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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수량 Mar 20. 2023

숙면을 부르는 목화솜 이야기

문경식 인생소개서

 


자도 자도 찌뿌드드 피곤한 적 있으신가요?

몇 시간 잤는지 보다 얼마나 ‘숙면’ 했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하죠.


목화솜 이불과 베개로 바꾼 뒤 자고난 후의 개운함이 뭔지 알게 된 문경식님은, 정말 아이처럼 눈을 반짝이며 목화솜이 얼마나 좋은지 열정적으로 얘기하셨어요.


인테리어 사업을 하던 그녀는 어떻게 목화솜 패브릭 사업가가 되었을까요?

50대 그녀를 불붙게 한 이야기 시작합니다~ 활활~






숙면을 부르는 목화솜 이야기

오네스트홈 대표 문경식 인생소개서



팝콘처럼 터지는 목화솜!목화솜이 이리 예뻤던가요~(출처: https://unsplash.com)



제 인생이 뭐가 재미 있겠어요.
목화솜이 주인공이예요.

저는 환경과 사람의 건강을
해치지 않는 목화솜을
더 알리고 싶은 마음 뿐이에요.

처음 가게를 인수하도록 도와준
젊은 사장님의 자녀도
아토피로 고생을 했어요.
저 또한 알레르기가 있고요.

목화솜이 저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해준 것처럼
사람들이 목화솜 제품을 쓰면서
건강하길 바래요. ☺
-문경식



문경식님 사진 주시는데 식물이 주인공인 줄 알았다는 ㅋㅋㅋ



“어머, 어디서 이런 달콤~한 향기가 나는 거에요?”


손님의 매장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반색하며 물어본다.


“어제 새 목화솜 이불을 들여놨더니 이렇게 향기가 나네요. 손님들이 마치 솜사탕 향기 같다고 하더라구요.”


나는 어제 들인 목화솜 이불을 가르키며 미소지었다.


갓 딴 목화솜을 터서 이불을 만들면 몽글몽글 솜사탕처럼 부풀어오른 보송보송한 이불이 된다.

목화솜에 붙은 이물질, 먼지를 제거하는 것은 물론이고 자외선 소독까지 거쳐 자연친화적일 뿐만 아니라 매우 위생적이다.


목화솜의 목자로 모르던 내가 우연한 계기로 가게를 인수받아 이제 목화솜 베개, 이불, 요를 만드는 패브릭 전문 브랜드의 대표가 되었다.

지금은 목화솜에 관해서라면 강의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전문가가 되었지만, 3년 전만 하더라도 내가 아는 목화 지식은 고려 시대 문익점이 목화씨를 붓대에 넣어 귀하게 가져왔다는 허구의 이야기가 다였다.



우연히 인수받은 패브릭 매장


이전 직업은 인테리어 디자이너였다. 일을 그만두고 3년간 집에서 지내자 좀이 쑤셨다.

100세 시대인데 나이 쉰 정도면 아직 쉴 때가 아니다 싶었다.


우연한 기회에 알게 된 분이 매장 한 켠을 공유한다는 소식을 듣고 단박에 매장을 계약했다.

뭔가 물건을 팔겠다고 정한 것은 아니었고, 일단은 나만의 공간을 확보해보자는 생각이었다.


그런데 그 한 평의 공간을 얻고 보름만에 사장님이 제안하길, 자녀가 아토피로 고생이 심해 매장을 넘기려고 하는데 내가 인수하는 게 어떻겠냐는 것이었다.

갑작스러웠지만 예전 인테리어를 하던 감각을 살려 내부를 좀 손본다면 못 해볼 것도 없지 않나 하고 용기를 냈다.



30년 목화솜 장인을 만나다


그렇게 생애 처음으로 패브릭 매장을 넘겨받아 운영하게 되었다.

좀더 감각적인 침구를 팔고 싶어 이불과 베개를 프렌치 스타일로 꾸며 팔았다.

질좋은 원단에 가격이 합리적이었기에 손님도 꽤 몰렸다.


하지만 이내 한가지 고민에 부딪칠 수밖에 없었다.

이런 방식으로는 타 매장과 두드러진 차별성을 가져가긴 힘들다는 것이었다.

매출이 좋음에도 불구하고 고민이 지속될 무렵, 이불을 담당하던 분이 이제는 소품 일만 하고 싶다며 다른 분을 소개해주겠다고 했다.


그 분이 바로 내가 지금 ‘장인’님이라고 모시는, 무려 30년간 목화솜으로 이불을 제작해오신 분이었다.

현재 대전에서 목화솜으로만 이불을 만드시는 분은 장인님 한분 뿐이다.

내가 꼬박꼬박 그분께 장인님이라고 부르는 것은 한 가지 일을 30년 동안 해오신 데 대한 존중과 존경이 담겨있다.




숙면을 부르는 목화솜 침구


“어떻게 이렇게 바로 잠이 올 수 있어요?”


목화솜 베개와 이불을 사용해본 지인에게 이런 피드백을 들으면 자부심으로 가슴이 뿌듯했다.

만들 수 있는 이도 많지 않고 손이 많이 가 대량생산을 할 수도 없다는 큰 단점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판매 전 지인들에게 돌린 목화솜 침구의 만족도는 압도적이었다.


사실 제품은 깐깐한 나부터 크게 만족한 상태였다.

경쟁제품이라 생각되는 고가의 베개를 사봤지만, 몸에 베개에 적응하려면 3~7일이 걸렸고 때로는 딱딱한 보정물로 인해 깊이 잠을 잘 수도 없었다.


하지만 목화 솜으로 만든 제품은 달랐다.

온몸에 착 감기는 느낌을 경험하자, 이전에 사용하던 베개는 모두 바로 버릴 수밖에 없었다.


시중에 파는 라텍스 베개와 비교해보니 차이는 더욱 선명했다.

일반 라텍스 베개는 앞으로 눕든 옆으로 눕든 얼굴과 목을 같은 압력으로 튕겨내는 반면, 목화솜 베개는 목은 목대로 얼굴은 얼굴대로 다른 압력으로 받아줘 편안한 잠자리를 제공했다.


이 정도라면 자신감을 가지고 손님들에게 판매를 해도 되겠다는확신이 들었다.




아토피와 알레르기를 물리치는 목화솜


기술 발전이 극에 달한 현 시대, 상품이 살아남으려면 2가지 길이 있다고 생각한다. 하나는 최신 기술의 첨단에 있는 제품, 다른 하나는 아날로그 혹은 핸드메이드의 특성을 극대화한 제품.


그래서 목화솜 침구는 전망이 매우 밝다고 본다.

천연소재로 장인이 한땀한땀 만든, 작품 같은 침구를 원하는 수요층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또 목화솜이 유난히 신생아 선물로 인기를 끌고, 아토피, 알레르기가 있는 분들이 자주 구입하는 이유가 있다.

현재 우리는 미세먼지에 크게 노출돼 있고, 그 먼지와 화학 성분에 저항하기 위해 몸이 싫다고 표현하는 것이 바로 아토피, 알레르기다.

나 또한 알레르기가 있어 아침마다 고생을 하는 편이라 누구보다 그 고충을 잘 알고 있다.

순식물성 천연소재인 목화솜은 화학 성분이 일절 없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으며, 항균 및 방취가 뛰어나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물론 목화솜의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천연재료 자체에서 오는 특성인 습기에 취약하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마저도 목화솜은 장점으로 승화시킨다.

장마철 습기를 머금고 있던 목화솜은 날씨가 건조해지면 그 습기를 내뿜어 자연 가습기 역할을 한다.

목화솜 베개를 만들고 패브릭을 하면서 느끼는 건, 자연이 우리 인간의 삶을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선물 같은 존재라는 것이다.




지역경제를 살리는 목화솜


천연 재료 목화솜으로 사업을 하다 보니 환경에 대한 생각도 바뀌었다.


환경운동가는 아니지만 후손을 위해서 작게나마 개인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은 실천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주변에 환경문제에 민감한 친구들에게 물어보니, 커피전문점에서 일회용 컵을 가지고 오면 10번 정도 돌려쓰고 버린다고 했다.

그래야 지구에 덜 미안하다고.


대단하다 싶으면서도 편의성 소비용품에 익숙한 내가 그런 습관을 만들 수 있을지 자신이 없었다.

고민을 하다가 ‘그럼 내 방식대로 해보자’는 데 생각이 미쳤다.


그 중 하나는 내가 사업을 하는 곳에서는 그 지역에서 만든 천만 이용한다는 것이었다.

땅이 좁은 한국에서 그게 뭐 그렇게 중요하냐고 할 수도 있겠지만, 6년 동안 외국에 나가 있던 당시 북미에서는 로컬 제품을 이용하자는 것이 저탄소 운동의 큰 축을 차지했다.


그렇게 지역에서 생산된 천만 사용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지역경제에 작게나마 기여하고 있었다.

국내에서 제조된 천은 중국에서 완전히 가공되어 들여오는 천 보다 원가가 비싸지만, 그것이 내가 지켜오고 있는 오네스트홈 패브릭앤퍼니처의 환경 정책이다.


귀한 목화솜 침구 하나가 만들어지기까지 수많은 분들의 땀이 들어간다.

원사를 수입하는 분, 천을 직조하는 분, 천을 파는 분, 가공하는 분 등등.


그 모든 분들과 함께 수익을 내는 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작은 기여가 아닐까 싶다.


포근포근~ 잠을 부르는 목화솜(출처: https://unsplash.com/photos/Sw7f58YJbc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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