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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Sep 30. 2023

초개인화시대의 추석

"우리가 남이가" 시대의 종말

현대사회가 되었지만 여전히 맹위를 떨쳐왔봉건적 가치들. 혈연, 지연, 학연과 같은 연고중심 문화가 끝나가고 있다.


"우리가 남이가"


YS시절 부정선거를 도모하던 이들이 부산 초원복국집에서 은밀히 이야기를 나눌 때 등장해 유명해진 이 말. 그 시대 패거리문화를 정확히 짚어 줬었다.


"우리가 남이가"라는 패거리문화는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비리와 특혜, 부정부패와 차별.


집단주의의 반작용으로 등장한 게 초개인화다. 가족의 해체, 1인가구의 폭발적 성장과 저출산. 이제 사회변화의 주축이 되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가족에 대한 헌신, 소속 집단(기업, 단체, 사회, 국가)에 대한 충성의 가치가 빠르게 약화되고 붕괴되면서 시대 정신과 사회적 가치재정의되고 있다.


조직과 집단이 붕괴된 자리에 당당한 개인들이 등장하면서 사회적 가치에 대한 중요도와 우선순위에 대한 리셋이 진행되는 중이다.


소속 집단에 대한 헌신보다는 개인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더 중요한 가치가 되어가고 있다.




이런 변화는 한편으로는 섬처럼 고립된 개인의 소외와 고독이라는 또 다른 문제를 야기하고 있긴 하다.


하지만 이 문제는 과거 패거리문화로의 회귀가 아니라 새로운 연대, 새로운 네트워킹이라는 형태로 답을 찾아가는 중이다. 밀착된 관계가 아닌 느슨한 연대, 느슨한 관계라는 형태로.


지연, 학연, 혈연이 아닌 더 많은 새로운 유형의 연대와 모임이 폭발적으로 생겨날 것이다. 그 속에서 배려와 존중이라는 새로운 문화가 피어날 것이다.




추석 연휴다. 가족, 친척이라는 이름으로 오지랖 넓게 묻지 마라.


공부는 잘하는지, 취직과 결혼은 언제 하고 아이는 낳을지 묻지 말아야 한다. 시대가 변했다.


당사자가 결정하고 알아서 할 영역이다.
오지랖과 무례한 관심을 거두어야 하는 시대가 이미 도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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