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가 제일 쉬웠어요.
10대, 20대에는 다이어트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꽤나 정해져 있습니다. 분명 학교에서 같은 급식을 먹고, 친구들과 매점에서 같이 빵을 사 먹는데 누구는 살이 찌고 누구는 살이 안 찌기 때문이죠. 정말 빡치는(?) 일입니다. 엄청난 대식가임에도 살이 잘 찌지 않는 친구들을 보면, 그 허탈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우리는 물만 먹어도(?) 살이 찌는데 말이죠.
하지만 30대가 접어들면 얘기가 달라집니다. 다이어트와는 1도 상관없을 것 같던 친구들도 서서히 살이 찌고 다이어트를 시작합니다. 어떤 친구들은 비만으로 인해 성인병에 걸리기 시작합니다. 이제 다이어트는 살이 잘 찌는 체질(?)의 사람들만의 문제가 아니라, 모두의 문제가 되기 시작합니다. 헬스장을 다니고, 식사를 조절하고, 미디어에서 노출되는 각종 다이어트 방법을 시도합니다. 다이어트는 고통스럽고, 힘든 과정이기 때문에 이를 악물고 하다가도 치킨 한 방에 제자리로 돌아옵니다. 끝없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다이어트는 정말 이렇게 힘들어야만 할까요?
저도 다이어트가 엄청나게 힘들고 숨 막히는 과정이라고 생각해왔습니다. 하지만 방법을 제대로 알고 나니, 다이어트는 오히려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 되었습니다. 다이어트는 정확하기 때문이죠. 세상만사는 정확하지 않습니다. 일도 사랑도 사람 관계도 1+1=2 가 아닙니다. 절대 내 마음대로 되지 않고, 운도 따라야 하고, 열심히 노력해도 처참한 결과를 맛볼 때도 있죠. 하지만 다이어트는 정확히 1+1=2입니다. 한 치의 오차도 없습니다. 몸은 절대 우리를 속이지 않습니다. 뇌가 우리를 속일 뿐이죠. 몸과 뇌를 이해하면 다이어트는 식은 죽 먹기입니다. 우리는 내 몸과 뇌를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에, 다이어트가 힘들게 느껴지는 것입니다. 절대 자신의 의지가 약하거나, 다이어트 자체가 어려운 것이라고 생각해선 안됩니다. 이제 다이어트는 세상에서 제일 쉬운 일이 될 것입니다.
다이어트를 설명하기 앞서 제 소개를 드리겠습니다. 저는 1986년생 3월 17일에 태어났습니다. 어렸을 때부터 비만의 조짐이 있었으나, 초등학교 때까지만 해도 봐줄 만한 통통한 아이였습니다. 하지만 중학교에 입학하고 사춘기가 시작되면서 비만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살았습니다. 중학교 때까지는 경도비만 정도였지만, 고3에 가까워질수록 중등도 비만, 고도비만의 고지에 다다랐습니다. 키도 같이 크겠지라는 막역한 기대감은 177cm에서 멈춰버렸고, 경악할만한 사실은 30대를 접어드니 176cm로 키가 줄었습니다. OTL. 친구들과 방학 때 헬스장에 다니기도 했지만, 운동은 설렁설렁하고 집 가는 길에 떡볶이를 사 먹었던 기억이 나네요. 성인이 되고 나서도 친구들과 간혹 헬스장에 가긴 했으나, 집 가는 길에 치맥의 유혹을 거부할 순 없었습니다. 군 입대를 하고 나서 우연히 군부대를 수색중대로 배정받게 되었고, GP(현재는 폐쇄된 DMZ 내 경비초소)에 근무하면서 살이 초고속으로 빠지기 시작했습니다. GP는 산꼭대기에 위치하고 있는데, 도로 정찰을 하기 위해 매일 산을 오르락내리락해야 했기 때문이죠. 살면서 가장 날씬한 상태가 되었고, 전역하고 나서도 꽤 오랫동안 몸매를 유지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회사를 다니면서 조금씩 살이 오르기 시작했고, 결정적으로 공부에 욕심이 생겨 편입을 준비하면서 저의 몸무게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1년 동안 고시원에 살면서 편입학원만 왕복하며 공부하면서 쌓인 스트레스와 편입학에 대한 불안감은 식욕으로 이어졌고, 주말엔 파파존스 피자 한판과 사이드 메뉴를 시켜 먹으면서 열심히 살을 찌웠습니다. 무사히 대학엔 입학했지만, 뚱뚱한 사람으로 대학에 입학하니 대학의 낭만이 반감되는 느낌이었습니다. 살이 쪘다 빠졌다를 반복한 분들이라면 공감하시겠지만, 살이 쪘을 때와 살이 빠졌을 때 사람들이 나를 대하는 태도나 말투는 상당히 차이가 있습니다.
어딜 가나 그렇겠지만, 유난히 한국사회는 외모에 관대하지 못합니다. 첫인상으로 사람을 쉽게 판단하는 편이죠. 개인적인 저의 생각일 뿐이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하실 것 같습니다. 그런 사회 속에 살아가고 있기 때문에, 가장 가까운 사람들부터 외모에 예민하게 반응합니다. 다이어트에 대한 스트레스는 가족으로부터 나오는 것이 50% 이상이라고 봅니다. 모든 부모님이 그렇지는 않겠지만, 대부분의 부모님들은 자식이 살찌는 것에 대해 매우 경계합니다. 비만이 만병의 근원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사회생활을 하면서 사람들에게 무시받을까 봐 걱정하는 마음이 클 것입니다. 실제로 그렇기도 하죠. 하지만 부모님들이 보여주는 식습관과 생활패턴, 조언(?)등이 다이어트를 방해하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다이어트를 방해하면서, 다이어트를 하라고 스트레스를 주는 최악의 환경이 형성됩니다.
가정에서 뿐만 아니라 이성교제, 회사 면접, 교우관계 등에서도 비만은 꽤나 장애물이 됩니다. 이로 인한 스트레스는 무리한 다이어트로 이어지고, 다이어트는 세상에서 제일 힘든 일이 되어버립니다. 너무 힘들어서 금방 포기하게 되고, 자책하고, 스트레스로 폭식하고, 다시 무리한 다이어트를 하는 악순환이 계속됩니다. 그리고 어쩌다 다이어트를 어느 정도 수준까지 이뤄냈다고 하더라도, 방심하는 순간 요요가 찾아옵니다. 살을 빼기는 너무나도 어려웠으나, 하루 이틀이면 원상 복구되기도 합니다. 우리는 평생 이렇게 힘들게 살아야 하는 것일까요?
우선 다이어트는 어렵다는 공식을 깨야 합니다. 다이어트는 절대 어렵지 않습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것입니다. 우리의 몸은 먹고, 자고, 움직이는 것의 합계로 변화합니다. 어떻게 평소에 먹고, 자고, 움직이냐에 따라 몸짱이 될 수도 있고, 비만이 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입에 무엇을 집어넣고, 얼마나 오랫동안 잠을 자고, 어떻게 몸을 움직이냐를 결정하면 여러분의 몸의 형태가 그에 맞춰 달라집니다. 현재 몸의 상태는 이제까지 여러분이 입에 집어넣은 음식과 잠을 자는 시간, 몸을 움직인 결과일 뿐입니다.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닐뿐더러, 매우 정확한 계산에 의해 현재 몸의 모습이 만들어진 것일 뿐입니다. 문제는 무엇을 입에 집어넣어야 하고, 얼마나 잠을 자야 하며, 어떻게 몸을 움직이는지에 대한 자신만의 기준과 판단 근거가 없기 때문에 내가 원하는 몸이 아닌, 내가 원하지 않는 몸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핵심은 자신만의 기준과 근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여러분의 몸은 이 세상에 하나밖에 존재하지 않습니다. 여러분과 똑같은 몸은 75억 인구 중에 단 한 명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모두에게 통용되는 정답은 없습니다. 어떤 기후의 환경에 살고 있고, 어떤 음식문화를 가진 나라에 살고 있고, 자신의 삶의 패턴과 개개인의 소화 능력에 따라 내가 먹을 음식과 자는 시간, 몸을 움직이는 방법을 결정해야 합니다.
3가지만 올바르게 결정하면 자유자재로 우리의 몸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첫 번째, 음식입니다.
3가지 중에서 식사는 몸을 변화시키는 요소 중 80%를 차지합니다. 식사가 전부라고 봐도 무방합니다. 먹는 것을 결정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먹는 것을 올바르게 결정하지 못하면 자는 시간과 움직이는 방법을 아무리 열심히 해도, 변화하기 어렵습니다. 하지만 먹는 것만 올바르게 해도 자는 시간이 부족하거나 움직임이 적어도 충분히 몸은 변화합니다. 음식을 선택하는 기준은 어렵지 않습니다.
자연음식을 섭취하면 됩니다. 자연음식의 반대말은 가공음식입니다. 자연으로부터 만들어진 순수한 음식만을 섭취하면 됩니다. 가공음식은 사람 또는 기계에 의해 변형된 음식을 말합니다.
자연음식: 자연에서 그대로 채취한 각종 식품류.
가공음식: 자연음식을 원래의 모양과는 다르게 화학적으로 변형한 음식
자연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고기, 생선, 달걀, 쌀, 고구마, 감자 등 자연의 모습 그대로 유지된 음식입니다.
가공음식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과자, 치킨, 떡볶이, 콜라, 돈가스 등 자연음식이 새로운 형태의 음식으로 완전히 변형된 음식을 말합니다.
우리는 가공음식 때문에 살이 찝니다. 비만의 원인은 가공음식을 과도하게 섭취하는 데 있습니다. 반대로 가공음식 섭취를 제한하면 살이 빠집니다. 다이어트의 핵심은 가공음식을 먹지 않는 것입니다. 어렵나요?
여기에서 여러분은 선택을 하면 됩니다.
대한민국 헌법은 행복추구권을 보장하고 있습니다. 가공음식을 먹고 살이 찌는 것이 행복한지, 가공음식을 먹지 않고 다이어트를 하는 것이 행복한지 선택하면 됩니다.
가공음식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순 없습니다.
다시 한번 말씀드리지만, 가공음식과 다이어트는 병행될 수 없습니다.
아직 이해를 못하시는 분들도 있을 수 있어 다시 한번 더 말씀드립니다.
다이어트를 하려면 과자, 치킨, 떡볶이, 콜라, 돈가스 등 가공음식을 먹으면 안 됩니다.
반드시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합니다.
자, 이제 모두 이해하셨으리라 생각합니다.
선택하셨나요?
다이어트를 선택하셨다면, 계속 저와 함께하시면 됩니다.
만약 가공음식을 선택하셨다면, 이후의 내용은 무의미합니다.
제가 했던 얘기는 모두 잊으시면 됩니다.
세상에서 제일 쉬운 다이어트를 선택한 여러분은 위대한 결정을 내리셨습니다.
이제 여러분은 다이어트 지옥에서 벗어났습니다. 이제 가공음식을 먹지 않기로 결정한 여러분은 50%를 달성한 것입니다. 나머지 50%를 채우면 여러분은 자신의 몸을 자유자재로 변화시킬 수 있는 사람이 됩니다.
다소 허무하다는 느낌이 드실 수도 있겠지만, 실제로 비만의 원인은 가공음식 섭취가 100%입니다.
사람들이 가공음식을 포기하기 힘든 이유는 지나치게 맛있게 만들어진 음식이기 때문입니다.
저도 가공음식을 좋아합니다. 가공음식을 싫어하는 사람이 있을까요?
문제는 가공음식이 지나치게 맛있게 만들어졌다는 것입니다. 지나치게 맛있어서 자연음식을 맛없게 느껴지게 합니다. 사실 자연음식도 맛있는 음식인데 말이죠.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생선 등 이런 음식들이 맛없는 음식인가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적절히 조리하면 정말 맛있는 음식이 되죠. 하지만 가공음식을 이길 순 없습니다. 가공음식은 배달의 음식이나 요기요 어플을 켜서 주문하면 30분이면 편하게 배달받아먹을 수 있고, 맛도 다양하고 맨날 먹어도 질리지 않습니다. 햄버거, 치킨, 콜라, 돈가스. 머릿속에 떠올리기만 해도 행복해지는 음식입니다. 하지만 절대 이런 음식을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할 순 없습니다. 지나치게 맛있는 음식은 우리 몸에 해롭습니다. 정신적으로도 매우 해롭습니다. 지나치게 좋은 맛은 우리 뇌를 속입니다. 이걸 먹어야 행복해질 수 있다고 머릿속에 잘못된 인식을 심어놓습니다.
치킨을 먹어야 행복할 수 있어.
피자를 먹어야 행복할 수 있어.
햄버거를 못 먹으면 불행할 거야.
치킨에 콜라를 못 먹으면 미쳐버릴 거야.
이렇게 계속해서 뇌를 조작합니다. 맥도널드, 파파존스, 코카콜라 등 가공음식 프랜차이즈는 이 사실을 매우 잘 알고 있습니다. 이러한 메시지를 좀 더 그럴듯하게 광고로 만들어 여러분에게 선사합니다. 침이 꼴깍 넘어가는 치즈가 주욱 늘어나는 피자 사진과 영상을 잘생기고 예쁘고, 몸매가 탄탄한 배우들이 먹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광고는 마치 이렇게 속삭입니다.
'봐봐. 이렇게 몸매가 예쁜 사람들도 먹는 맛 좋은 음식이야.'
그러면 여러분들이 무의식적으로 그 메시지를 받아들입니다. 그리고 배가 고프면 피자, 햄버거, 치킨이 첫 번째로 떠오르는 음식이 됩니다. 친한 친구를 만나서 기분이 좋거나, 시험기간에 스트레스를 받거나, 회사에서 회식을 할 때 떠오르는 음식의 1순위는 가공음식이 됩니다. 먹기 편하고, 누구나 사랑하는 음식이기 때문이죠. 함께 웃으며 즐겁게 먹습니다. 다이어트를 하고 있지만, 나만 안 먹을 순 없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손이 갑니다.
'하나만 먹어야지.'
절대 하나만 먹을 수 없습니다. 하나만 먹을 수 있을 정도의 맛이 아니거든요. 가공음식은 정말 지나치게 너무나도 맛있는 음식이기 때문이죠.
'세상에서 제일 쉬운 다이어트'는 연재로 진행되며, 다음 글에서는 구체적으로 음식을 고르는 방법에 대해 자세히 설명드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