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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애드캠퍼스 Nov 30. 2018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필자가 고등학교 2학년 때 참가했던 교내 영어 말하기 대회 발표문의 제목이다. 필자는 중학교에 입학하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까지 약 5년의 세월 동안 '대인기피증'을 앓았다. 대인기피증, 사회불안장애라고도 불리는 이 병은 다른 사람들 앞에서 당황하거나 바보스러워 보일 것 같은 사회 불안을 경험한 후 다양한 사회적 상황을 회피하게 되고 이로 인해 사회적 기능이 저하되는 정신과적 질환(네이버, 지식백과)으로, 쉽게 말해 사람을 두려워하는 병이다. 사람이 사람을 두려워하는 병, 사회적 동물이라는 인간이 그 사회에서 스스로 혼자가 되기를 택하는 병, 그리고 그 누구도 아닌 나를 가장 혐오하는 병이다. 여러 원인이 있을 수 있고 여러 증상이 있을 수 있다. 필자의 경우 특정 사건들을 겪은 후 자존감이라는 것이 사라졌고 '나'라는 존재는 이 세상에서 가장 못나고 쓸모없고 의미 없는 '타자'가 되어버렸다. 남들에게는 아무렇지도 않은 일들이 필자에게는 버겁기만 했다. 무엇보다 길을 걸을 수 없었다. 고개를 푹 숙인 채 걷다가 사람들이 걸어오는 소리가 들리면 주차된 차 뒤로 몸을 숨겼다. 반대편에서 걸어오는 사람들이 웃으며 서로 대화하는 모습이 필자에게는 필자를 향하여 손가락질하고 비웃으며 "저 애 좀 봐"라고 수군대는 모습으로 보였기 때문이다. 남들에게는 20분이면 충분할 등하굣길이 필자에게는 배가 걸렸다. 그저 스쳐 지나가는 사람들의 눈짓조차 견딜 수 없었다. 요즘 매체에서 자주 거론되는 공황장애도 이러한 불안장애에서 흔히 시작된다. 비가 많이 내리던 어느 날, 상태가 많이 호전되었다고 생각했을 무렵, 오랜만에 가족들과 외식을 하고 있었다. 갑자기 머리가 멍해지더니 극도의 불안감이 몰려왔다. 그 식당 안에서 식사를 하는 모든 손님의 얼굴이 한순간에 머릿속으로 들어와 필자를 눌러버렸다. 어떻게 눌렀다는 건지 정확히 기억이 나지는 않지만 그때를 떠올리면 '나를 눌러버렸다'라는 표현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그때부터 숨을 쉴 수가 없었다. 부모님께 말씀드리는 것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쉬어지지 않자 필자는 그냥 식당 밖으로, 건물 밖으로 뛰쳐나갔다. 밖에서는 비가 오고 있었다. 하지만 비가 온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았다. 단지 그 공간을 참을 수 없었고 숨을 쉴 수 없었다. 그냥 '앞으로만' 뛰었던 것 같다. 지금도 가끔 이런 상태에 놓이곤 한다. 하지만 이 정도로 심하지 않고 사람들이 많은 곳에 있을 때, 특히 낯선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 갑자기 멍해지고 동전을 뒤집듯 마음이 뒤집히는 기분이 든다. 그리고 이곳에 있으면 안 된다는 생각만 든다. 그래도 이제는 많이 나아졌기 때문에 깊게 심호흡을 하고 나 자신을 가다듬어 다시 천천히 가던 길을 간다.



고등학교 2학년이었던 어느 날 필자의 어머니께 전화 한 통이 걸려왔다. 당시 필자는 그 전화가 어떤 전화인지 전혀 알지 못했다. 오랜 시간이 흐르고야 알게 되었다. 필자의 담임 선생님으로부터 걸려온 전화였다. 아마도 이렇게 시작되었으리라. "지원이에게 문제가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에서 주기적으로 실시한 심리 검사의 결과를 보고 놀란 담임 선생님께서 어머니께 전화를 건 것이다. 담임 선생님께서 보건 선생님과 상의한 결과, 결론은 하나였다. 병원에 가서 정식으로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기 시작하는 것. 하지만 어머니의 생각은 달랐다. 마음이 약할 대로 약해져 있는 상황이기 때문에 병원에 간다는 것이 필자가 더 자책하게 할 것 같다는 것이었다. 따라서 조금 더 시간을 갖고 지켜보기로 했다. 필자도 알고 있었다. 필자를 사랑해주는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것과 그들이 필자를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는 사실을. 단지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가 없었고 무엇보다 필자 자신을 똑바로 볼 자신이 없었다. 여느 때처럼 차 뒤에 숨어 고개를 떨구고 있던 어느 날 필자의 옆에는 묵묵히 남동생이 서 있었다. 그런데 그날 동생이 문득 이렇게 이야기했다. "누나, 이렇게 평생을 살 수는 없어. 가장 힘든 사람이 누나잖아." 이 또한 필자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동생의 그 말을 듣고 더는 이렇게 살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변화'를 생각하고 있던, 꿈꾸던 중, 우연히 한 광고를 보게 되었다. 이 광고 영상의 제목이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다.


  광고가 시작되면 한 남성이 FBI 출신 법의학 화가라며 자신을 소개한다. 그리고 한 명씩 피실험자가 등장한다. 흥미로운 것은 피실험자가 같은 공간에 들어와도 이 남성, 실험자는 그들에게 완벽하게 등을 진 채 그들을 바라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철저하게 그들의 모습을 바라보지 않은 채 그들이 자신의 모습을 스스로 묘사하는 바에만 의지하여 그들의 모습을 그려나간다. 그들은 말한다. "제 턱은 돌출되어 있는데 웃을 때 특히나 더 그래요.", "나이가 들수록 주근깨가 많아지네요.", "제 얼굴은 뚱뚱해요." 자신의 모습을 묘사한 그들은 이제 실험을 앞두고 대기실에서 만났던 서로의 모습을 묘사한다. "그녀의 얼굴형은 가늘고 턱이 참 예뻤어요.", "눈이 예쁘고 이야기할 때 얼굴이 밝아져요.", "코가 귀엽고 그녀의 파란 눈이 참 예뻤어요." 실험을 마치고 실험자는 그들에게 자신이 그린 그림을 보여준다. 그들은 스스로 묘사한 자신의 모습과 타인이 묘사한 자신의 모습을 바라본다. 그가 질문한다. "Do you think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그들이 대답한다. "Yes."


출처: 도브(Dove) 사 공식 홈페이지


  우리는 남을 사랑하고 이해하며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고 배운다. 하지만 정작 나 자신을 사랑하고 이해하며 배려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은 배운 기억이 없다. 우리는 '나'에게 유독 혹독하다. 쉽게 용서하지 않고 칭찬하지도 않는다. 친구는 시험을 잘 봤는데 나는 그렇지 않아서, 대회에서 상을 받지 못해서, 열심히 했는데 결과가 따라주지 않아서, 예쁘지 않아서 나 자신이 참 못나기만 하다. 그래서 행복할 자격이 없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조금 더 나은 내가 되기 위해서, 조금 더 나은 나의 인생을 살아가기 위해서는 나 자신을 용서할 줄, 칭찬할 줄, 그래서 사랑할 줄 알아야 한다. 누구에게나 단점이 있고, 상처가 있으며, 절망하고 실수한다. 그러니 자신을 '용서'하라. 내가 아무리 노력해도 친구보다 잘 나지 않은 것 같다.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니 자신을 '칭찬'하라.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이 너무 못났고 잘하는 것도 없다. 하지만 '나'는 '나'다. 그러니 그대로의 자신을 '사랑'하라. 앞서 소개했던 도브(Dove) 사의 광고에서 피실험자 중 한 명이었던 한 여성이 이처럼 이야기한다. "I should be more grateful of my natural beauty. It impacts the choices and friends that we make, the jobs we apply for, how we treat our children. It impacts everything." 그녀가 말했듯 그대로의 나 자신을 사랑하는 것은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훨씬 더 중요하다.


출처: Daily Mail Online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필자는 이 짧지만, 힘 있는 문장을 많은 사람에게, 특별히 필자가 그러했던 것처럼 지금도 숨어만 있을 친구들에게 알리고 싶었다. 또한, 필자가 지금의 상태에 이를 수 있도록 끝없는 지지와 도움을 주었던 친구들과 가족들에게 감사함을 전하고 싶었다. 이를 위해 큰 용기를 내어 대회에 참가하였고 삼백 병이 넘는 전교생 앞에서 필자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아직도 가끔 고등학교 친구들이 이날에 대해 이야기하곤 한다. 약 일주일 전, 2019학년도 수능이 끝났다. 여러 매체를 통해 이번 시험이 소위 '불수능'이었다는 뉴스를 접했다. 결과가 어떻든 당신은 최선을 다했다. 그러니 칭찬하고 사랑하라. 그리고 잊지 마라. "You Are More Beautiful Than You Think." 당신은 당신이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아름답다는 것을.




본 칼럼은 ©TENDOM Inc.과 한국청소년재단이 함께 운영하는 '애드캠퍼스 온라인 칼럼멘토단' 소속 대학생 멘토가 대한민국의 청소년들을 위해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를 담은 글입니다. 글의 내용은 운영기관의 공식의견이 아니며, 일부 내용은 운영기관의 의견과 다를 수도 있음을 밝힙니다. 칼럼은 출처를 밝히는 한 자유롭게 스크랩 및 공유가 가능합니다. 다만 게재내용의 상업적 재배포는 금합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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