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1월 22일

꼭 29번의 잠 - 25 로마 산타마리아마조레&산조반니인라테라노대성전

by 윤에이치제이

꼭 24번의 잠, 로마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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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느 유럽과 비슷하게 일요일 로마의 거리는 한산하다

관광객이 넘쳐나는 주요 관광지나 광장이 아니라면

이곳 로마에 사는 사람들의 흔적은 오히려 주말이면 거리에서 실종된다


그들의 안식일에 나 역시 아무것도 하지 않아 볼까 생각하다가

주말에는 집에 있기 아까운 습관적 초조함 때문에

결국 집을 나선다 대신 가깝다는 이유로 여태껏 미뤄뒀던

지척에 있는 두 교회를 오전과 오후에 간격을 두고 다녀온다





다니는 길마다 눈에 띄는 그 수많은 교회들을 다 가볼 생각은 아닌데도

지금까지 간 교회들을 꼽으려면 이제 손가락이 모자랄 것 같은데도

오늘 또 성큼 발을 들인 교회에서도 어김없이 경이로운 마음을 가지게 된다


산타마리아 마조레 대성전

Basilica di Santa Maria Maggiore

수없이 지났던 떼르미니 역에서 바로 바라보이는 이 대성당은 자칫 로마의 중심부로

들어가기 바빠 놓쳐버리는 경우도 있지만 떼르미니 역에 도착했다면 가봐야 할

로마의 4대 성당 중 하나이다 미켈란젤로가 설계한 예배당과 수많은 예술품이 보존되어 있고

아주 멀리서 관망해야 제대로 볼 수 있을 정도로

한 번에 카메라 앵글에 담기 어려울 정도로 크기부터 압도적인 대성당은

로마에 도착한 첫날 나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지만 언제든 올 수 있다는

이유로 지금까지 순번을 미뤄오다 오늘에야 오게 되었다


산 조반니 인 라테라노 대성전

Basilica di San Giovanni in Laterano

집에서 겨우 트램 1 정거장 거리에 있고 산책 삼아 걸어서도 충분할 만큼

가까이 있는데도 지속적으로 창 밖으로 보이는 풍경으로만 지나쳤던 대성당을

그래서 오늘은 해가 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버스에서 지체 없이 내려

산 조반니 광장을 가로질러 이곳으로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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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오늘은

오전에 떼르미니 역으로 이동해 검문을 받고 대성당을 둘러본 후

빌라 보르게세 숲의 정원 벤치에 앉아 오래 멍하니 있다가

나보나 광장으로 가서도 분수 앞에 앉아 또 오래 멍하니 있었고

해가 지려할 때 산 조반니로 가기 위해 버스를 탄 게 다다

거기에 굳이 뭘 했다 싶은 일 한 가지를 더하자면

81번 버스는 창 밖으로 보이는 거리의 풍경이 유난히 예뻐서

짧은 비디오 모드 촬영본을 3개 남겼다


처음 맞는 일요일이 아닌데도 오늘은 흐린 날씨 때문인지

을씨년스러운 배경 따라 마음도 꾸물꾸물 표정도 꾸깃꾸깃해졌다

그렇지만 또 심각하게 우울한 기분이었던 것은 아니다

얼마 남지 않은 시간이 촉박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오히려 점점 늘어지는

오늘과 같은 마음과 태도, 왜인지는 잘 모르겠다


하루를 이렇게 보내는 것에 죄책감이 들지는 않았다는 사실 말고는

딱히 떠오르는 생각도 없는, 조금 이상한 날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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