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가기 위해서
친구들과 같이 떠난 아이슬란드의 여행이었다. 나와 가장 친하고 소중한 친구들이기에 여행을 하며 서로 마음 상하는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하고 출발했지만, 여행의 막바지에 다다들어 여유로운 저녁식사를 마치고 술잔을 기울이며 서로의 속마음에 대해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서운하고 미안하고 고맙고 아쉬운 것들을 각자의 방식으로 다듬어 내뱉고 각자의 방식으로 주워 담았으며 밤이 깊어질수록 우리의 관계도 깊어지고 있었다. 그러다 내가 여행을 하며 느끼고 사색했던 것들에 대해 이야기를 하며 마지막에는 질문 하나를 던졌다.
"야. 내 변했나? 니들이 그래도 제일 오래 봤으니 어느 정도 알 거다 아이가. 사람들이 변했다고 하는데 진짜 변했나? "
"니 변한 거 없는데? 성격도 생각도 전부다 옛날이랑 달라진 게 없다. 현실적으로 시간이 지나고 세월이 변하는데 니가 옛날이랑 완전 똑같다는 것도 문제가 있는 거 아이가? 뭐 살다 보면 조금씩 우선순위가 바뀌기도 하고 할여하는 시간과 정성이 변하겠지만 그런다고 해도 니가 변했다고 볼 순 없잖아 그냥 바쁜 거지."
친구들의 대답에 내심 기분이 좋아지면서도, 돌이켜 생각을 해보니 내 모습이 변했다고 여겨지는 순간들이 있었다.
첫 번째로, 내가 품었던 사람들을 멀리하거나 새로운 사람에게 내 세상으로 들어오지 못하게끔 밀어냈다. 나라는 사람은 모든 사람들을 챙기고 수용할 수 있는 그릇이 된다고 생각했기에, 내가 노력하지 않아서 그들이 떠나는 거고 내가 신경 쓰지 않아서 그들이 사라지는 거라고 생각했었지만 점점 내가 그들에게 대하는 태도가 바뀌는 것을 발견하고 말았다. 내 능력 밖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게끔 내 세상으로 그들을 불려들이지 않았으며 신경 쓰기 버거운 상대방이 있으면 저 멀리 튕겨내는 순간들이 느껴질 때마다 변함을 느끼고 기분이 불쾌해졌다.
두 번째로, 현실에 안주하며 무언가 하고 싶어 하는 열정이 식어가고 있었다. 어느 날, 어린 동생들에게 너무나도 쉽게 세계여행을 다녀오라고 말을 하는 나의 말을 내 귀로 듣고는 소스라치게 놀랐다. 내가 싫어하는 모습인 위선자의 모습을 하곤 내가 하지 않았던 것들에 대해 당연시하게 권하는 모습이 참으로 불쾌했다.
세 번째로, 사랑하는 사람에게 투박하게 말을 하거나 섬세하지 못하게 사랑했다. 사랑은 사소한 것부터, 사소한 것부터, 라는 말을 되뇌던 때를 잊어버렸는지, 말을 두리뭉실하게 하여 오해를 불러일으키고 상대방을 배려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 뱉어낸 말을 주워 담을 수 없듯이 상대에 대한 배려과 사소한 관심들은 만들어 낼 수 없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사랑하는 마음을 아름답게 표현하는 것도 사랑하는 법이기에 신경 쓰지 않은 내 태도가 불쾌감을 불러일으켰다.
그렇다. 나의 과거와 현재 모습은 크게 다르지 않지만 나의 상황과 배경은 달려졌기에 우선순위와 중요도가 바뀐 거다. 지형에 따라 물길에 따라 파도의 세기와 형태가 바뀌지만 파도의 존재는 똑같듯이 나라는 존재는 원래의 모습과 크게 바뀐 게 없다. 하지만 변함을 느끼고 불편함을 느꼈던 순간들에 대해서는 조금 더 사색을 해보자.
당신이 변했다고 느꼈던 순간들이 있었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