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어디쯤이야?
정신없이 장례를 치르고 집으로 돌아왔다. 졸리지도 힘들지도 않았다.
엄마를 사랑하는 분들의 엄마 이야기, 우리 가족을 아껴주는 이들의 따뜻한 마음과 배려 덕분에 참 많은 순간 감동했다. 쓰리지만 시리지는 않았다. 아프지만 든든했다. 손님들을 맞으며 나는 많이 웃었다. 내 친구들에게 아빠는 쟤가 지금 천진하게 웃고 있는데 많이 걱정이 된다고 했단다. 나는 아빠가 더 걱정되는데? 라며 또 웃었다.
뭐부터 해야 하지. 약들 만큼은 일분일초라도 빨리 치우고 싶었다.
약을 치우니 팬트리 하나가 비었고 엄마를 지키며 공부하던 자료들로 커다란 장바구니 두 개가 채워졌다. 허전해진 자리만큼 시원섭섭한 마음인 것이 이상했다. 시원한 것도 이상한데 섭섭한 것도 이상해.
오와, 우리 엄마 이제 안 아프네!!!!! 하면서 웃는데 눈물이 줄줄 흘렀다.
엄마 나는 더 할 수 있는데...
2021.05.13.
아직 실감이 안 나는 걸까?
아니면 미리 슬픔의 총량을 차곡차곡 소진해왔던 걸까?
이별을 준비했나?
아니면 엄마가 더 이상 아프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이 기쁘기 때문에?
라고 생각했는데 현실로 조금씩 가고 있는지
나는 자꾸 엄마를 찾는다
엄마 어디에 있어?
티비를 보다가 엄마... 이제 나는 밥 차려줄 엄마도 언제나 내편 들어주고 나만 봐줄 엄마도
힘들 때 찾을 엄마도 없어...
도서관에 가다가 우리가 함께 하던 시간을 생각하고 엄마...
예쁘게 지는 해를 보다가 엄마.. 엄마도 보고 있어?
마사지기를 보다가 엄마.. 우리 엄마가 이걸 하면서 다리에 감각이 느껴지지 않는다고 했었는데
마음이 아리고 저리고 이제 더는 내 옆에 없고
엄마는 어디쯤에 있을까? 보고 싶다 엄마
2021.5.16.
언니 울음소리로 시작된 아침
엄마, 엄마, 부르고, 울고 웃고 하면서 나란히 앉아 엄마를 그린다
아침 8시. 그렇게 힘들던 엄마 약 시간 알람은 울리기도 전에 눈이 떠지고 30분, 1시간 단위로 이어지는 엄마랑 운동 엄마랑 공부 엄마 밥 엄마랑 엄마랑 온통 엄마뿐인 알람들이 하루가 가는 걸 알려줘
아직도 일주일이고 벌써 일주일이라고 새삼스러워하면서 또 엉엉 울다가
나는 여전히 실감 나지 않아 한다
혼자의 시간을 그렇게나 그렸는데
엄마 없는 시간은 그 무엇 하나 재미있는 것 없이 공허하기만 하네
엄마의 마지막 2년 반. 엄마는 그 시간이 내가 선물한, 덤 같은 삶이라고 했지만
정작 나를 살게 한 건 엄마였어
엄마, 어디쯤에 있어?
보고 싶어 많이
고맙고 미안해
2021.5.17.
이게 보고 싶은데, 이게 하고 싶은데, 이건 엄마는 별로 안 좋아할 테니 나중에 혼자
라면서 미뤄둔 것들
이젠 딱히 그립지가 않아 무엇이 있었던가 기를 쓰고 찾아내야 하는데
그렇게 찾아내서 하고야 말더라도
정작 이제는 별로 감흥이 없다
오늘은 엄마와 함께 가던 마트에 혼자 나가서
계란을 사고 우유를 사고 이것저것을 보다
엄마를 위한 유기농 무농약을 따져대는 대신 그냥 아무거나 집어 들어도
엄마의 컨디션과 체력을 유념치 않고 이리 돌고 저리 돌고 내 멋대로 싸돌아 다녀도
우산을 혼자 쓰고 신호등이 빠듯하면 그냥 막 우산 안 쓰고 뛰어도 되고
그른데 별로 편하지도 않고 재미도 없고
나의아저씨 마지막 편을 보는데 내 생각이 많이 났다며 안부를 물어온 이 덕분에
처음으로 나를 위한 식사를 갑자기 막 차려가지고는 지안과 함께 먹으려는데
버섯을 굽고 토마토를 굽다가 엄마를 위해 매일 아침 굽던 두부와 버섯 등등 따위를 떠올리고
배가 고프지 않을 때의 엄마는 이런 기분으로 이걸 먹었겠구나
매일 아침 지겨워도 내 사랑에 엄마는 열심히 열심히 먹었겠구나
엄마가 좋아하던 칠리소스를 뿌려먹다가
아니 이게 뭐 몸에 안 좋아봤자 얼마나 안 좋다고 엄마한테 주지를 못해서 내가 직접 만들어주는 바람에 결국 엄마는 칠리소스를 싫어하게 되었나 후회하고 노수빈 원망하고
지안과 할머니의 마지막 장면에서는 결국 엄마의 마지막 숨을 떠올리고 엉엉 울어버리고
참고 참던 상조 팀장님 메일을 들춰
엄마의 마지막 얼굴을 들여다보고
너무 슬프지만 그래도 볼 수 있어 다행이다 싶었다
오늘도 엄마는 언제나 어디에나 있다
2021.5.18.
엄마.
어제는 언니가 온다던 시간보다 훨씬 늦어지는 걸 기다리다 별 수 없이 화가 났는데
엄마 생각이 또 나네
빨리 들어온다는 약속을 내가 참 자주 어겼는데 그럴 때마다 엄마는 무슨 수로 화내지 않았지?
분명 엄마의 하루는 기다림과 허무의 반복이었을 텐데
일찍 온다는 내 시간을 염두하며 움직인 엄마의 하루는 결국 쓸쓸한 마무리였을 텐데. 혼자 기다리다 결국 또 가족들을 위한 살림으로 채워졌을 엄마의 시간, 결국 혼자 대충 끼니를 때우고 대충 흘려보냈을 그날 엄마의 하루
나를 기다리고 나의 연락을 기다리고 있는 엄마의 모습을 상상하니
너무너무 마음이 아파...
나는 정말 나빴어. 정말 미안해 엄마
엄마. 엄마랑 그렇게 가득 찼던 하루가
이렇게 별일 없이도 가네.
그렇게 바쁠 때는 실은 너무 힘들어서 쉬고 싶고 여유롭고 싶고 했는데
이렇게 텅 비어있으니 막상 무엇을 해야 할지 잘 모르겠어서
멍하니 있는 시간이 많아. 자유? 자유도 별 거 없네
엄마, 오늘도 많이 보고 싶어
엄마 눕혀주고 편히 자라고 이마에 뽀뽀해주던 시간이 너무 너무 그립다
사랑해 엄마
오늘도 편히 자
2021.05.20.
아지매들 삼삼오오 나들이
아무리 눈을 씻고 봐두 울 엄마만큼 예쁜 아지매는 찾을 수가 없네
우리 엄마도 친구들이랑 저렇게 다녔으면 얼마나 좋았을까
우리 엄마 좋은 곳 더 더 많이 데리고 다닐걸
우리 엄마 얼마나 돌아댕기고 싶었을까
우리 엄마 을마나 답답했어
나는 내 생각만 하고 엄마는 그냥 괜찮을 거라고만 생각을 했네
끝까지 ‘언젠가’ ‘나중에’만 생각하면서
나는 증말 나빴어
으 엄마 미안해
나는 이렇게 평생 쓰려하겠지
엄마 너무 보고 싶다
2021.05.21.
엄마
나는 되려 더 장난스럽게 말을 하는데
사람들은 결국 먼저 울어버리고 마네
그럼 별 수 없이 나도 울게 돼
내가 많이 웃어도
엄마는 내 마음 알고 있지?
이게 엄마가 원하는 거 맞지
2021.05.24.
엄마. 사실 나는 엄마 없는 삶이라는 것에 대해 상상도 못 했던 것 같아.
나는 이제 좀 슬퍼지고
많이 그리워 엄마.
왜 내 꿈에 와주지 않아?
기다릴게 천천히 와
사랑해 엄마
2021.05.27.
조금씩 엄마의 장 정리를 해보는데
언젠가 출장길에 사다준 손수건이 그대로 있다
뜯어만 보고 어쩜 그리 또 곱게 다시 넣어두었는지
참나...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사다 주던 사소하고 사소한 것들
안 쓰고 그냥 잘 보이는 데에 늘 놓여있는 걸 보고 하는 한 소리에
엄마는 말했었지
‘두고두고 보고 아껴 쓰려고’
엄마.
진짜 왜 이렇게 하나도 안 쓰고 차곡차곡 모아두기만 했어?
이게 벌써 언제 적 용돈인데
봐봐, 편지에 이것만큼은 엄마를 위해 쓰라는 내용이 꼭 들어가 있는데
이렇게 하나하나 다 남겨두고서 가버리면 내가 속이 상해서 어떻게 하라고
많이 행복하게 해 주겠다고. 건강하기만 해 달라고. 우리 같이 오래오래 재밌게 살자고
그렇게 늘 말했는데 우리 엄마는 내 생각보다 너무 빨라서
우리가 함께 하는 시간은 언제나 짧고 부족해서
우리 엄마는 늘 내 사랑을 아껴 쓰기만 해서
더 팍팍 쓰고 더 많이 누리다 가지
더 못해준 마음 엄마가 이렇게 아껴만 둔 마음들 다 안고 살아갈 내 마음은 어떡하라고
2021.06.02.
아마도 이 세상에서는 마지막이 될
엄마의 ‘서류’를 정리하는 날을 앞두고
나는 무슨 큰 일을 치르듯 며칠을 내내 마음을 졸이다가
결심을 한 마냥 자리에 앉는다
최선을 다해서 딴청을 하는 것도 오늘이 마지막이네. 벌써 한 달이라니
그런데 왜 이 나라는 유예기간을 이것밖에 주지를 않지
이제 정말 엄마가 가는 것을 인정해야 하는 걸까? 그럴 수 있을 리가
서류라는 거, 정말 아무것도 아닌데
그래도 내일은 안 왔으면 좋겠다
엄마. 왜 우리 꿈에 나타나지 않아?
우리가 하루 종일 엄마를 불러대고 말을 걸어서
번갈아가면서 밤마다 엄마 사진을 안고 꺽꺽 울어서
나는 아직 엄마 사진들을 보지 못해서. 엄마 흔적을 자꾸만 모른 척해서
내가 엄마 방 엄마 짐 정리를 못해서
내가 자꾸 엄마가 옆에 있는 듯이 굴어서
자꾸 딴청만 하면서 엄마를 안 보내주려고 해서...
엄마
나는 엄마를 쉽게 보낼 수 없다고
많이 슬퍼하고 아파하면서 보낼 거라고
내가 용감하게 말했는데
사실 그거 다 뻥이야
나 엄마 사진도 못 보고 엄마가 써준 편지도 못 보고
심지어 내가 썼던 일기도 못 보겠어
나 아직 잘 못하겠어 엄마
대체 어찌 엄마를 보내야 하는 거야?
오늘은 꿈에 나와 알려줘
2021.06.03.
엄마,
참 아무렇지도 않은데 참 아무런 하루였어
조금씩 이해하게 되는 엄마도
여전히 이해할 수 없는 엄마도
나는 마음이 아파
엄마, 엄마는 행복했어?
내가 엄마를 많이 기쁘게 해 줬을까?
엄마의 삶을 내가 조금은 풍요롭게 만들었을까?
부디 그랬기만..
2021.06.05.
오늘은 정말 오랜만에 버스를 타고 정말 오랜만에 사람 많은 곳에 갔었어
나를 온 마음으로 아껴주는 친구 둘을 양 옆에 두니
이렇게 든든할 수가 없었어 엄마
집에 와서 엄마 사진을 앞에 두고 쌀국수를 냠냠 먹는데
왜 오늘은 술 취해 와서 뭐를 또 먹냐고 잔소리 안 해?
엄마는 봐도 봐도 자꾸만 더 많이 보고 싶어서
나는 또 울면서 잠드네
엄마! 오늘도 보고 싶어 많이많이 사랑해
2021.06.08.
오늘은 엄마의 양력 생일!
엄마아아 오늘은 뭐하고 놀았어?
맛있는 케이크 맛있는 까까 사탕 젤리
울엄마 좋아하는 것들 많이 먹었어?
할미가 모나카도 사주고
삼촌이 좋아하는 떡도 같이 먹었겠네
나는 언니랑 운동도 배우고 좋은 곳도 다녀왔어
가는 곳, 보는 것, 느끼는 것 모두 엄마께 고스란히 닿길 바란다면서 수아가 사준 꼬까신 신고
열심히 돌아다녔어.
무얼 먹으면서도 엄마가 맛있게 먹겠다, 무얼 보다가도 엄마가 좋아하겠다, 하면서
엄마랑 같이 먹고 싶고 보고 싶고 걷고 싶고
여전히 온통 엄마지만
그래도 어찌 또 잘 지내봐야지
오늘은 책도 조금 읽어 봤어 물론 아직 읽고 읽고 또 읽어도 읽히지 않지만
조금씩 조금씩. 천천히 잘 지내볼게
괜찮지 않더라도 열심히 잘 지낼게 엄마
내가 잘 지내는 모습, 꼭 지켜봐 줘 알겠지?
사랑해 엄마. 엄마의 생일, 오늘도 즐겁게 잘 보냈기를!
2021.06.09.
미루고 미루던 사진 정리
도저히 어찌해야 될지를 몰라서 수천 장을 붙들고 하나씩 넘기다 몇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사진 속에 엄마는 너무나 예쁘고 사랑스러워서 눈물이 나다가
그래도 행복하게 보낸 시간이 이렇게나 많았구나 안도하다가
엄마가 그렇게 멋지게 투병을 했구나 경이롭다가
이러나저러나 너무나 보고 싶다고 사무쳐한다
사무치다 라는 표현을 나는 최근 들어 처음 사용해보게 되었는데
이 마음을 표현할 단어를 끝내 찾지를 못해
아직은 이것이 그나마 가장 적당해 보인다
사무친다
2021.06.17.
엄마
엄마 서류를 뗐는데
‘폐쇄’라는 단어가 있다?
주민등록이 폐쇄가 되고... 그다음에는 말소가 된대.
생각해본 일 없는 용례에 나는 또 마음이 미어지고
2021.06.18.
오랜만에 책 선물을 받았다. 이 출판사 좋아하는데. 어 작가도 좋아하는 작가네.라고 생각했는데 한참 읽다 보니 뭐야, 나 이 작가 이 책 때문에 좋아했었다. 심지어 여러 번 읽고 메모도 많이 했었다. 요즘 대부분의 기억이 이런 식이다. 정말 많은 기억이 정말 아주 흐릿하게 뭉개져있다.
하고 싶은 것도 먹고 싶은 것도 없는 와중에 할 일이 있었다.
엄마와의 시간을 사진과 글로 차곡차곡 잘 두고 싶었는데...
사진은 정리는커녕 이틀 동안 붙들고 질질 짜기만 하다가 어쩌질 못하고 일단 모조리 모으기만 했다. 1477장. 아마 정리하면 할수록 점점 더 늘어나겠지. 오늘 목표였던 메모 모음은 꺼내지도 못하고 종일 멍만 때렸다. 이러다가 엄마 기억마저 흐릿해져 버리면 어떻게 하지? 와 씨 미쳐버리겠다고 왜 아무것도 못하지 투덜대는 나한테 친구는 말했다. 그냥 두라고. 안 되는 걸 어쩌냐고. 어떤 도움도 안 되는 말에 그냥 푹 위안이 된다. 분명히 지금도 나보다 슬픈 눈을 하고 있겠지.
내일은 뭔가를 할 수 있을까?
이렇게 또 하루
2021.06.21.
꾹 참는 것
웃어 보이는 것
힘찬 목소리를 내는 것
괜찮다고 먼저 이야기하는 것
다른 사람의 몸과 마음을 먼저 챙겨보는 것
깊이 생각하지 않는 것
잠기지 않으려 애써보는 것
슬픈 눈은 못 본 척 고개 돌리는 것
혹시 모를 대화의 주제마저 돌려버리는 것
이제 그만 하고 싶은 것들
2021.06.22.
내 마음 외에 그 무엇도 살피고 싶지 않다
자꾸 잠이 온다
잠에 통 들지를 못하고 또 금방 깨어나고 한참을 그러더니
이제 자꾸 자고만 싶다
2021.06.23.
사랑하는 나의 엄마께.
엄마, 엄마가 멀리 간지도 49일. 벌써 이렇게 됐대
나는 한창 잘 모르겠다가. 이래도 되나 싶게 너무 괜찮은 줄만 알았다가.
요즘은 많이 슬퍼. 이제야 조금씩 실감하나 봐.
엄마 생각에 집중하고 싶었는데, 막상 몰두하니 마음이 너무 힘든 것 같아
혹시나 이런 모습을 엄마가 알게 되면 너무 슬퍼하겠지?
엄마 노란 종이에 핑크 꽃 어때? 딱 엄마가 좋아하는 색이지?
엄마가 보면 참 예쁘다고 우리 딸은 그림도 잘 그리네 하고 칭찬해주기 바쁘겠지만
이건 엄마를 위한 꽃이야 엄마를 위한 그림이고.
내가 엄마를 많이 닮아서 엄마처럼 손재주가 있었을 텐데 그림을 그만둔 것이 아쉽다는 생각을 해
지금이라도 틈틈이 그리고 만들고 하면서
몸으로 마음으로 오래오래 엄마를 기억할게
다음에는 더 예쁜 거 많이 그려올게, 엄마가 좋아할 것들로
엄마.
엄마는 나랑 행복했어?
엄마가 더 이상 옆에 없어서 가장 슬플 때는 엄마를 위해 준비하던 것들이 덩그러니 남아있는 걸 볼 때야. 더 해주고픈 것들이 아직 너무 많아서 왜 그렇게 빨리 갔냐고 원망하고 싶은데, 많이 고생하던 엄마 모습을 떠올리면 그럴 수가 없어. 그저 엄마가 이 땅에서 많이 많이 행복했기를, 내가 엄마의 삶을 조금은 풍요롭게 했기를, 그리고 엄마가 그곳에서 정말 편안하고 따뜻하기를. 바람처럼 가볍기만 하기를. 매일매일 상상하고 기도해. 그렇게 편안하게 즐겁게 잘 지내다가 나랑 또 만나서 꼭 붙어살자. 많이 다투고 많이 사랑하고 하면서.
엄마. 많이 사랑해.
엄마 딸은 또다시 열심히 잘 지내볼게
많이 보고 싶어, 오늘 밤엔 꿈에 와줘
밤새도록 나랑 놀아줘
2021.06.26.
더 이상 누구도 무엇도 챙기고 싶지 않았다
나는 자꾸 입을 다물고
방으로 들어갔다
2021.06.27.
무얼 한들 괜찮아질 수는 없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힘든 마음 껴안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사이에도 시간은 가니까
2021.06.30.
이제는 열심히 힘을 낼 기운을 소진한 느낌이었다
사실 우리 셋 모두가 그런 것 같았다
진하게 앓고 털어내는 방법도 틀렸다는 걸 알았다
괜찮기를 포기한다
마음을 두고 시간을 두고 천천히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가겠지
그치만 나는 보낼 수는 없을 것 같아
꼭 보내야 하는 건가?
오래오래 마음으로 옆에 두면 안 될까
요 근처 어딘가 가까이에 늘
2021.07.06.
다만 서로만이 서로를 구원할 수 있다는 느낌에
그렇게 다른 누구도 아닌 서로를
그 함께의 시간만을 붙들고
2021.08.04
사실 요즘은 언빠와의 시간이 좀 힘이 드는데
어쩔 수 없이 부재가 가장 크게 느껴지기 때문인 것과
꾹꾹 참는 각자의 감정이 터져나올 때 방도 없이 쓰린 마음
나는 힘들고 어찌할 바 모르는 마음이 되어버릴 때면 혼자 동굴로 들어가 버리는 사람이지만
이제 함께 우는 방법도 배워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