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수마찰

욕나옴 주의

by Ms Hannah

SNS에서 팔로잉하며 정기적으로 글을 읽는 사람들에 대한 신뢰는 탄탄하다. 깊은 지식이나 정보 전달, 사심 없어 보이는 추천에 마음이 열린다. 시원시원하게 글을 쓰는 한 작가의 글이 올라왔다. 지난 3주동안 심취하여 아침 저녁으로 수행하며 주위에 전파하고 다닌다는 내용이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그의 글은 “만성피로증후군과 통증을 완화하는 방법”에 관련된 글이다.


이런 내용에 혹해서 읽다보면 “채식하시고요, 운동하시고요, 짠 거 단 거 먹지 마시고요, 공복 유지하세요”라는 새로울 것 없는 요법이 대부분이다. 그러나 그의 글이니까 묻고 따지지도 않고 글을 읽기 시작했다. 그 용한 치료법은 바로 찬물 샤워를 포함한 한랭요법이다.


그가 알아본 바에 따르면 찬물로 샤워하면 이후 최소 2~3시간 정도 기본 도파민 레벨이 250% 올라간다. 도파민은 우리가 알다시피 의욕, 에너지, 깡 등을 관장한다. 그는 경험을 나누었는데 높은 레벨의 도파민이 최소한 반나절, 거의 온종일 지속된다는 것이다. 커피나 그 외 각성제보다 훨씬 더 건강하고 부작용 없는 상쾌함이 지속되는데 잡다한 통증이 없어지고, 딴생각이 줄고 행복도가 확 올라간다나. 여기까지 읽으니 새벽이 되어야 잠이 들고 늦은 아침에 일어나면 몸이 찌뿌둥하고 개운치 않던 내 몸에 딱 필요한 효능임을 직감한다. 당장 시작하고 싶은 마음에 내일이 기다려진다.


효능을 추가하자면 찬물 샤워가 몸 전체를 리셋해주는 효과가 있다. 우리의 뇌는 그냥 2분 찬물 샤워했다고 위험하지 않다고 인지하지만, 몸은 “와, 썅! 진짜 죽을 뻔했다. 그런데 그거에 비하면 이제 뭐든 안 무섭다. 아~ 행복해”의 상태로 들어간다는 것이다. 자기 연민이나 자기 비하에 허우적대는 지점에서 찬물 샤워를 하고 나면 감정을 조절하던 측정기가 리셋된다. 찬물로 죽을 뻔한 끔찍함에 비하면 하기 싫은 일이든 뭐든 괜찮고 행복하다고 느껴진다. 뇌를 찬물로 조작하는 방법이랄까.


그뿐만 아니라 글에 적힌 찬물 샤워의 간증이 정말 매력적이다. 지속되는 두통 때문에 의사에게 갔는데 찬물 샤워 처방을 받고 진짜 없어졌다는 경우와 자잘한 어깨와 허리 통증도 다 사라졌다는 거다. 그의 간증을 읽고 지금 당장 롸잇나우 찬물 샤워를 하고 싶다는 욕구가 넘쳐났다. 눈 딱 감고 1~2분만 고생하면 거의 온종일 효과를 느낄 수 있고, 불안함, 잡생각, 자잘한 통증이 싹 사라지고 집중력과 깡이 정말 2.5배 정도 느는 게 느껴진다니. 게다가 정확한 수치 2.5배씩이라니 이거 너무 설득력 있잖아. 찬물 샤워는 내가 지금 이거 하고 싶은지 아닌지 느긋하게 고민할 때가 아니라 이 엄청난 위기 상황이 또 올지 모르니 정신 차리고 뭐라도 하자는 마음을 준다는 거다. 찬물 샤워 이렇게까지 좋을 일인가.


그래서 나도 해봤다. 냉수마찰. 정신이 확 깨다 못해 모든 신경이 찬물로 씻겨 내려가는 시림, 시퍼런 냉기가 머리부터 등줄기를 타고 내려갈 때면. 'ㅇ!ㅅㅂ, ㅈㄴㅊㅇ! This’s dam* fu** freezing!' 아주 찰진 감정이 나를 흥분시켜서 정신을 맑게 해준다. 재빨리 샤워하고 나오면 뭐랄까 건강해진 사람이된 뿌듯함. “와씨, 나 해냈어!” 생명을 내건 정도의 시련을 견딘 승리감이 내 몸을 사로잡는다. 시작할 땐 시린 두려움과 싸워야 하지만 매일 이 중독성 있는 개운함이 나를 찬물 샤워로 이끈다. 찬물 샤워를 하며 시퍼런 희열을 느낀다.


나만 누릴 수 없다. 자, 이제 모두 냉수마찰하고 정진하시라!


[한나의시간] 냉수마찰.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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