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새로운 공간에 적응하는 데에 6개월이 걸리는구나
구제주 집으로 이사온지 6개월이 되었다.
여기는 이도일동, 제주 공항하고 가까운 동네이고
동문시장 바로 앞이기도 하다.
아주 오래된 동네인만큼 안정감이 드는 곳이다.
처음 이사를 왔을 때, 마당 있는 집이 생기면 무엇을 할까?
내 수업공간을 어떻게 만들어볼까? 생각이 많았던 거 같다.
기회가 생겼으니 아무쪼록 잘 활용하고 싶은 마음
시간을 허투루 보내고 싶지 않은 마음이었다.
첫 3개월, 가장 극도의 스트레스를 받으며
1층 공간 인테리어부터 영어수업 세팅을 했다.
잠시도 쉴 틈이 없었다.
항상 조급하고, 뭔가를 하면 하는대로
하지 않으면 않는대로 마음이 불편했다.
인테리어, 홍보, 운영에 대한 고민으로 마음이 내내 분주했다.
오늘 느끼는 게 있다.
집이 집처럼 편안하다.
어디 가지 않고 집에 있기만 해도 좋을듯 하다.
처음엔 적응하기 힘들던 것들도 어느새 익숙해졌다.
밤에 잘 때에도 무섭지 않고
바람소리, 빗소리에 무섭지 않다.
생활 루틴에서도 어느정도 패턴이 생겼다.
나는 지금 안정감을 느낀다.
날짜를 계산해보니 이곳에 이사온지 6개월이 되었다.
집이라는 공간에서 이제야 안정감을 느끼는 나.
나는 무언가 새로운 공간에 이사를 오고
적응을 하는 데에 6개월이라는 시간이 걸리는구나
아무리 빨리 적응하려고 미리 준비하고
밤새서 머리를 싸매고 일을 해도
물리적으로 걸리는 시간이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
처음부터 그 6개월이라는 시간을
조급하지 않게 기다려줬으면 어땠을까?
조금 마음이 편안했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