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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awerzdx Aug 24. 2022

한 시기가 지나는 느낌

매일의기록

즐겨듣던 노래들 가사에서 접했던 표현 중 '멋지군, 나중에 나도 써먹어봐야지.' 하고 생각했던 게 '한 시기가 지나면' 이었다.


만들었던 노래 가사에 그런 표현을 넣어본 적은 아직 없고, 앞으로 노래를 만들어서 공연을 하거나 음원을 발표할 일은 없을테니 결국 써먹지 못한 표현이 돠었다. 아쉬워. ㅎㅎ


여기서 말하는 '한 시기'란 뭘까? 당연히 물리적인 시간의 변화를 말하는 것은 아닐거고 내 안에서 내가 느끼거나 내게 주어진 한 무리의 혹은 어떤 단계의 변화 같은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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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목인님과 빅베이비드라이버님이 함께 부른 '사려깊은 밤'을 참 좋아하는데, 그들은 '언젠가는 올 것만 같았던 순간 / 한 시기가 지나는 그 느낌 / 아득하게 같이 걸어가는 밤, 한 계절이 지난' 과 같은 말들을 노래가 담긴 공기 속에 실어 보내온다(두 사람이 부르는 노래는 왠지 이렇게 표현해야 할 것만 같네).


시기와 관련된 단어들이 등장하는 가사 속 그 말들의 묶음, 그 의미를 아직 완전히 이해하진 못했지만(누구라도 그럴 수는 없겠지), 그려지는 어떤 심상은 있다.


참 좋다고 생각하는 노래 가사가, 말하려는 것에 대해 직관적으로 설명하지 않고 듣는이로 하여금 '어떤 심상'을 그려지게 하는 것. 이 노래도 참 그렇다.


https://www.youtube.com/watch?v=PmHx4NybWgQ&list=RDPmHx4NybWgQ&start_radio=1


낮에는 몹시 더웠지만 밤이 되니 역시나 시원한 바람이 불어오던 오늘, 선유도와 합정을 지나 홍대 쪽에서 일을 마치고 가벼운 마음으로 집으로 걸어오는 길.


이어폰이 고장 나서 들으며 걷지는 못했지만 걷는 내내 김목인님의 노래들을 흥얼거리며 왔다. 그 중 '사려깊은 밤'도 있었고, 집으로 걸어오던 30분 여의 시간 내내 지금 내가 지나고 있는 시간들, 그 시기에 대해 생각했다.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영우가 준호의 스텝에 발을 맞추고 함께 손을 잡고 '쿵짝짝, 쿵짝짝' 하며 회전문을 통과하는 것처럼, 가을의 시작을 알릴 관문을 나도 그렇게 통과하고 싶다.


한 시기가 지나는 그 느낌을 나는 이렇게 기억하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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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withregram • @electricmuse_kr 오랜만에 김목인과 빅베이비드라이버가 함께 하는 "사려 깊은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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