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의기록
내일 아니 오늘 하루만 버티면 격리도 끝이야. 이렇게 무언가가 금지된 시간은 늘 유난히 더 아쉬운 느낌이 들지. 근데 진짜로 아쉬워, 아쉬웠어.
괜시리 휴대폰 사진첩을 이리저리 뒤져보는데, 전처럼 예전 기억을 애써 떠올려보지는 않아. 굳이 떠올려지지도 않고.
요즘은 언젠가를 돌아보고 싶은 마음이 들지 않는다는 것, 지난 시간에 대한 연민과도 같은 감정이 전혀 들지 않는다는 것. 꽤 좋은 이야기지.
가정과 현실 그 사이를 메우거나 내가 어떤 상태임을 자각해야 한다는 생각도 들지 않지. 지난 몇 달간 내가 혼자 헤매었던 간절하지만 기약 없던 마음을 이제 갖지 않아도 된다는 것.
이젠 앞으로 나아가기만 하면 될 것 같다는 마음. 그거면 충분해.
마치 그것을 잘 아는 이와 ocean colour scene의 up on the downside를 함께 들으며 흥얼거리고 있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https://www.youtube.com/watch?v=HtELxQ2mkt8
저녁엔 마포대교 근처 어딘가의 다리 기둥들 사이로 노을에 물든, 반짝이는 한강 모습 영상에 한껏 위로받았어.
그 풍경을 한동안 가만히- 바라보고 있을 수 있다면 참 좋았겠다, 싶었지.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