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9번의 잠 - 15 로마 두번째도서관+목감기악화+그게전부인하루
꼭 14번의 잠, 로마 1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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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부터 심상치 않았던 칼칼한 목 상태가 악화됐다
잘 견디나 싶었는데 감기에 걸리고 말았고 오늘은 더 심해졌다
꿀물을 타 먹고 비타민을 열심히 챙겨 먹는다
실상의 일상에서 건너와 축소된 일상을 사는 동안은 딱히 더 좋은
방법이 없다 내가 소유한 것이 이곳엔 너무도 없다
오후부터 시작해 며칠 동안 비 예보가 있다
그래서 개 산책 담당인 아저씨가 일찌감치 그 일을 수행하러 가는 바람에
오늘 아침 식탁에는 아주머니가 함께 있다
어색하거나 심심하지 않게 이것저것 물어 주시고 궁금한 것도
잘 알려주시는데 이 대화가 좋다 역시 나는 아주머니 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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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여기저기 쏘다니지 않고 방문증도 끊었겠다
그걸 기념으로 만든 게 아니니 도서관에 가기로 했다 노트북을 챙겼다
우산도 잊지 않고 챙겼다
어디론가 그들의 일상을 지내러 바삐 움직이는 사람들 틈에서
나도 오늘은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시간을 보낸다
두 번만에 지정석이 된 통창 앞 좌석에 앉아
비가 온다는 예보가 적중해 이 창을 통해 비 내리는 풍경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면서 할 것을 하는 와중에도 가끔씩 고개를 들어 창밖을 확인한다
창가 쪽보다는 중앙 쪽이 좀 더 따뜻하겠지만 제법 쌀렁해도 창가를
포기할 수는 없다 그 때문에 옷도 따숩게 잘 챙겨 입고 왔으니
아쉽게도 정오로부터도 세 시간이 지나고도
비가 올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네다섯 시간을 자리에 앉아 꾸준히 할 일을 했고 감기로
몸이 고생 중이니 이만 집으로 돌아가야겠다고 결정한다
(비는 돌아오는 중에야 보슬보슬 정도로 내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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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램을 타러 가는 길가에는 오늘도 귀여운 앞태와 뒤태가
발견된다 이걸 자꾸 사진으로 소장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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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으로 돌아오는 길은 어느새 이렇게 익숙해졌고
거의 전용 이동수단이 된 3번 트램과 14번 트램이 지나는
아치형 돌벽(?)이 있는 (이 또한 오래 역사가 남긴 무엇이겠지)
길목이 보이면 내 공간으로 돌아가기 위해 내릴 준비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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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오자마자 기침은 더 심해졌고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조치를 끝낸 후에 이불속으로 몸을 숨겼다
이로써 오늘 오후와 밤의 일정은 전무하다
pm4시경부터 시작된 잠과 깸과 잠과 깸의 반복 사이에서
오늘의 나머지 모든 시간과 내일의 이른 모든 시간이 지나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