잘 알고 있어요.

그래서 사실은 훨씬 더 잘 쓸 수 있지만,

오히려 문장을 다운그레이드합니다.

문장력이 없어서 쉽게 쓰고 짧게 쓰는 거 아니에요.


웹소설 독자들이 5,000자 분량 한 편 읽는 데 보통 5분이 안 걸려요.

사진 보듯이 휙휙 보다가 마음에 드는 부분 나오면 좀 천천히 읽는 정도입니다.

그러니까 휙휙 보더라도 내용이 다 이해되게 쓰는 게 바로 웹소설 작가들이 써야 할 문장이에요.

아름다운 비유, 상세한 묘사, 호흡이 긴 문장 요런 것들은 지양해야 합니다.


3. 플롯


플롯에서 순문학과 웹소설이 가장 차이나는 점은,

웹소설은 철!저!히! 주인공 중심의 단순 플롯이라는 점이에요.


순문학에서는 소위 빌드업이라고 하는, 서사를 쌓아가는 과정이 있습니다.

이런 저런 일이 밑바탕이 돼서 나중에 어떤 사건이 터지는데요.


웹소설은 모바일로 하루 한 편을 보기 때문에

섬세하게 복선 깔고 이러면 독자들이 기억을 할 수가 없습니다.

종이책처럼 한번에 다 읽는 거 아니잖아요.

어제 스토리가 기억이 잘 안 나도 오늘 스토리가 재미있어야 해요.


그러니까 복잡한 플롯은 놉!!

A 인물 이야기, B 인물 이야기 중첩되는 거 안 됩니다.


예를 들어

1) 주인공이 책 속 엑스트라 인물로 빙의한다

2) 엑스트라지만 책 내용을 알기 때문에 능력을 발휘한다

3) 능력 발휘로 주요 인물로 성장/성공한다.

요런 식으로 주인공의 성장/성공에만 초점을 맞춰 이야기가 진행되어야 해요.

(웹소설이 1인칭이 많은 이유입니다.)


4. 캐릭터


순문학에서는 스토리의 흐름이 중요한데,

웹소설에서는 스토리보다 캐릭터가 더 중요합니다.


스토리가 좀 허술하더라도

독자가 주인공 캐릭터에 자신을 이입할 수 있다면

성공한 웹소설입니다.


그리고 캐릭터별로 성격이 확연해야 합니다.

주인공이 선한데 나쁜 짓 저지르고 고뇌하고 이런 거 나오면 안 돼요.

고뇌는 셰익스피어가 글쓰던 시절 햄릿이 하는 거구요.

웹소설에서는 고뇌하는 캐릭터는 놉!


당차고 똑똑해서 마음껏 능력을 발휘하는 주인공,

회빙환으로 성공이 확정된 주인공,

이런 식으로 시원시원한 캐릭터를 그려줘야지

착한 데 못된 구석이 있다, 악한데 선한 구석이 있다

이런 입체적인 인물은 사양입니다~


웹소설 히트 코드 좀 더 감이 오시나요?

1:1 맞춤이라 모두에게 적용하긴 한계가 있지만,

그래도 유사한 분들에게는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오늘도 글로 돈 벌고 싶어 하는 모든 작가지망생 분들 응원하며,

다음에 또 더 알찬 웹소설 팁으로 찾아뵐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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