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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런치북 구원검 01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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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결 SHOWDOWN

(SF 무협 판타지 )

바람이 불었다.


주식 무림계의 해가 지는 하늘에는 노란빛 구름이 흩날리고, 온천지가 거대한 암석으로 둘려 쳐진 광야의 한복판에는 한 검객이 서 있었다.


그가 들고 있는 검은 노란빛을 받아 눈부신 광을 뿜어내고 바람은 그의 검고 긴 머리칼이 마치 전장 앞에서 선 깃발처럼 휘날렸다.


그 검객의 이름은 태양.


태양은 세상의 부와 권력을 쟁취하기 위해서 치열한 전투를 벌이는 주식 무림계의 한 복판 ‘거래소’에서 개미 같은 민중들에게 가장 많은 이익을 가져다주어 칭송이 자자한 태양의 아버지 태수가 파주인 주신파의 최고수 트레이더였다.

  

‘흠. 기운들이 휘몰아치는 이곳에 바람만이 불다니 기이한 일이로군’


바람은 주식 무림계에서 시장 변동성을 알려주는 일종의 풍운의 변화라고 태양은 알고 있었다. 태양은 오늘 벌어질 주식 거래 단타 전을 대비해 들고 나온 비룡검을 검집에 꽂아 어깨에 두르고는 옷소매로 눈을 비볐다. 무공의 기운과 인심의 변화를 잘 읽어내는 자만이 주식 무림계에서 생존할 수 있음을 잘 아는  태양은 바위틈 뒤에 최대한 몸을 숨기고 부스럭 거리는 소리가 들리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장비팩에 손을 넣고 뒤졌는데 손끝에 익숙한 감촉이 전해졌다.


어머니.’


‘냉혹한 계산가’로서 주가의 상승기운과 하강기운을 잘 간파하여 최적의 거래를 이끌어내는 무공을 지닌 태양의 입에서 어머니라는 단어가 흘러나오자 마음이 아려오기 시작했다. 인공수정으로 태어나 엄마의 얼굴은 한 번도 보질 않았지만 태양의 장비팩에는 어느 여인의 작은 사진액자가 들어있었다. 그건 6개월 전 주식 매매 격전지에서 주은 사진액자였다. 치열한 매매 전투 중에 길에서 우연히 사진액자를 발견하고 몸을 숙였다가 비열한 악귀 트레이더들의 화살을 기적적으로 피하게 되 목숨을 건지게 된 이후로 행운의 부적처럼 몸에 지니게 된 사진액자였다.


어머니.’


액자 속의 여인의 나이는 40대 후반 정도면 무난할까 선한 눈매와 단아한 표정에서 여인의 성격도 느껴졌다. 태양은 5살부터 주식무공 거래학교를 다니면서 한 번도 모정에 대한 그리움을 느껴보지 않았지만 ‘엄마사진’이 든 액자를 가진 뒤로는 매매 전투 중이라도 수시로 액자를 꺼내보았다.


‘이곳에 바람이 불어온 것은 운명이 나를 부르고 있기 때문입니다’


태양은 자신이 생각하는 유일한 운명은 악귀 트레이더 무사들과 거짓 예측가들의 손에서 개미 같은 민중들의 투자손실을 막는 것이라고 생각했다. 오로지 태양은 입술을 굳게 다물고, 심호흡을 하며 주변의 기운을 느꼈다. 바람이 그의 영혼을 감싸고 무수한 주식매매 전투의 기억을 속삭였다. 늘 주식 무림계는 늘 죽음의 침묵이 감돌고 먼 곳에서 들려오는 무흔들은 언제 닥쳐올지 모르는 싸움을 예고했다.


바람이 더욱 거세지며, 태양의 결심을 더욱 단단하게 했다.


‘모두가 두려워하는 이 길을 나아가리라. 바람과 함께’


그런데, 바로 그때,


퓨슈슈슈슛


태양은 날아오는 마공에너지를 본능적으로 피했다.


‘뭐야? 자전마공紫電魔功? 마교魔敎 최고의 마공魔功이 아직도 존재하다니..’


태양은 다시 번개 같은 동작으로 비룡검을 들어 마공이 날아오는 방향을 향해 무공을 쏘아댔다.


“캬아아아악”


“크아아아악”


주식무림계의 최고의 무사라고 불리는 태양의 무공 앞에 태양의 주위에 몰려든 주식악귀들이 낙엽 떨어지듯 우수수 꺼꾸러졌다. 쇠가 서로 날카롭게 긁히는 듯한 기분 나쁜 비명이 사방으로 울려 퍼졌다.


무공을 열심히 발사하면서 태양은 악귀들이 많아졌다는 것은 사람들이 주식에 대한 헛된 꿈을 많이 꾸기 시작했다는 방증이라고 생각했다.  


주식 악귀들은 투식투자에 순진하고 깨끗한 인간의 영혼을 좋아했다.


얼마동안 무공을 발사했을까. 태양은 검을 검집에 도로 꽂았다. 조금 전 주식악귀들이 비명보다 더 무서운 침묵이 주위에 맴돌았다.


태양의 눈빛은 다시 한번 결연함을 발산했다. 고요한 기운이 몸에서 뿜어져 나왔다.


“죄 없는 인간의 영혼을 빨아먹는 네놈들의 악행을 오늘 여기서 끝을 내주마!”


그러자 바닥에 너부러진 주식 악귀들이 서서히 자리에서 좀비처럼 일어났다. 그들의 검은 옷은  마치 불꽃모양처럼 활활 타오르듯 솟아올랐다. 그들의 입가에서는 비웃음도 흘러나왔다.


“죄 없는지는 모르겠으나 한심한 인간임은 확실하지.”


정확히 말하면 가만히 돈만 벌려는 한심한 인간들!!


“어리석은 점은 너나 인간들이나 마찬 가지다.”


묘하게도 주식악귀들의 목소리가 늘어가는 만큼 그들의 숫자가 늘어났다. 태양은 본능적으로 양손에 파공의 에너지를 모으기 시작했다.


“어리석은 주신파 태양아. 우리를 상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나? 우리들이 이 세상을 지배할 날이 멀지 않았다” 마치 합창을 하듯 주식 악귀들의 목소리는 온천지에 울려 퍼졌다.


순간, 태양과 주식악귀들은 동시에 하늘로 날아올랐다. 태양은 빠른 몸놀림으로 양손에서 내공을 발산했으나 주식 악귀들은 태양의 공격을 재빠르게 피하고, 어둠 속에서 그들만의 마공을 다시 끌어냈다.


“어둠의 힘이여, 우리를 도우소서!” 듣기에도 소름 끼치는 악귀들의 비명 같은 외침이 울려 퍼지자 순간, 검은 안개 같은 기운이 태양을 감싸며 그의 시야를 가리고 말았다. 그러나 태양은 침착하게 심호흡을 하며 내면의 힘을 모았다. 그는 다시 검을 꺼내 들고 강력한 내공을 칼끝에 집중시켰다.


“태양의 분노!”


그의 검에서 빛이 품어져 나와 안개를 찢어 나아갔다. 주식악귀들은 놀라움에 휩싸였지만, 곧 웃음을 터트리며 반격을 했다.


“킬킬 킬 너의 빛은 우리의 어둠을 이길 수 없다!”


주식 악귀들은 어둠의 화살을 발사했다. 수많은 화살은 태양에게 날아갔고, 그의 몸을 스치며 불꽃을 일으켰다.


“이 정도로 나를 막을 수 있다고 생각했는가!”


태양은 강한 의지를 품고 분기탱천하였다. 그는 검을 휘둘러 어둠의 화살을 가르고 주식악귀들의 진을 휘저었다. 검의 날이 빛을 발하며 태양의 공격이 이어졌다. 태양과 주식악귀들의 치열한 격돌은 이어갔고 각각의 힘이 충돌하자 주변의 풍경이 별할 정도였다. 태양은 주식 트레이더의 고수답게 강한 기세를 타고 더욱 강한 힘으로 주식악귀를 맞섰다. 시간이 지나면서 태양은 조금씩 주식악귀들의 방어를 뚫기 시작했다. 결국, 마지막 일격을 날리는 순간이 다가왔다.


태양아. 주식 무협의 세계는 단순한 그날만의 승패로 좌우되는 세계가 아니다. 각자의 투자철학과 무공을 통해 자신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아버지 태수의 목소리가 환청처럼 울리자 태양은 일격을 거두고 공중부양 상태를 유지하며 심호흡을 했다.


주식악귀들은 당황한 모습으로 태양의 모습을 지켜만 보았다.


“후후 이 악마들아. 너희들이 나의 마지막 일격을 되받아서 나를 폭락시키려 한 속셈을 내가 모를 줄 아느냐”


그러고 태양은 공중에서 가부좌를 틀었다.


주식악귀들은 절망의 눈빛을 감추지 못하며 한 목소리로 “안돼!”라고 외쳤지만, 이미 늦었다. 눈을 감고 묵상을 하는 태양의 몸에서 은은하지만 수많은 빛의 검들이 주식악귀의 몸을 관통하며 어둠을 정화했다. 주식악귀들은 비명을 지르며 하나씩 사라져 갔고, 전투장이었던 광야에 다시 고요함이 찾아들었다.


그 순간 주식장에는 거대한 황소 떼의 모습을 한 상승의 기운이 하늘로 솟구쳤다.


주식 악귀 들과의 대결을 마친 태양은 피로에 지친 몸을 이끌고, 고요한 바위 곁에 자리를 잡았다. 바람이 살랑이며 그의 검은 옷자락을 흔들고, 대지의 기운이 그의 피로를 씻어내려는 듯했다. 태양은 깊은숨을 내쉬며, 싸움의 여운이 남아 있는 마음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전투의 열기가 아직도 그의 혈맥을 뛰게 했지만, 이 순간만큼은 고요한 광야 속에 묻혀 오늘 단타 전투를 차근차근 복기해 보았다


‘그나저나 수련생들이 사람들에게 비급(포트폴리오) 잘 전달했을까?’


태양은 한참을 숨죽이며 고요한 하늘을 바라보았다. 그러다가 음성 인식 장치가 장착된 신비로운 컴퓨터를 켜고, 지혜의 문을 열듯 로그인하여 이 메일을 살펴보았다. 화면 속에서 펼쳐지는 정보들은 마치 주식 무림계의 비급처럼 그의 눈앞에 펼쳐졌고 각종 메시지가 그의 앞에서 춤을 추듯 나열되었다. 태양은 자신이 속한 주신파에 속한 주식 트레이더들의 활동을 면밀히 살폈다. 태양의 예리한 감각은 주식악귀들과 거짓소식 유포자의 기미를 놓치지 않을 뿐 아니라 부하 무사들의 각각의 역할과 임무를 완벽히 꿰뚤어 볼 정도로 무공이 탁월했다. 특히 사람들의 마음을 현혹하여 불량주를 매수하게 하고 파산하게 만드는 어둠 속에서 돌아다니는 주식악귀들의 작은 흔적들 까지도 놓치지 않는 치밀함이 아버지 태수도 칭찬을 마다하지 않았다.  메일 속에는 주식무림계를 담고 있는 수면계로 침투한 주식악귀들의 명단도 담겨 있었다. 태양이 스크롤을 몇 번 거치자 주식 악귀들이 최근에 사용하는 비급 -하이텍 HITEC 폭탄 페이퍼드림 PAPER DREAM라는 제목의 메일을 찾을 수가 있었다. 페이퍼드림은 검은색으로 된 종이화약으로 빛에 노출된 지 2시간 되면 저절로 발화하여 폭발하는 무기였다. 겉보기에는 그저 평범한 종이처럼 보였으나 , 그 속에 감춰진 위력은 무림을 뒤 흔들 만큼 강력했다.  주신파의 맹주 태양은 이번 전투에서 종이 폭탄의 위력을 직접 체험해 보고 자했다. 모두 다 이 일을 말릴 것이 뻔하기에 위험한 결정을 태양은 한 것이다. 그의 마음속에는 늘 주식 무림계의 질서를 뒤흔들 수 있는 마공에 대한 호기심이 늘 자리 잡고 있었다.    


‘그 폭탄을 어떤 폭탄인지 알려줄 사람들의 용기가 필요한데 요즘 워낙 수면계의 민심이 흉흉하니 참 걱정이로다’.


순간, 컴퓨터의 인터넷접속이 끊어져 버렸다. 수면세계의 인공위성을 통해 접속하는 인터넷이 불안정한 모양이었다. 그러다 잠시 후 요즘 들끓는 주식악귀들의 마공 탓인지, 수면세계의 지축이 몹시 흔들렸다. 주식파의 최고의 검객이자 트레이더인 태양은 주식계를 관장하는 전체 수면 세계를 돌아다니며, 이보다 더한 위급한 상황들을 수없이 겪어왔다. 그러한 경험 때문인지, 지금의 흔들림은 오히려 아기들이 편안하게 잠들게 흔들어 주는 요람 안에 있는 듯한 기분을 느끼게 했다.


그가 바라보는 수면세계는 마치 거대한 바다처럼 출렁였다.  그 속에서 가짜 소문과 사기짓으로 온갖 주식 악귀들이 날뛰며 지금 이 모든 혼란을 초래하고 있다고 태양은 생각했다. 그러나 태양은 자신의 검술과 지혜로 이 혼란을 다스릴 수 있다는 확신이 있었다. 그는 깊은숨을 내쉬며 이 위기를 기회로 바꾸기 위한 전략을 세우기 시작했다.


‘여기서 물러설 수 없다. 내가 이 혼란을 잠재우고 진정한 주식무림계의 평화를 되찾아야 한다’


태양의 마음은 고요했다. 태양은 검을 쥐고 일어나 수면세계의 균형을 되찾기 위한 결전을 다짐하며 앞으로 나아갔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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