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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누굴 존경하는가?

사라지는 가치, 존경

by 조은돌

우리 사회에서 언제부터인가 점점 더 존경이라는 가치가 사라지고 있습니다. 김수환추기경이나 이어령선생님 같은 사회의 큰 어른, 존경받고 신뢰받는 큰 어른의 모습이 잘 보이지 않습니다.


훌륭하다고 하는 사람이 등장하면 저마다의 진영논리나 단견으로 흠집을 내고 트집 잡아서 끌어내리는 진흙탕 싸움이 벌어지곤 합니다. 황색 저널리즘이 이런 추태를 자극적인 볼거리와 가십거리로 만들어 버립니다. 존경이 사라지고 존경하는 사람들이 없어진 사회는 초라하고 보잘 것 없어집니다. 권위주의는 청산되어야 하지만 정당한 권위와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존경은 살아 있어야 합니다.


존경은 타인의 뛰어난 능력과 성실함, 이를 바탕으로 한 높은 성취를 존중하고 인정하는 마음입니다. 타인을 존경하면서 그들의 경험과 지혜를 존중하고 배울 수 있고, 인생의 롤 모델로 어려움이 있거나 인생에서 방황할 때 북극성의 역할을 해 줍니다. 존경은 긍정적인 관점을 강조하고 타인을 지지하면서 더 나은 인간관계를 형성하는 데도 도움이 됩니다.


범죄자나 악당, 반사회적 인성을 갖고서 공동체를 적으로 여기는 뒤틀린 심성을 가진 사람의 공통점은 존경하는 사람이 없다는 점이다. 심지어 대개의 조폭들도 자기 조직의 두목을 존경하지는 않는다고 합니다.


아무리 위인, 성인이라 하더라도 사람들은 장담점이 함께 공존합니다. 성취가 있으면 실패도 있고, 위대한 업적이 있으면 초라한 결점도 있습니다. 단점은 내려놓고 위대함을 두고 그 사람을 리스펙 하는 것, 그것이 존경일 것입니다.


공자는 "세 명이 걸어가면 반드시 그 속에 스승이 있다"라고 하셨습니다. 세명 가운데 분명 내가 배울 점을 갖고 있는 사람이 있으니 잘 살펴보고 장점과 탁월한 점을 보고 배우는 자세로 사람들을 대하라는 말씀이십니다. 역사 속의 위인과 영웅을 존경해도 되고, 현실 사회 속에서 만나는 많은 선생님, 직장 선후배, 지인 가운데 존경할 만한 사람을 찾아서 존경의 마음을 가져 봐야겠습니다.


무엇보다도 존경하는 마음, 존경하는 사람을 갖는 것은 자신을 존중하는 삶, 겸손하되 당당한 삶을 살아갈 때 가질 수 있습니다. 부러움과 시샘, 욕망과 탐욕, 과시하고 남에게 인정받으려는 비굴한 마음, 인생의 욕망을 쫓아 허둥대는 불안함 속에서는 가지기 어려운 마음이 존경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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