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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차준영 Apr 29. 2024

디지털 마케팅 분석에 데이터가 중요한 이유

2022-07-10 22:21

출처 : 픽사베이


마케팅의 근본은 데이터에 있다.

 '빅데이터'라는 개념이 알려진 것도 꽤 오랜 시간이 지났다. 대학교 시절 함께 광고 마케팅을 전공하던 선배는 어느 날 갑자기 '빅데이터'를 공부하겠다며 유학을 준비하기도 했었던 시절이 있었다. 그 당시만 해도 빅데이터란, 데이터의 규모가 큰 무언가 정도의 개념만 있을 뿐 어떤 비전이 있는지 잘 몰랐다. 시간이 지나서 내가 시니어가 되고 나서 돌이켜보면 그때의 빅데이터는 점점 개념화되는 시기였고, 그 이전에도 꾸준히 활용되고 있었다. 기술적인 한계로 인하여 어려웠던 <데이터들을 통합하고 분류하는 과정을 통해서 유의미한 데이터를 다시 추출하는 기능적 부분>이 이제는 다양한 방식으로 가능해졌다. 디지털 상의 기술도 그렇지만, 오프라인 상 기술 역시 나날이 발전하고 있다. 과거에는 FGI(Focus Group Interview)라든지 설문 조사를 통한 조사통계가 데이터를 모으고 분류하여 인사이트를 내는 과정 중에 하나였다면, 이제는 기존의 방식을 포함하여 다양한 기술을 통하여 '대량'의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방법론적으로 발전함에 따라 다양한 데이터 관리, 분류가 가능해졌으나, 결국 예나 지금이나 마케팅의 근본에는 '데이터'가 있었다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류하여 우리는 '정보(Information)'을 만들 수 있다. 정보를 통해 마케터들은 유의미한 '제언(Insight)'를 고객사에 제공할 수 있다. 마케팅 컨설팅이라는 것이 업무가 그렇다. 고객사의 현재 마케팅 상황을 정량적인 데이터로 만들고 카테고라이징을 통한 정보화 작업을 거친다. 이후 정리된 정보를 통해 현재의 마케팅 진단과 앞으로의 솔루션에 대한 정성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이다. 우리는 정성적 인사이트를 제공하는 것을 '컨설팅'이라고 부른다. 때문에 훌륭한 컨설턴트가 되기 위해서는 두 가지가 필요하다. '유의미한 정량적 데이터'와 '정성적 인사이트를 추출할 수 있는 마케터'이다. 그리고 선후관계를 따지자면 '데이터'가 있어야 '인사이트'가 존재하기에 마케팅 컨설팅의 근본은 '데이터'에서 시작한다는 합리적 논리 도출 결과가 나온다.

데이터는 마케팅에 어떻게 쓰이는가

 데이터를 넘어 빅데이터 시대에 살고 있다. 과거 조사방법론의 한계가 조사 모수가 전체를 대변할 수 있는가였다면 지금의 데이터들은 전수 조사에 가까운 방대한 모수를 확보할 수 있기 때문에 인사이트의 정확도가 굉장히 높아졌다. 경제학 구루 필립 코틀러의 마켓 5.0 시대에서는 이야기하는 마테크(Marketing+Tech) 시대가 도래함에 따라 데이터를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이 시장을 지배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그리고 마테크 시대는 먼 미래가 아니다. 이미 다양한 마케팅 솔루션이 시장에 출시되었고 활용되고 있다. 솔루션 시장에 따라 경쟁 강도는 다르긴 하지만 기존 시장은 레드오션이 되고 있으며 솔루션 전체 시장이 세분화되면서 새로운 형태의 솔루션들이 새롭게 진출하고 있음은 현재-근미래에는 솔루션이 마케팅의 핵심이 되리라, 필립 코틀러의 의견에 발을 살짝 얹어 본다.


 

 그럼 마케팅에서 어떤 데이터가 유효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이어진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간'이다. 다시 필립 코틀러의 마켓으로 돌아가보자. 마켓은 제품 중심(1.0) - 소비자 중심(2.0) - 인간 중심(3.0) - 인간 중심 디지털 마케팅(4.0) - 인간 중심 디지털 마테크(5.0)로 이어진다. 그리고 시장은 3.0 시대부터 인간 중심으로 돌아가기 시작한다.

 국내 마케팅 시장을 생각해 보자. 한국전쟁 이후에는 제품 별 경쟁이 없기 때문에 PUSH 마케팅이 유효한 시대였다. 즉 제품 중심 마켓(1.0) 시대였다. 제품을 팔면 팔리는 시대이기 때문에 제품의 기능적 소구를 통해 소비자 니즈를 창출하는 시대였다. 시대가 지나면서 다양한 산업의 발전과 소비자 소득 수준이 증가하면서 기업들이 제품만 만들어 파는 것으로는 한계에 봉착한다. 이제는 소비자들의 니즈가 중요해졌고, 이때부터 소비자 조사라는 개념이 생긴다. 우리가 판매하고자 하는 타겟을 심층적 분석을 하고 타겟에게 제품을 선보이는 마켓 시장이 된 것이다. 그리고 마켓 3.0부터는 인간 중심 시장, 가치 주도의 시장으로 변화했다. 마켓 2.0의 고객이 단순히 제품을 구매하는 소비자였다면 마켓 3.0부터는 소비자들이 만들어 내는 사회적 가치에 주목하기 시작한 것이다. 국내 시장에서는 경제 개발이 본격화된 시기부터 마켓 2.0 시대로 볼 수 있으며, 80년 대 중후반부터 마켓 3.0 가치의 시대가 도래했다고 생각한다.

 이제는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타겟 페르소나'를 정의하고 그들이 원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하여 분석한다. 예를 들어 환경 보호를 위해서라면 가격이 좀 더 비싸더라도 가치 있는 브랜드를 선택한다. 대표적으로 파타고니아가 있다. 환경과 사회에 대한 책임이라는 커다란 사회적 명분을 토대로 사회적 기업으로 널리 알려진 의류 기업이다. 사람들은 같은 티셔츠를 구매하더라고, 파타고니아에서 구매하는 티셔츠를 구매함으로써 '환경 보호에 앞장서는 가치'를 함께 구매하고 있는 것이다. 우리는 빅데이터를 통해 가치를 구매하는 타겟 페르소나를 찾아내고 정의하여 타겟팅해야하는 것이다.

 물론 데이터라는 것이 고객 데이터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마케팅에 흔히 쓰이는 고객 데이터가 어떤 방식으로 활용되는지에 대하여 간략하게 예를 들었을 뿐, 마케팅을 위한 다양한 데이터가 존재한다. 디지털 마케팅이 점점 발전하면서 그동안 쌓여왔던 광고 데이터는 구글과 페이스북의 머신러닝을 구축하는 근간이 되었고, 최근 아드리엘이나 빅인애즈와 같은 광고 자동화 솔루션도 상용화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웹사이트나 애플리케이션에서 콘텐츠를 탐독하고 상품을 장바구니에 담고 구매를 하는 일련의 행동들 역시 행동 데이터로 수집하여 모수화하는 CRM 마케팅 역시 최근 개인 정보 이슈와 함께 다시 부상하고 있다. 어떤 데이터인지에 따라 마케팅에 활용할 수 있는 범위는 넓어진다.


저는 지금 아무 데이터가 없는데요?

 이미 대부분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기반으로 '빅' 데이터 기반 솔루션을 출시한 기업들이 많다. 그리고 꽤나 비싼 비용으로 솔루션들이 판매되고 있다. 디지털 광고계에서 흔히 활용되는 광고비 분석 플랫폼인 리서치애드나 웹/앱 로그 분석 플랫폼 코리안클릭 등을 활용하려면 연간 1억 원 이상의 금액을 지불해야 한다.(권한 별 금액 차이는 있다.) 플랫폼 비즈니스 시대는 수년 전부터 도래했다. 공급자와 수요자가 원하는 가치를 거래하는 디지털 시장이다. 대표적으로 네이버나 다음과 같은 포털 사이트는 수요자는 검색 정보를 얻고 공급자인 포털 사이트는 광고 수익을 얻어왔다. 나아가 '데이터'를 다양한 형태로 사고파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하지만 앞 서 말한 빅데이터를 보유하거나 수집 기술을 가진 솔루션사가 지금의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많은 마케팅사들은 여전히 선도 기업의 데이터를 비싼 값에 사거나, 대대행 구조로 협업하는 형태로 데이터를 활용하고 있다. 아무 데이터도 없지만 활용할 길은 여전히 있다. 문제는 이러한 구조가 심화되는 경우, 데이터가 없는 기업은 데이터가 있는 기업에게 끌려다닐 수밖에 없다. 솔루션과 데이터를 가지고 있는 기업이 일방적인 협력 관계를 종료한다든지, 판매 금액을 상승시키는 경우 내놓을 수 있는 협상 카드가 그리 많지 않기 때문에 각 기업은 지금이라도 데이터베이스를 구축하고 분석 및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해야 한다. 데이터는 반짝하는 마케팅 트렌드가 아니다. 김난도 작가의 트렌드코리아와 같이 해마다 바뀔 수 있는 사회적 이슈가 아니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시장에서 필요한 데이터를 어떻게 모으고 관리하며 활용할 것인지 꾸준히 갈고닦아야 하는 것이다. 지금 데이터가 없는 것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내일과 모레에도 데이터가 없을 것인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또한 이미 다양한 공공 데이터가 시장에는 많다. 특히 정부에서 발행하는 데이터는 접근하기도 쉽고 활용에 있어 진입장벽이 높지 않다. 보통 무료로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정부가 들어서면서 디지털 플랫폼에 대하여 강력하게 추진한다고 했고, 지난 7월 1일 디지털플랫폼정부위가 설치되었다. 향후 공공 데이터를 쉽고 편하게 제공하고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를 통한 활용이 가능하도록 구현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공공 데이터를 언급하는 이유는 그만큼 큰 규모의 데이터를 무료로 활용할 수 있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아무런 데이터가 없다고 방관하거나 낙심할 필요가 없다. 그리고 이러한 데이터를 통해 인사이트를 뽑아 내는 것은 우리의 역할이다. 그중 하나가 이전부터 눈 여겨보고 있는 비건 뷰티다. 글로벌 데이터를 통해 2025년에는 비건 산업이 무려 30조 원에 다다를 것이라는 발표가 있었다. 그 외에도 다양한 지표들이 비건 산업의 성장 가능성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 저번 주말에 다녀온 올리브영에서도 <비건 뷰티> 브랜드인 AMUSE가 입점하여 판매되고 있었다.

 하인리히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예측할 수 없는 재앙은 없다고 주창한 미국 보험 회사 관리자 허버트 W. 하인리히(Herbert W. Heinrich)가 7만 5천 건의 산업 재해를 분석하여 발견한 법칙이다. 한 건의 대형 사고가 발생하기 전에 같은 원인으로 29번의 작은 재해가 발생했고, 같은 원인으로 300번의 위험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모든 일이 벌어지기 전에는 '시그널'이 있다는 것이다. 개인적인 생각은 그렇다. 하인리히 법칙은 재난 상황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앞 서 이야기한 비건 뷰티 산업이 언젠가 크게 성장하리라 보는 것은, 아직 미성숙한 비건 뷰티 시장의 긍정 시그널이 계속 들려오기 때문이다. 그리고 긍정 시그널은 '데이터'에서 시작된다. 비건을 추구하는 인구가 증가하고, 환경 문제가 국제적으로 더욱 중요해지며 비건 푸드나 뷰티 등 전반적인 뷰건 뷰티의 소비자 관심, 그리고 가치가 향하고 있다는 '정량적' 이야기들이다.



그럼 지금부터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

 앞 서 이야기한 바와 같이 우리의 데이터를 모으기 시작해야 한다. 그리고 이미 모아진 데이터를 통해 꾸준히 인사이트를 발굴하기 위한 노력을 해야 한다. 그런데 여기에 빠진 것이 있다. 마케터의 이야기다. 잠깐 언급했다. 마케터는 데이터를 유의미한 정보로 변환하고 정성적 인사이트를 추출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서 마케터의 능력이 굉장히 중요시된다. 같은 데이터를 보고도 다른 인사이트가 나올 수 있다. 마케터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 따라 결괏값이 정반대로 나온다면, 데이터를 '정확히' 분석하는 분석 능력이 미래의 마케터의 중요한 업무 능력이 될 것이다. 물론 과거부터 지금까지 분석 능력은 마케터에게 중요한 덕목이었다. 하지만 고객사에서 바라보는 마케터의 능력이라는 것이 정량적인 비교가 불가한 영역이기 때문에, 어쩌면 지금까지 마케터인 우리 역시도 그 능력에 대하여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는지 모른다. 차라리 숫자로 이야기할 수 있는 컨설팅 수수료 할인이라든지, 디지털 마케팅에서의 단가 효율이나 소재 서비스 개수와 같은 것 말이다. 이제는 데이터 분석 능력을 가진 마케터가 데이터를 활용하여 유의미한 인사이트를 창출함으로써 기업의 미래 가치를 높이고, 다시 높아진 미래 가치가 데이터화되어서 마케터의 새로운 인사이트 제원으로 활용되는 선순환의 고리를 만들어야 한다. 그 작업을 토대로 어느 순간 고객사 역시 성장을 위해서는 앞 서 보이는 수수료보다 데이터 분석을 할 수 있는 '마케터의 가치'에 눈을 뜰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이유로 10월 다가오는 데이터분석준전문가 자격시험 링크를 참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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