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9번의 크리스마스 - 10 밤베르크 당일치기
꼭 10번의 잠, 당일치기로 도착한 소도시에서의 열 번째 크리스마스
Bamberg
밤베르크
도시의 이름마저 동화에서 읽힐 법한 명칭의 발음을 가진, 밤베르크, 밤베르크..
자꾸만 입에 넣어 굴리고 싶은 네 글자를 반복해서 소리 내 본다
어감은 예고편과도 같아서 실제 도시에 도착했던 순간부터 다리를 건너고 완만한 골목골목을
천천히 오를 때 도시는 소장하고 싶은 아담하고 귀여운 이미지를 유감없이 뽐낸다
밤베르크
am10:49분 출발 시간을 기다리는 플랫폼에서 역시 매번 설레고 마는 기차여행을 앞두고
그림자마저 발랄하다 100% 아라비카 원두 맥카페라는 이미 아는 이름의 맛도 향기롭게 음미하게 되는
밤베르크라는 이름의 마법
밤베르크
in Germany에서 made in Japan 연필을 구입하는 허튼짓을 하고도 웃음으로 승화시킬 수 있는
한정된 시간 동안 오늘의 일정을 완수해야 한다는 압박감으로 눈물을 머금고 유혹을 뿌리친 채 직진해야 했던
밤베르크
오랜 아름다운 골목 돌길의 끝에 이르러 만난 언덕의 광장과 오랜 시간이 응축된 건물과 교회
무엇보다 통일된 지붕과 색감으로 존재감을 드러내는 작은 도시가 빼곡 빼곡 내려다보이는
그 지점에서 깊은 감동으로 얼얼해지는 느낌은 오래도록 사그라들지 않았다
밤베르크
모두가 최종 미션을 마친 듯 왔던 길을 다시 내려갈 때 우리의 호기심은 용감하게 방향을 틀어
골목 옆으로 난 비포장의 산길을 주목했고 생각보다 몸이 먼저 이를 따르고 있었다
금방일 줄 알았던 길의 끝을 40여분 후가 지나서야 만났고 그곳에는 홀로 도시를 지키는
외로운 수문장을 연상시키는 성벽과 타워가 땅과 하늘의 사이에서 단단하고 야무지게 서 있었다
밤베르크
수고하지 않은 자는 결코 나눠가질 수 없는, 인생에서 단연, 이라는 수식을 붙일만한,
해 질 녘의 경이로운 장면을 내게 허락한, 특정 짓지는 못할 무언가를 향해
감사의 마음이 끝없이 몽글거린다
밤베르크
이른 아침 간단히 요기를 하고 출발한 뒤부터 그곳의 풍경과 공기와 감동에 배불러 진짜 허기도 잊었다가
돌아가는 기차 시간보다 여유를 두고 내려온 길에서야 따뜻한 불빛과 음식과 냄새에 온 몸이 반응한다
어떤 정보가 없었지만 지금까지의 독일식 식사 경험과 직감을 믿고 들어간 레스토랑은 역시
현지인들로 가득 차 있었지만 이미 그런 건 아무렇지 않았으므로 기개 좋게 따뜻한 수프와 포크 요리와
맥주를 주문해 배를 채우며 짧은 밤베르크에서의 아쉬운 시간을 오래 이야기한다
결국 다시 돌아왔을 때 다른 날보다 피곤이 쌓인 오늘이지만 바로 잠들지 못한 것은
이제 두 번째 이별을 앞두고 있기 때문이다 또다시 떠날 두 번째 도시에서 매콤한 라멘 요리를
끓여 앞에 두고 이 도시에 대한 이야기와 우리의 지난 여행에 대해 수선스런 밤을 보낸다
세 번째 도시에 이르게 되면 이렇게 오래도록 생각과 감정을 나눌 기회 없이 곧
친구와의 이별을 앞두고 있으므로 오늘 밤의 수다는 나에게 좀 더 소중하다
출발 시간을 앞두고 이미 기차의 칙칙폭폭 리듬에 맞춰 콩닥콩닥
이곳은 반드시 당도해야 해 후회하지 않으려면
주말의 파머스 마켓 + 크리스마스 마켓
아름다운 강 풍경을 담은 다리를 건너 밤베르크 중심으로
걸음마다 자꾸만 발길을 붙잡는 골목골목을 겨우 오르고 올라 + 그 끝 광장에 서다
용기 있는 호기심이 이끈 길을 따라 더 더 높은 곳으로
멀리 높이 홀로 서 있는 수문장 성의 또 가장 높은 꼭대기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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