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도타기

정면보다는 비스듬하게 바라보며

by JONGREE

우유니 소금사막이라는 지구의 거울 위에서 내 모습을 비춰보는 것보다 상대방의 모습을 비춰보는 게 더 편해. 나를 보려고 시선을 발아래로 내려다보면 장화 신은 발 위로 눈만 빼꼼, 요만큼밖에 보이지 않지만 상대방의 모습은 멀면 멀수록, 비스듬하면 비스듬할수록 더 잘 보이고 그 모습이 참 아름답지. 정면으로 바라보면 일부분밖에 보이지 않지만, 비스듬하게 바라보면 전체가 보이는 신기한 현상을 소금사막에서 경험했어.

코끝에 매달린 겨울이 떨어지고 꽃향기가 진동하는 어느 봄날, 미온의 온기가 우리의 주위를 맴돌고 그 온기를 너와 내가 함께 숨 쉴 수 있는 그런 날이었어. 내가 좋아하는 감독의 영화를 같이 보고는 “우리 군산 가자. "라고 말했어. 내가 좋아하니까 같이 가주는 너의 마음이 참 예쁘더라. 그렇게 내가 좋아하는 기차를 타고 군산에 가서 영화에 나왔던 장소를 찾아가 비슷하게 사진을 찍기도 하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좋은 시간을 보냈어. 여행의 시간 속에 좋은 시간이 존재했고 수많은 좋은 시간들 속에서 나만 유독 기억에 남는 장면과 순간이 있었지. 너는 아마 모를 거야. 엄청 짧은 순간이었지만 나한테는 너무나 강렬한 기억으로 남아있거든. 옆모습이었어. 비스듬하게 너의 코끝과 입술과 눈매가 보였고 머리카락 사이로 귀의 형태가 조금 비추었어. 사진을 찍기 위해 조금 집중을 했는지 눈은 똑바로 뜨고 입술 사이의 공간으로 따스한 바람이 스쳐 지나갈 것 같았어. 같은 시간 같은 공간에 있지만 너만의 시선을 담기 위해서 집중하는 모습이 아름답더라. 그렇게 너의 옆모습을 깊숙이 들여다봤던 순간이었어. 기대 반 걱정 반으로 여행을 떠나 여행을 하며 마주할 너의 새로운 모습이 궁금했었거든. 서울에서 함께한 일상 모습이 너의 정면이었고 일부분이었다면 여행을 떠나서 마주한 모습은 너의 전체의 모습을 비스듬하게 볼 수 있었어. 이래서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여행을 떠나라고 하나보다. 기대 이상으로 행복한 여행을 보냈고 잊지 못할 순간도 남겼지.

황혼 속의 순간이었고 황혼 속의 너였고 황혼 속의 모습이었어. 황혼과 닮은 너를 담아보려고 노력했고 그런 너를 방금 보고 왔지만 또 보고 싶다.

기억에 남는 여행 장소가 있으신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