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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이한나무 Feb 02. 2022

슬기로운 극복생활

<Restart up>#9

© faithgiant, 출처 Unsplash


주말을 끼어 꽤 길었던 연휴의 마지막 날, 

그 밤 시간의 맘을 가지고 글로써 지금의 나를 정리한다. 




힘찬 도전의 의지로 하루를 살고, 한 주를 지나오고, 한 달을 견뎌낸다. 그 어느 때보다 미래를 기대할 수 있다고 생각되어 차곡차곡 하루를 쌓아 올리던 나의 일상이었다. 분명히 허투루 하루를 보낸 적이 없다. 일을 대하는 자세는 지금까지 거쳐왔던 그동안의 어떤 일터에서보다 더 성실했다고 자부할 수 있다. 그러나 어느 시점, 어느 순간, 어느 상황 때문이었던가, 이 번 긴 연휴를 지나며 알 수 없는 좌절감과 무력감, 소망이 사라져 버린 상태에 빠지게 되었다.


왜일까? 어쩌다 이런 순간이 온 것일까? 


언제나 그렇듯 나는 원인을 찾아 나와 내 현실을 점검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 더 빠른 성장을 위한 노력을 욕심만큼, 계획만큼 못 한 것인가? 

- 나를 점검하고 기록하기 위한 글쓰기가 더뎌지는 것에 대해 절망, 회의, 능력부족에 부딪혔나?

- 여전히 충분치 못한 재정 여건에 또 한 번 마음이 다쳤나?

- 현실을 버텨내기 위한 노력으로 희생되는 것들로부터의 미움을 받아내지 못하는 것인가?

- 현실보다 앞선 기대와 욕심에 마음을 재촉한 탓인가?


글을 쓸 때만큼은 최대한 솔직해 지려 하나 언제부턴가 나는,

감추고 있다는 것이 보일 수밖에 없는 어설픈 둘러대기의 글을 쓰고 있다. 

좀 더 가까운 이유, 그 사실은 이렇다. 


- 그래도 더 나은 밥벌이를 하고 사는 동생의 삶의 감사하면서도 형의 입장에서 뒤처진 기분에 지금까지의 삶을 내 스스로 깎아내리고 있었다.

- 함께 어울려 교제하는 교회 공동체의 다른 가정들의 조금씩 나아져 가는 삶의 모습과 주어지는 기회들에 대한 비교, 그로 인한 열등의식이 있었다. 

- 지금의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해 빠른 성장을 꾀해야 하는데, 현재를 견뎌내기 위해 퇴근 이후 시간을 투잡으로 보내야 하는 삶에 대해 갈등이 있었다. 

- 그래서, 목적과 목표를 다시 바로 세워 달려오던 지금의 삶이 이룰 수 없는 꿈을 향한 헛된 낭비로 마무리 지어질 것 같은 불안함에 휩싸였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나를 점검하고 분석하여 마땅한 결과를 얻는다 한들, 그걸 바탕으로 무언갈 정리해낼 수가 없음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연휴 마지막 날의 여유가 여유가 아니었다. 아이들을 데리고 서점을 갔다. 그나마 필요하다고 생각한 독서를 통한 동기부여와 지식 채우기를 위해 선택한 일이었다. 그러나 이 또한 또 다른 혼란에 빠지는 일이 되었다. 


- 돈을 벌어내는 일과 재테크를 위한 지식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 감성 근육이 필요하다 생각되어 소설이나 에세이 등도 한 권 필요하다 생각했다.

- 동기부여성 자기계발서도 필요하다 생각했다.

- 요즘 게임에만 빠져 있는 것 같다 여겨진 자녀, 그리고 부모인 우리 부부를 위해 자녀교육 관련 도서도 필요하다 생각했다. 

- 현재 하고 있는 일에 대한 도움이 되는 도서가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인테리어 도서를 염두에 두었다. 

- 바쁘게 하루를 산다는 이유로 성경 말씀에 대한 묵상을 놓치고 있다고 생각했다. 


그리고 그 각 분야의 책들은 너무도 다양했고, 나는 이들 중에서 무엇을 선택해야 하는지에 대한 스스로의 기준도 없었다. 그렇게 무엇 하나 명확한 것 없이 혼돈 속을 헤매고 있는 머리로 오늘 하루를 보냈다. 여전히 불편하고 어지러운 맘으로 목적 없이, 계획 없이 컴퓨터 앞에 앉았다. 


그러다, 오늘과 같이 혼란스러웠던 어젯밤 찾아보던 영상에서 던져진 메시지들이 하나로 뭉쳐져 나를 조금씩 조금씩 세우고 있음을 느낀다. 


- 여전히 성실하고 겸손해야 한다. 성실과 겸손으로 이뤄진 성공이 진짜라는 것.

- 날 믿어주고, 관심 가져 주는 누군가가 있다면, 일어날 수 있는 힘으로 충분하다는 것.

- 이루고자 하는 성공의 진정한 목적이 바로 서 있다면 최선을 다하면 된다는 것.

- 충분한 대가와 노력 없이 이뤄진 성공은 독이라는 것.

- 실력을 키우면, 나를 필요로 하는 사람은 생긴다는 것.


믿었다. 전에도 믿고 지금까지도 믿고 달려온 사실의 메시지다. 

단지 나라는 인간의 특성은 이렇다. 


- 완벽하지 않으면서 완벽만을 추구하는 자

- 게으름은 바꿔내고 있다고는 해도 조급함에 쉽게 무너지는 완벽주의자

- 지난 삶의 대부분을 완벽추구마저 해오지 않고 살았던 완벽주의자

- 갈 길이 멀다는 걸 수십 번 깨닫고 인정하면서도 먼 길을 가깝게 가려는 자


한 가지를 충분히 이루었다고 할 만큼, 그만큼의 노력과 성실로 현실을 세워가야 한다. 채우지 못한, 가지지 못한, 알지 못한, 해내지 못한, 베풀지 못한 것들에 대한 미련에 휘둘리지 말아야 한다. 세상 모든 것들에 대한 대책 없는 욕망으로 인해 이미 이룬 사람들을 향한 선망도 질투도 아닌 어설프고 어두운 감정을 만들어 날 선 칼날을 나를 향해 들이미는 바보짓은 그만 반복되어야 한다.


충분한 노력, 충분한 시간, 충분한 고통, 충분한 견딤을 통해, 

만족할 수 있는 현실, 기쁘게 웃을 수 있는 현실, 더 깊고 넓고 실체까지 겸비한 감사가 있는 현실을 이루어 내야 한다. 


그렇게 가족과 형제와 친구와 이웃들에게 넉넉한 마음으로 대하며 교제하고 싶다.


과정이 없는 결과는 없다.

나는 과정을 거치고 있다. 

그렇기에 결과는 있다. 



© helloimnik, 출처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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