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이라는 건 내게 도박과도 같고, 절대 해서는 안 되는 것 중 하나였다. 가족 중 한 사람이 주식으로 큰돈을 잃었고, 때문에 우리 가족 모두가 힘든 시간을 보냈다. 물론 현재도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아서 가족 구성원 모두가 열심히 일을 하며 살고 있다. 물론 일을 하는 것, 열심히 사는 것은 당연한 거지만 만약 주식으로 인한 상처가 없었다면 보다 여유로운 삶을 살고 있었으리라 확신한다.
'개미는 오늘도 뚠뚠'이 처음 나왔을 때, 나는 주식에 전혀 관심이 없었다. 홍반꿀이라는 별명을 가진 노홍철이 어떻게 돈을 잃었는지에 대한 짤만 보고 재밌다고 깔깔거리며 웃었던 기억은 나지만, 나와 관계없는 주식 이야기가 시작되면 바로 영상을 꺼버렸다. 그야말로 시간 낭비니까. 그러거나 말거나.
그러던 내가 현재 하고 있는 프로그램 팀원들을 만나게 되면서 우연한 기회에 주식이라는 것에 손을 대기 시작했다. 모두가 주식 이야기를 하고, 누군가는 수익을 얻었다는 말이 자꾸만 귓가를 때렸다. 적게는 몇 만 원부터 많게는 천 단위의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에 솔깃하지 않을 수 없었다. 어느새 나는 어플을 다운 받고, 계좌를 만들고, 돈을 입금 시키고 있었다. 많은 액수를 할 자신은 없어서 딱 백만 원을 넣어보았다. 그래, 잃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해보자!
그러나 뭔가 시작을 하면 대충 하는 걸 싫어하는 나는 생활 패턴을 오전 8시 반 기상으로 바꿨고 (평소에는 9시-10시 사이에 일어남), 경제 뉴스를 읽기 시작했고, 경제 라디오를 들으며 출퇴근을 하기에 이르렀다. 촬영 현장에서도 틈만 나면 어플을 열어 관심 종목의 흐름을 관찰하고 있었다. 살면서 관심도 없던 반도체, 자동차, 항공 등 다양한 회사가 뭘 만드는 회사인지,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파악하기 위해 노트를 펼치기까지... 소박하게나마 몇 주씩 주식을 사들이는 재미에 빠진 나는 점점 계좌에 돈을 붓기 시작했다. 물론 그래봐야 이제까지 부은 돈이 250만 원 정도지만, 최근 부수입이 생기면 가장 먼저 주식 생각을 하는 걸 보니 주식은 중독임에 틀림없다.
딘딘이 전문가들의 말은 듣지도 않고 자기 갈 길만 가는 모습을 보면서, 주식을 하기 전 나의 반응은 "왜 저렇게 호들갑이야? 사람 말 좀 들어라!" 였으나, 주식을 하고 난 후에 나는 "장이 마감하는데! 빨리빨리! 저 시간에 수익 난다잖아요!"라며 딘딘과 함께 발을 동동 굴렀다. 그렇게 남일 같지 않은 세 사람의 모습을 재밌게 지켜보던 중, 딱 꽂힌 내용이 있었다.
열심히 일해서 번 돈을 은행에 차곡차곡 쌓는 것은 시간이 흘러 물가가 상승하는 것에 비례했을 때, 움직이지 않는 내 돈을 지킨 것이 아니라 녹아내리게 만든 것이라는 말. 10년을 넘게 일하면서 차곡차곡 저금을 했지만, 수중에 쥐고 있는 돈의 액수가 크게 변하지 않음을 한탄했던 순간들이 떠올랐다. 물론 주식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위험부담을 안고 가는 일이기에 신중한 판단이 필요할 것이고, 녹아내리기 전에 내 손으로 흘려보내는 일이 발생할 수도 있으니. 하지만 나는 이 한마디의 말에 정신이 번쩍 들었다. 나름 돈 관리를 잘 하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나는 헛똑똑이였다.
어떤 방식으로든 투자는 필요하다. 나에게 맞는 투자 방식을 알아가는 시간이 필요하겠지만, 일단은 시작한 주식을 공부해보고 조금 더 도전해볼 계획이다. 아직 배워야 할 내용들이 많지만,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그리고 잃어도 끙끙 앓아눕지 않을 선에서 도전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