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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꼰대일까?

경청의 기술

by 조은돌

'꼰대'라는 단어를 ‘입력이 멈춘 상태에서 출력만 하는 인간’이라고 규정하는 걸 들었습니다. 또 이렇게 이야기하는 것도 들었습니다. “꼰대는 무엇을 모르는지 모른다. 그러나 알려고도 하지 않는다.”

경청의 전제는 공감이고 겸손입니다. 자신의 이야기만 쏟아내는 것은 그러므로 이기적이고 오만한 태도입니다.

자기중심적이고 항상 자신이 우선인 사람은 상대방의 인정과 동의, 굴복을 요구합니다. 내 주장만을 입에 침 튀기며 펼치는 사람은 상대방에게 폭력적입니다. 내 생각은 나의 자유지만 공감하거나 반대하거나 다르게 생각하는 것은 상대방의 자유이고 권리입니다. 상대방의 자유와 권리를 내 맘대로 좌지우지하겠다는 것은 나의 이기심이고 심하면 폭력입니다.

타인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 상대방의 이야기가 거슬리더라도 끝까지 들어보는 자세가 필요한 세상입니다. 저마다의 주장만이 옳다고 극단화되어서 한 치의 양보 없이 팽팽하게 겨루는 피곤한 세상이 되어 버렸습니다.

좌파와 우파, 세대 간 갈등, 젠더 갈등, 노사갈등, 지역 갈등 등 모두가 자신의 입장만 옳다고 주장합니다. 남의 의견에 귀 막고 눈막은 젊은 꼰대, 늙은 꼰대들이 넘쳐나는 세상입니다. 이러다가 온 나라가 사분오열 찢어져 망할지도 모르겠습니다.

태어나서 인생을 잘못 살기 위해서 사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우리 모두 잘 살아보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더 늦기 전에 마음을 열어 상대방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 갈등의 강도를 낮춰야 합니다.

나도 틀릴 수 있고 잘못 생각할 수 있다. 그땐 그랬지만 지금은 아닐 수 있다. 상대방 입장에서는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는 겸허한 마음이 경청의 출발점이고 꼰대를 벗어나는 출발점이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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