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쁘게 살기 프로젝트
사이다와 콜라를 좋아해 본 적이 없다.
시골에서 자란 나는 어릴 때부터 마신 음료는 수정과와 식혜가 전부다.
중학교 때, 친구들이 햄버거와 콜라를 마시길래 무심코 사 먹었다가 반도 넘게 남겼다. 목구멍을 따갑게 괴롭히는 콜라를 왜 마시는지 도저히 이해가 안 되었었다.
사회에 나와서도 마찬가지였다. 남들이 콜라와 사이다를 시원하게 마시는 모습을 보며 전혀 공감되지 않았다. 매우 한국적인 입맛을 가지고 있어서 일수도 있겠다.
지금도 피자와 스파게티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그래서 콜라와 사이다가 필요하다고 여긴 순간이 오지 않았던 것 같다. 물론, 다른 사람들과 함께 피자와 콜라를 먹을 때 함께 먹은 적이 있다. 콜라가 좋아서가 아니라 주변에 물이 없어서.
그랬던 내가 요즘 탄산수를 매일 한 병씩 마시고 있다. 식성은 얼마든 변할 수 있다지만, 탄산수를 마시는 순간 나는 행복하기까지 하다. 시원하게 목구멍을 지나가는 탄산수가 어지럽혀졌던 머릿속까지 맑고 깨끗하게 해주는 기분이다.
탄산수의 목 넘김과 콜라, 사이다의 목 넘김은 많이 닮았다. 지난날, 콜라와 사이다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이해하지 못했던 이유 중 하나가 목 넘김이었다. 목구멍을 따갑게 괴롭히는 목 넘김.
그랬는데.. 그랬는데... 이제 나는 그 목 넘김이 좋다.
참으로 시원하다. 겨울에도 시원하다. 스트레스가 시원하게 날아가는 기분이랄까?
하지만, 여전히 콜라와 사이다는 별로다. 목 넘김은 탄산수와 같지만, 그 달달한 끝 맛이 내 취향이 아니다. 달달한 것이 입 안 구석구석에 남아 갈증이 더 나기 때문이다.
탄산수는 그냥, 무조건 시원함만 안겨준다.
내가 탄산수를 사랑하게 된 것은, 6년 전 아이를 갖고부터다. 임신을 했으니 간단하게 맥주 한 캔도 할 수 없는 신세가 되어, 비슷한 탄산수를 마시기 시작했다. 그리고 6년째 함께 하고 있다. 이제는 술도 먹고 싶지 않다. 결혼 전에는 그 알딸딸한 기분이 좋아 마셨었는데, 지금은 그 알딸딸한 기분이 싫다. 머리 아픈 것도 싫고.
탄산수가 존재해서 기쁘다.
속이 답답할 때, 늦은 시간 무엇인가 먹고 싶을 때, 커피를 많이 마셔 대체로 마실 것이 필요할 때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녀석이기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