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과 잠사이

특별히 특별한 여름밤

by 션샤인
1594888972054.jpg https://music.bugs.co.kr/album/20270357


본격적인 여름이 되면서부터 일찍 잠을 청한다.


다운로드하여 두었던 책을 읽기 모드로 바꾼다.

친절한 “민수”씨가 책을 읽어 내려간다. 볼륨을 낮췄다.


깨어나니 새벽 3시 40분, 다시 잠을 청한다.

깨어나니 새벽 4시 50분, 다시 잠을 청한다.

아침이라 하기엔 이르고 새벽이라 하기엔 늦은 6시 즈음… 영혼 없는 민수 씨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려온다.

민수 씨는 450페이지가 넘는 책을 거의 모두 읽었다.

내용 중 생각나는 게 거의 없는 걸 보니 바로 잠든 것 같다.


'잠을 자는 동안 나의 무의식이 잘 듣고 있지 않았을까. '

생의 어느 한순간 잠결에 들은 책 내용이 기억났으면 좋겠다는 엉뚱한 생각을 한다.


여름이 되면서 온전히 잠만 자는 시간이 줄었다. 잠이 깨는 중간에는 주로 읽는다.

가십 거리도 읽고, 뉴스도 읽고, 책도 읽고… 예전에 써 놓은 글도 읽고 사진도 읽는다.


강렬한 꿈에서 깨어나는 날에는 꿈에 대해 골몰히 생각하는데, 시간이 멈췄다가 순간 이동을 한다.

나라는 존재가 꿈속으로 들어간 것인지, 꿈속에 있는 존재가 현실을 꿈꾸듯 살아내고 있는 것인지…

내가 진짜 나인지 의심하게 만드는 잠 못 이루는 혼자만 아는 시간.


여름밤의 잠과 잠사이의 간격은 나를 꿈에 가두고, 여름밤에만 어울리는 차원으로 빠져들게 한다.

약간의 피로감이 느껴지는 여름날 일상의 끝자락, 여름밤의 하이라이트!


“우리는 꿈의 재료이며 우리의 짧은 인생은 잠으로 둘러싸여 있다 “ 셰익스피어


특별히 특별한 잠과 잠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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