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럴 수 있어! 시험 못 볼 수 있어~

[엄마 공감 에세이] 엄마는 말이야

by 류혜진

새벽 1시 심지어 새벽 3시까지 공부하는 너를 보며, 아무래도 내가 대단히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녀석을 세상에 나오게 했다는 뿌듯함을 느꼈었지. 3주 전까지만 해도.


그래, 그럴 수 있어. 시험? 못 볼 수 있지! 엄마는 네가 공부를 잘 하면 좋겠지만, 못한다고 막 화가 나는 사람도 아니야. 왜냐구? 엄마도 공부 쪽으로는 자신 없었거든. 하지만 엄마는 핑계를 댈 수 있었지. 늘 들어온 레퍼토리겠지만 집이 가난해서 학원 문 턱도 가본 적이 없다는...


그런데 말이야.

아들! 넌 다르잖아. 너는 생후 17개월부터 유아 학습지를 했던 녀석이고 초등학교 1학년 때는 '사고력 수학 학원 보내냐'는 소리를 들을 정도로, 전폭적인 지지와 능력을 보였다구!


어디서부터 잘못된 것일까?

굳이 과거를 더듬어 원인을 찾아보니, 역시나 코로나 때 학원을 중단했던 것이 가장 마음에 걸리는구나! 그래 맞아! 코로나 때문이야!~ 그렇지? 너도 그렇게 생각하지?


그런데 말이야!

그럼에도 불구하고 엄마는 마구 화가 난다. 나는 아빠가 널 모함하는 줄 알았어.


"저 녀석, 공부한다고 늦게까지 앉아 있기는 하지만 핸드폰 계속 쳐다보던데?"

아빠가 이런 말을 전해도, 엄마는 오히려 너를 두둔했지. 내 아들 모함하지 말라고.


하, 그런데 네가 얼마 전 고백했지. 공부한다고 새벽까지 앉아 있기는 했지만 핸드폰을 본 시간이 더 많다고!! 너무 쉽게 고백하는 너를 보며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엄마의 뇌회로는 잠시 정지되었었단다.


그리고 이렇게 뒤늦게 화가 나는구나!

엄마는 너를 믿었어. 그래서 우리 아들이 그럴 리가 없다고 강력하게 항변을 했지.


너도 네 자신이 통제가 안되는거구나! 그래, 엄마도 그런데 너도 그랬겠지. 핸드폰과 컴퓨터가 옆에 있고 친구들이 자꾸 톡을 보내는데 공부에만 집중하기 어려웠을게야. 엄마도 그 심정 이해한다. 하지만 방해가 되면 밖에 내놓으라 했을 때, 어려운 단어 검색할 때 필요하다고 그랬지. 엄마는 또 그 말에 수긍했다. 디지털 세상에 핸드폰으로 검색하는 것이 당연하니까! 하지만 엄마는 바보같이 간과한게 있었어! 너는 아직 청소년이라는 것! 아무리 주체성을 인정해줘야 하는 하나의 인격체지만, 유혹 앞에 무너지는 인간이라는 것!


"공부 하기 싫어? 그럼 학원 다니지 말까?"

엄마가 물었을 때, 다닐 거라고 했지. 그런데 엄마는 네가 정말 어떤 꿈을 향해 학원을 가는 것이 아니라, 뭐라도 해야겠기에 불안해서 간다는 것으로 들리더구나!


맞니? 그런 거지?

물론, 엄마가 잘못 예측했다면 미안하다. 하지만 엄마는 네가 공부에 뜻이 없고 꿈도 없이 학원만 다니는 것은 더 못견디겠어. 아니, 못견딘다고 어떻게 할 것은 아니지만 그냥 안타까워.


아무튼, 네가 빨리 꿈을 아니 원하는 직업을 찾고 그 직업에 필요한 공부에 집중했으면 좋겠다. 뭐든, 네가 하고 싶은 것을 찾는다면 너무 좋을 것 같아. 새벽까지 학원 숙제를 하는 것이 중요한게 아니야. 네가 진짜 하고 싶은 일, 갖고 싶은 직업에 필요한 공부를 하는 것이 중요한 거야!


성적 가지고 뭐라고 하는게 아니라, 네가 진짜 네 삶에 대해 주체성을 갖고 뚜벅뚜벅 걸었으면 좋겠다. 아들, 우리 힘내자. 다행히도 네가 이틀 전에 핸드폰 밖에 두고, 컴퓨터 모니터도 밖으로 빼서 이번에는 정말 믿어보자 싶다. 아무튼 유혹이 느껴지는 물건들을 밖으로 빼냈으니, 더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 어쨌든 그 결심만으로도 고맙다.


우리, 잘 지내보자. 네 미래를 위해 기도한다.



2022년 5월 13일

너를 응원하는 엄마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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