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뾰족한 장점을 키워야

단점이 없는 사람은 장점도 거의 없다. - A. 링컨

by 조은돌

장점을 강화하는 것이 우선일까, 단점을 보완하는 것이 우선일까?


우리는 한정된 시간과 노력을 자기 계발에 투자한다. 그렇다면 이 두 가지 가운데 어떤 것을 선택하는 것이 더 현명한 선택일까?


우선, 영국의 철학자이자 비평가이며 촌철살인의 독설로 유명한 버나드 쇼의 유머를 보자.

어느 날 예쁜 무용수가 그에게 사랑고백을 하였다.

"선생님의 두뇌와 나의 외모를 가진 아이가 태어나면 멋지겠지요?"

버나드 쇼가 바로 대답했다.

"나의 외모와 당신의 두뇌를 가진 아이라면 어쩌겠소?"


우리 마음대로 장점만 모아서 훌륭한 사람을 만들 수는 없다. 버나드 쇼는 한 사람의 장점과 단점이 쉽게 분리가 안되고 붙어 다닐 수밖에 없음을 직관적으로 알고 있었다.


장점은 더 키워서 가지려 하고, 단점은 보완해서 없애려고 한다. 완전무결한 매력적이고 탁월한 사람이 되려고 애를 쓴다.


그게 가능할까? 당연히 그런 슈퍼맨 같은 사람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사람은 자기 생긴 대로 살기 마련이고 그건 쉽게 변하지 않는다. 단점을 보완하려다가 잘못하면 장점도 같이 죽이는 결과를 낳는다. 단점과 장점이 얽혀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단점을 보완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기보단 강점을 강화하는 노력을 기울여야 살아가는 데 더 효율적이고 더 큰 플러스를 가져온다. 왜 그럴까?


첫째 이유는 시대가 변했기 때문이다. 70~80년대 개도국에서 막 벗어나 고도성장을 하던 산업화시대에는 사회적으로 평균, 표준이 중요한 시기였다. 대량생산 체제에 잘 맞물리는 표준적인 노동력이 대거 필요하던 시절. 특출 나고 특이한 것은 깎아 내고 모자라는 부분은 채워 넣어서 평균과 표준으로 통일하던 시대였다. 대한민국 전체가 새로 지은 공장에서 검은 연기를 내뿜으며 표준화와 생산성을 모토로 온갖 상품을 대량생산해 내던 때였다. 30평 아파트, 중형차, 가족 여름휴가, 두 명의 자녀를 갖춘 중산층 4인 가족. 일사 분란하던 그때 그 시절에는 단점을 보완하고 장점을 숨겨서 사회적 평균으로 살아가는 게, 중요하던 시절이었다.


하지만 시대가 바뀌었다. 이제는 다양성, 개성, 취향, 롱테일의 시대로 넘어왔다. 평균이 중요한 게 아니라 어느 분야이든 하나만 잘하면 되는 아웃라이어의 시대가 왔다. 어느 분야, 어떤 영역이든 자신의 장점과 취향이 평균을 벗어나는 지점을 찾아야 하는 시대이다. 셰프, 여행작가, 독특한 취향의 유투버, 펫카페 창업자, 블로거, 인플러언서가 돈이 되는 세상이다. 이젠 다양하고 기기묘묘한 사업모델을 탐색하는 젊은 창업자들이 부상하는 세상이다. 취향과 개성, 자신만의 뭔가로 차별화하는 시대가 되었다.


두 번째 이유는 자신의 강점을 뾰족하게 갈고닦으며 성장하면 자연스럽게 성취감을 갖고 자신감을 갖게 된다. 표정이 밝아지고 인생관이 긍정적으로 바뀌고 걸음걸이가 반듯해진다. 주변의 인정이 따라오고 사회적으로도 성공할 확률이 올라간다. 반면 단점을 끌어올려 평균 수준으로 만든다고 해도 그걸로는 주변에서 인정받기도 힘들고 자신 스스로도 큰 성취감을 느끼기 어렵다. (물론 사회활동에 장애가 될 정도의 문제 - 폭력적 성향, 알코올 중독, 대인 기피증상, 다중인격 장애 등 - 는 논외로 하겠다. 이런 것들은 사회생활 하려면 고치긴 고쳐야...)


마지막 이유는 강점을 강화하는 데 들어가는 노력과 약점을 평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들어가는 노력을 비교해 보면 후자가 훨씬 더 힘들고 에너지 소모가 크다. 시도해 본 사람들은 알겠지만 약점 보완이 투자대비 효율이 낮다. 사람은 원래 생긴 대로 살아가는 게, 가장 효율적이기 때문이다.


세상 살기도 바쁜데 헛힘 쓰지 말아야 한다.


시대가 변했고 세상이 변했다. 내가 20대, 30대라면 나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살아갈 것이다. 물론 지금 나이의 나도 나의 강점에 초점을 맞추고 살려고 노력 중이다.


단, 이렇게 강점 강화 중심으로 살아가는 데에는 한 가지 배짱이 필요하다.


내가 가진 단점에 대해 신경 끄고 살기 때문에 생기는 여러 문제들 - 주변의 지적질, 비난, 뒷담화 등 - 에 대해서는 당연히 감수하는 배짱이 있어야 한다. 어차피 그렇게 살기로 한 것에 대해서 '욕 좀 먹으면 어때'라는 배포와 여유를 갖고 자신의 강점과 장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 세상에 공짜는 없고 내가 모든 것을 다 가질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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