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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조은돌 Oct 01. 2023

생각하지 않고 검색하는 시대

지능의 확장인가, 퇴화인가.

네이버와 구글, 유투버의 시대다.


사소한 궁금증에서부터 수준 높은 학문적 지식까지 무엇이든지 손가락 몇 번 움직이면 궁금증이 풀리는 시대다.


거기에 챗GPT, 구글바드 등 인공지능의 등장으로 검색결과를 선별하고 찾아보는 수고(?)까지도 필요 없어지는 세상이 도래했다.


인간 지능의 확장일까, 퇴화일까?


손가락 몇 번이면 네이버 서버와 구글 서버에 저장된 방대한 지식과 정보를 빛의 속도로 눈앞으로 불러올 수 다.


바야흐로 지식의 민주화이고 정보에 대한 접근이라는 측면에서는 누구에게나 열린 세상이다. 인류가 지금까지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정보와 지식의 대향연의 시대가 열린 셈이다.


그래서 우리는 더 똑똑해지고 삶의 질은 개선된 걸까? 우리 사회는 더 합리적이고 투명하고 살기 좋아졌나?


답은 글쎄요이다. 왜 그럴까?


단편적인 정보로는 삶을 바꾸기 어렵다. 주변 맛집을 빠르게 찾을 수 있고 가성비가 제일 좋은 치킨집을 찾을 수 있다고 내 삶이 크게 바뀌진 않는다. 몸무게는 바뀔 수도...


지식이 삶의 지혜와 통찰로 전환하려면 자신만의 고유한 세계관과 인생관이라는 필터를 거쳐야 한다. 정보를 구조화해서 통찰로 풀어내는 지적 역량과 해석력을 갖춰야 한다,


요즘은 그런 해석까지도 검색에 의존한다. 논설, 칼럼, 에세이부터 정치평론까지 네이버가 눈앞까지 날라다 준다. 구글과 유투버의 알고리즘이 친절하게(?) 개인의 성향과 선호까지 감안해서 선별해 준다.




정보와 해석 그리고 견해까지 검색으로 해결하는 현대인의 지능은 그래서 퇴화하기 쉽다. 깊은 생각을 하지 않고 사유의 구조화같은 기능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용하지 않는 기능은 약화되고 퇴화하기 마련이다.

 

스티브 잡스가 자신의 어린 자녀들에게 아이패드 사용을 못하게 했다는 이야기는 유명하다. 손끝에서 모든 게 해결되는 편리함 속에 우리 지능과 통찰, 사고를 퇴화시키는 독이 들어 있다.


퇴화하지 않으려면 생각하는 능력과 근력을 유지해야 한다.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게, 제일 좋다. 치매예방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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