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로점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우연히 타로점을 보게 됐다. 촬영을 위해 섭외된 타로 선생님께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를 묻다가 얼결에 타로점을 보게 됐다. 다른 스태프들이 카메라 세팅을 하고, 누군가는 주변 정리를 하고, 출연자를 챙기고 있을 때 선생님과 마주 앉아 차분하게 타로점을 보는 나란 여자. 일종의 리허설이지, 절대 농땡이를 피운 게 아니다.
"가장 궁금한 게 뭐예요?"
"음... 연애 운이요!"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좋아하는 사람. 이 질문을 듣고 한참을 망설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후배가 점을 볼 때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다. 망설임 끝에 있다고 대답했고, 선생님은 카드를 펼쳐 보였다.
나는 답답한 일이 있거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가끔씩 타로점을 본다. 친한 친구가 타로점을 공부해서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본 적도 있고, 유튜브에서 가장 신뢰가 가는 타로 마스터의 영상을 가끔 보기도 했다.
100% 그 말을 믿고 전전긍긍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원하는 대답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 반대일 경우에는 애써 외면하게 된다. 그럴 리 없다면서.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몇 가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과거에 얽매이지 마세요. 과거는 흘려보내세요."
- 제가 과거에 연연하는 건가요? 지금 좋아하는 사람을 알게 된 지 2년이 넘었지만 그 사람이 과거의 사람은 아닌데요. 몇 번의 헤어짐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다시 연락하고 있는데요.
"그 사람은 당신을 친구나 동료 정도로만 생각해요. 그렇다고 감정을 재촉하면 안 돼요. 하지만 천천히 기다려주면 그 사람의 감정은 아주 조금씩 달라질 거예요. 결국은 잘 될 것 같네요."
- 저를 향한 그 사람의 감정은 친구나 동료였군요. 예전보다 오랜 친구처럼 편해지긴 했어요. 그런데 재촉하지 말라는 말이 정말 정확하네요. 제가 성격이 급해서 그 사람에게 안달 내기도 하고, 일 그만하고 놀아달라고 칭얼대기도 했거든요. 그럴 때마다 그 사람이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참아봐야겠어요. 아니, 그냥 제 삶도 바쁘니 최대한 신경을 끊어볼게요.
"그 사람은 연애에 서툴지만, 자존심이 강해서 티 내고 싶어 하지 않아요."
- 맞아요. 그 사람은 연애도, 감정 표현도 서툴러요. 그런 사람에게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랬던 거 같아요. 그걸 먼저 알았더라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았더라면 지난 시간이 힘들지 않았을 텐데. 힘들었어요, 그 사람과의 과거는. 그래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받아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다시 시작됐지만. 아, 이런 게 과거에 얽매이는 건가요? 그럼 저는 그 사람과 다시 연락하기 시작한 걸 후회해야 하나요? 그게 잘못된 걸까요?
그런데요. 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준비가 안됐어요. 마음이 아직은 그래요. 어떡하면 좋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