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엄마 공감 에세이] 엄마는 말이야

by 류혜진

아들아!

아들아!

아들아!


엄마는 말이야, 지금 너 5살때 사진을 보고 있다. 유치원 재롱잔치 때 찍은 독사진인데, 참 앙증맞은 표정과 포즈로 서 있는 널 보니 저절로 웃음이 지어진다. 이렇게 귀엽고 살가운 녀석이었는데.......


아들아, 그 때의 너로 다시 돌아가주면 안되겠니? 성장은 지금 이대로 쭉 잘 자라되, 그 때의 그 감성과 귀여움, 애교많던 5살의 너로 말이야.


역시나, 어렵겠지?

그래, 쉽지 않지. 엄마도 중학교 때를 떠올려 보면 저녁밥 먹고 방에 들어가 나오지를 않았었지. 그때는 숙제가 많고 해야 할 공부도 많아서라고 생각했지만, 사실 부모님과 말이 잘 통하지 않는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 이야기를 해봤자, 쥐어 박히는 소리나 듣고 잘못 말하면 혼이 났으니 말이야.


요즘 네 표정에서 답답함이 느껴지더구나. 엄마랑 대화할 때마다 어떻게 설명해야 좋을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말이야. 그 때마다 엄마는 조금 서운하고, 역시나 조금 답답하단다. 엄마 또한 네가 왜 이해를 못하는지 이해를 못해서 말이야.(아...우리 엄마 그러니까 너희 외할머니도 엄마한테 똑같은 감정을 느끼셨겠다는 생각이 드는구나.)


아무튼, 그건 그렇고.

며칠 전, '눈물의 햄버거 저녁식사' 기억나지? 네가 그 사건을 어떻게 느끼고, 어떻게 기억하게 될지 모르겠지만 엄마 입장도 이야기 해주고 싶어서 말이야.


그 날 저녁, 수학 학원에 간 너는 조금 많이 늦을 것 같다며 햄버거를 사갈까 말까에 대한 톡을 했지. 집 앞에 새로 생긴 햄버거로 저녁을 해결할 생각이었거든. 그래서 꼭 사오라고 너에게 전화를 했는데 아마도 수업시간이었는지 받지 않더구나. 그래서 톡으로 꼭 사오라고 했지. 그런데 문득, 왜 수학학원에서 더 있다가 오는지가 궁금해지더구나. 그래서 학원에 전화를 했고, 원장님으로부터 다소 충격적인 이야기를 들었어. 최근에 네가 학원 숙제도 소홀하고, 오늘은 책도 가져오지 않아 진도가 늦어지고 있다고 말이야. 게다가 최근, 수업시간에 어물쩍 넘어가려는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엄마는 갑자기 울화가 치밀어 올라왔단다. 매일 방에서 학원 숙제 한다고 앉아 있던 너를 떠올렸거든. 그 정도 앉아 있었으면 숙제는 당연하고 예습과 복습도 했겠다는 생각을 했었는데, 숙제를 하지 않았고 책도 안가져갔다는 말에 엄마는 그만 평정심을 잃었어.


그리고 두어 시간 후, 너는 햄버거를 사들고 집에 들어왔어. 그때 엄마는 빨래를 개서 네 방으로 가던 찰나였어. 그런데 나도 모르게 좋지 않은 표정으로 널 바라본 것 같아. 그때 네가 그런 엄마를 보고 한 말!


"뭘 째려봐!"

엄마한테, '뭘 째려봐?'라니.....


너무 기분 나쁘고 충격 받았다. 엄마가 네 친구는 아니잖니? '왜 화가 나셨어요?'가 정답이잖아.... 그렇지, 아들!


아무튼 그날, 너는 아빠한테 혼이 났고 울면서 방으로 들어가 처음으로 방문을 닫았어. 아빠랑 나는 그런 너를 바라보는 것도 마음이 좋지 않았어. 사람은 누구나 순간의 감정으로 실수할 수 있는 거니까. 그리고, 우리 모두 마음이 진정되었을 때 모든 것이 오해였음을 알게 되었지. 너는 그 날 숙제 제출하는 것인지 몰랐고, 책을 가져가지 못한 것은 실수라고 했지. 그리고 '뭘 째려봐'라고 한 것은 실수라고 했지. 그래, 엄마도 미안한 일이다. 열심히 노력하다 온 너를 보자마자 화가 난 표정으로 바라봤으니 말이다.


중2, 중2병 등. 중학교 2학년들에 대한 이야기가 참 많지. 그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내 아들은 중2병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 물론 지금도 그 생각은 변함이 없어. 다른 집 아이들 이야기 들어보면 대드는 아이들도 많으니까.


아무튼, 아들!

그 날 울면서 햄버거 먹느라 고생했지? 엄마도, 아빠도 마음이 편하지 않았어.

중2병까지는 아니더라도, 정서적으로 신체적으로 변화가 많아 혼란스러울 너를 엄마가 더 이해해주고 품어줘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너는 지금 변화하고 성장하는 시기니까. 어느 프로그램에서인가 오은영 박사님이 그러더라. 사춘기 때 부모에게 무조건 순종하지 않는 것은 어쩌면 당연한 일이라고. 지극히 건강한 과정이라고.


그래!

엄마는 우리 아들이 더 건강한 자아로 성장해나가는 과정이라 생각하기로 했어. 우리 아들도 이 시기를 잘 넘겨서, 우리 서로 좋은 관계로 잘 지내자. 엄마는 우리 아들 계속 믿어줄거야! 사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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