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기쁘고 반가운 소식이었어. 우리 아들이 부반장이 되었다는 것은, 학교생활이 꽤 괜찮다는 의미로 다가왔거든. 부반장이 되려면 친구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과반수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는 것은 네가 친구들에게 좋은 이미지라는 뜻이기도 하니까.
"어떻게 부반장 할 생각을 했어?"
"반장 하고 싶었는데, 떨어졌어요. 그래서 부반장이 되었어요."
"어떻게 반장 할 생각을 다 했어?"
"그냥, 뭐..... 상장 하나라도 타다 드릴라고......"
너의 대답을 듣고 엄마는 너무나 뜨끔하고 부끄러웠어. 너, 아빠랑 엄마가 하는 이야기를 들었구나!
몇 주 전이었지. 엄마는 아빠랑 거실에서 tv를 보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지인 카톡 프사에 상장이 올라왔다는 이야기를 했지. 엄마가 그때 무심코 했던 말을 들었구나. 들었어.
"남의 집 애들은 상장도 잘 타 오는데, 우리 집 애들은 어떻게 상장 하나를 안 타 오는지 모르겠어."
너, 이 말 들은 게지? 아휴, 정말 엄마는 아무 생각 없이 한 말인데 그 말이 우리 아들 가슴에 콕 박혔구나!
혹시나, 그 말에 상처를 받았다면 너무너무 미안해 아들아. 엄마는 정말 무심코 한 말인데, 무심코 한 그 말에 우리 아들은 신경이 쓰였구나. 그래서 반장 선거도 나가고, 뜻하지 않게 부반장도 된 게야.
네가 반장선거를 나간 것이 엄마한테 상장 하나라도 가져다주겠다는 마음이었다는 사실에 미안하면서도 참 기쁘다. (엄마 너무 뻔뻔한 것 같지...)
왜 기쁜 줄 알아?
네가 매우 건강한 아이이기 때문이야.
넌 정말 건강한 아이야. 물론 신체도 건강하지만, 정신이 참 건강해. 생각이 참 기특하고 이뻐.
네 나이 때의 엄마였다면 말이야. 그런 말을 한 엄마한테 삐져서 한 일주일은 말을 안 했을 거야. 일단, 다른 집 아이와 비교했다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쁠 테니까. 그런데 넌 삐질 수도 있었던 그 상황에 그 말들을 건강하게 씹어 삼켰어.
'보여줄게! 갖다 줄게! 상장!'
이렇게 말이야. 그러니 네가 당장 상장을 받아올 수 있는 것이 반장선거였겠지. 반장이나 부반장이 되면 임명장이라는 상장을 주니까.
아들, 엄마는 너무나 감동이다. 참 기쁘다. 엄마의 말실수에 화를 내거나 꽁해 있지 않고, 건강하게 씹어 삼켜줘서! 아무튼 넌 엄마한테 상장을 가져다줬어! 그리고 생각했겠지.
'엄마, 부러워하지 마! 엄마 아들도 상장 가져왔어!'라고 말이야.
아들아, 건강하게 잘 커줘서 너무나 고마워. 혹시나 살면서 엄마 아빠가, 혹은 다른 누군가가 네 마음에 작은 상처라도 준다면 지금처럼 건강하게 씹어 먹어줘. 건강하게~!! 이번처럼 정말 상장을 타 오지 않아도 돼. 그냥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리는 건강함도 괜찮아!
작은 상처에도 힘들어하는 내향인인 엄마는, 네가 참 부럽고 멋지게 느껴진다. 앞으로도 그렇게 커주면 더 이상 바랄 게 없을 것 같아.
우리 애들은 상장 하나 안 타오냐는 엄마의 말에 멋지게 부반장 임명장을 가져와 내민 너! 정말 멋지다! 잘 커줘서 너무나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