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서 느끼는 행복감이나 성취감보다는 우울, 불안, 불만족을 느끼는 시간이 훨씬 길다고 한다. 행복감, 성취감, 기쁨은 찰나적이고 짧게 지나가는 반면 불안, 불행, 불만족은 계속 머리에서 맴돌면서 지속성이 강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시간의 양, 사유의 양으로 보면 행복하다는 느낌보다는 불행하다는 느낌에 훨씬 많이 사로잡혀 살아간다.
그런데 이 불행하다는 느낌, 불만족은 왜 생겨날까?
그건 우리의 욕망 때문이다.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갖고 싶어 하는 욕망 때문이다.
지위, 재산, 명예, 건강, 육체적 아름다움. 심지어 내면의 평온함까지.
우린 우리가 갖지 못한 것을 탐하고 욕망하고 가지려 하기 때문에 불행하다. 그 노력이 수포로 돌아갈 때 좌절한다. 갖고 싶은 것을 갖지 못할 때. 채워지지 않는 욕망은 갈증을 일으킨다.
그런데 이 득실득실 시도 때도 없이 끓어오르는 욕망은 과연 어디에서 오는가?
가만히 마음을 들여다보면 이 욕망조차 내 것이 아니다. 주변과의 비교에서 오기도 하고, 남들에게 인정받고자 하는 욕망에서 비롯되기도 한다. 과시하고 으스대기 위해서이기도 하다.
인간은 타인의 욕망을 욕망한다. - 자크 라캉
하지만 사실 갖고 싶은 그 무엇도 막상 가지고 나면 짧게 스쳐 지나가는 성취감 외에는 사실 별게 없다. 주변에 잠시 으스대고 나면 더 할 게 없다. 그게 뭐라고 그렇게 애걸복걸 노심초사하며 매달렸는지, 허탈해지고 시들해질 뿐이다.
욕망에 휘둘리지 않는 삶은 사실 아주 간단하다.
자신이 가진 것을 탐하고 욕망하면 된다. 안분지족 (安分之足)
자신이 이미 갖고 있는 것, 가진 것을 탐하는 인간은 사실 지구상에 단 한 명도 없다. 자신이 갖고 있지 않은 것 또는 적어도 갖고 있다 잃어버린 것을 탐할 뿐이다.
현재의 젊음. 건강. 재산. 지식. 열정. 아내 또는 남편. 주변 친구. 직장....
잠깐만 살펴보면 우린 사실 끝도 없이 많은 걸 가지고 있다. 무엇보다 지금 아니면 가지지 못할 엄청난 것 - 시간 - 을 갖고 있다. 나중에 생을 마감하면서 지금을 되돌아볼 때 만약 말년의 전재산과 지금의 시간을 바꿀 수 있다면 당연히 전재산을 내놓고 지금의 시간, 젊음을 선택할 것이다. 억만금의 가치가 있는 지금이라는 시간을 가지고 있다.
행복하지 않은가?
내가 못 가진 것을 탐하지 않고 내가 가진 것에 감사하며 사는 삶이 행복으로 들어가는 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