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 타로 카드

타로점을 보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by 몽상가 J

우연히 타로점을 보게 됐다. 촬영을 위해 섭외된 타로 선생님께 어떤 식으로 진행이 되는지를 묻다가 얼결에 타로점을 보게 됐다. 다른 스태프들이 카메라 세팅을 하고, 누군가는 주변 정리를 하고, 출연자를 챙기고 있을 때 선생님과 마주 앉아 차분하게 타로점을 보는 나란 여자. 일종의 리허설이지, 절대 농땡이를 피운 게 아니다.


"가장 궁금한 게 뭐예요?"

"음... 연애 운이요!"

"좋아하는 사람 있나요?"


좋아하는 사람. 이 질문을 듣고 한참을 망설였다. 그런데 옆에 있던 후배가 점을 볼 때 솔직하게 말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다며 솔직하게 말하라고 했다. 망설임 끝에 있다고 대답했고, 선생님은 카드를 펼쳐 보였다.


나는 답답한 일이 있거나, 중요한 결정을 앞두고 있을 때 가끔씩 타로점을 본다. 친한 친구가 타로점을 공부해서 친구 집에 놀러 가서 본 적도 있고, 유튜브에서 가장 신뢰가 가는 타로 마스터의 영상을 가끔 보기도 했다.


100% 그 말을 믿고 전전긍긍하는 스타일은 아니지만, 원하는 대답을 들으면 기분이 좋아지고, 그 반대일 경우에는 애써 외면하게 된다. 그럴 리 없다면서.


"시간이 별로 없으니까 몇 가지만 간략하게 말씀드릴게요. 과거에 얽매이지 마세요. 과거는 흘려보내세요."


- 제가 과거에 연연하는 건가요? 지금 좋아하는 사람을 알게 된 지 2년이 넘었지만 그 사람이 과거의 사람은 아닌데요. 몇 번의 헤어짐이 있었지만 그래도 지금은 다시 연락하고 있는데요.


"그 사람은 당신을 친구나 동료 정도로만 생각해요. 그렇다고 감정을 재촉하면 안 돼요. 하지만 천천히 기다려주면 그 사람의 감정은 아주 조금씩 달라질 거예요. 결국은 잘 될 것 같네요."


- 저를 향한 그 사람의 감정은 친구나 동료였군요. 예전보다 오랜 친구처럼 편해지긴 했어요. 그런데 재촉하지 말라는 말이 정말 정확하네요. 제가 성격이 급해서 그 사람에게 안달 내기도 하고, 일 그만하고 놀아달라고 칭얼대기도 했거든요. 그럴 때마다 그 사람이 힘들어했던 것 같아요. 참아봐야겠어요. 아니, 그냥 제 삶도 바쁘니 최대한 신경을 끊어볼게요.


"그 사람은 연애에 서툴지만, 자존심이 강해서 티 내고 싶어 하지 않아요."


- 맞아요. 그 사람은 연애도, 감정 표현도 서툴러요. 그런 사람에게 제가 너무 많은 걸 바랬던 거 같아요. 그걸 먼저 알았더라면, 그 사람에 대해 더 많이 알았더라면 지난 시간이 힘들지 않았을 텐데. 힘들었어요, 그 사람과의 과거는. 그래서 다시 연락이 왔을 때 받아주지 않으려고 했어요. 결론적으로는 다시 시작됐지만. 아, 이런 게 과거에 얽매이는 건가요? 그럼 저는 그 사람과 다시 연락하기 시작한 걸 후회해야 하나요? 그게 잘못된 걸까요?


그런데요. 저 새로운 사람을 만날 준비가 안됐어요. 마음이 아직은 그래요. 어떡하면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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