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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누나 Jun 12. 2023

쿠싱에 대처하는 자세 - 2

견생 10살이면 아픈 곳이 생긴다 – 6

강아지에게 약 먹이는 법


쿠싱에 걸린 강아지는 병원은 한 달에 한 번은 꼬박꼬박 가야 한다. 부신 활성을 조절하는 약물을 먹어야 하는데, 꾸준히 먹는 게 중요하며 주기적으로 호르몬 검사를 통해 양 조절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 하루 두 번 약을 먹이는 데 그냥 사료에 뿌려주면 절대 안 먹는다. 그래서 가루와 한 티스푼 정도의 물을 섞은 후 주사기에 넣어 코코 입에 넣어 준다. 이때 먹기 싫다며 내 팔에 얼굴을 쏙 숨기고 안 먹으려 하는 귀여운 모습은 덤이다.

 

물양이 한 티스푼인 이유는 너무 많은 물을 넣으면 두 번 세 번 주사기에 넣어 주어야 하는데 강아지도 힘들고 보호자도 힘들다. 한 티스푼 물이면 딱 한 번만 주사기에 넣어 먹일 수 있는 양이된다.


병원에서 한 달치 약을 받아온다. 간 길에 외부구충제도 사 왔다.


중요한 연장, 주사기


코코가 새끼 때 아파서 약을 먹은 적이 있었다. 그때 약 먹이는 게 최대 고비였다. 아무것도 모를 땐 사료에 뿌려줘 봤는데 아예 안 먹어 당황했었다. 그 이후로는 간식에 섞어주는 방향으로 바꿨는데 문제는 간식 때문에 살이 찐다는 거였다. 포메라니안의 평균 몸무게가 3kg을 잘 넘지 않는데 우리 코코는 훌쩍 넘어 토실토실해서 계속 간식에 주는 건 고민되었다.


그러다 우연히 주사기를 사용하면 편하게 먹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 문제는 주사기가 처음 사용하면 부드럽게 잘 작동하지만 아무리 씻어도 내부에 약이 쌓이다 보니 며칠 지나면 뻑뻑해진다. 그래서 한 달에 한 번 약 받을 때 반드시 주사기를 달라고 한다.


약의 긍정적 효과


약을 먹고 난 이후 가장 큰 변화는 코코의 몸무게다. 의사 선생님은 지금까지 코코가 살이 잘 안 빠졌던 게 쿠싱 때문이었으며 약을 먹으면서 빠질 거라고 하셨다. 솔직히 믿음은 안 갔는데 웃기게도 약을 먹고 나서 코코 몸무게가 1kg이나 빠졌다. 물론 아직도 통통해서 더 빼야 하지만 이전에 하나도 빠지지 않았던 걸 생각하면 큰 변화다.


게다가 보호자의 심리적 안정감도 있다. 약을 안 먹였으면 코코에게 언제 무슨 변화와 아픔이 올지 몰라 불안했을 텐데 적어도 약 하나로 안심할 수 있었다. 그래서 뱉어내지 않고 약을 잘 먹고 삼키는 코코에게 너무 고맙다. 순둥순둥하게 잘 먹고 배를 드러내고 자는 그 평화로움을 보면 어찌나 행복한지 모른다.


그리고 고맙다. 잘 버텨줘서.


코코가 아프지 않고 평화롭게 자는 모습을 볼 때면 행복하다.


약의 부작용?


그런데 마음 아프게도 쿠싱 약을 먹고 코코는 습진으로 꽤 고생했다. 살이 빠지고 나서 어느 날인가부터 등 쪽에 털이 빠지고 습진이 생기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두 군데로 시작했는데 점차 번지더니 급기야 입 주변에도 나기 시작했다. 한 번 번지니까 정신이 없었다. 병원에 가서 물어봤다.


이거 쿠싱 약 부작용 아니에요?”

“아니에요. 오히려 약이 잘 받는 거예요.”


잘은 모르겠는데 원래 노견의 강아지에게 습진은 흔하게 나는 증상이라고 한다. 지금까지 코코 몸에 과도하게 분비된 스테로이드 때문에 괜찮았는데 정상적으로 작동하면서 노견에게 나타나는 증상이 하나씩 보이기 시작하는 거란다. 그러면서 약과 연고를 추가로 처방해 주었고 더불어 약용샴푸를 쓰면 좀 나아질 거라고 했다.


그때부터 우리 집은 쿠싱과 함께 습진과의 전쟁을 시작했다.





▶ 다음 편에 계속

▶ 사진 출처 : 픽사베이 & 개인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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