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 사이좋게 지내자

후배와 다투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by 몽상가 J

오늘 점심, 후배와 일 얘기를 하다가 아주 사소한 문제로 다툼(?)이 일어났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걸 공유하는 후배였기에 더 화가 났고, 후배의 화법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세운 계획을 무너뜨리는 게 너무 싫었고, 순간적으로 그동안 쌓였던 스트레스가 폭발했다.


후배와 통화를 끊고, 생각을 정리해서 메시지를 보냈다. 후배는 10분 뒤쯤, 메시지를 읽었지만 답을 하지 않았다. 2시간이 흘렀을 때 참지 못하고 한 번 더 메시지를 보냈다. 후배는 생각을 정리하느라 시간이 걸렸다고 했다. 후배는 생각을 정리해서 입장을 밝히면서도 조심스러워하는 게 느껴졌다. 나는 논리 정연하게 반박하려고 생각했던 문제들이 중요하지 않음을 깨닫고 후배에게 전화를 걸었다.


우리는 통화를 했고, 서로에게 사과를 하며 결국 울었다. 나이 꽤나 먹은 여자 둘이 뭐 하는 짓인가 싶어 나중에는 웃음이 터지기도 했다. 훌쩍거리다가 웃다가 난리부르스.


연애를 할 때도 종종 크고 작은 이유로 다투게 되는데, 이유를 막론하고 화해의 시간을 끄는 걸 싫어한다. (화해하는 법이 서툴러서 더 그럴 수 있다)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화가 풀리는 사람도 있지만, 그 시간을 너무 오래 끌면 도리어 오해가 깊어질 수 있다. 그래서 싸우고 연락을 안 받거나 잠수를 타는 사람을 만나면, 연애 초반 이 부분을 가장 먼저 합의 본다. 만약 시간이 필요하니 서로 생각할 시간을 갖자고 하면 그건 OK지만, 무작정 연락을 피하는 건 용납할 수 없다.


그런데 참 신기한 건 상대에 따라, 또 상대의 반응에 따라 내 반응이 급격하게 달라진다는 것이다. 내 입장이 분명히 있는데도 상대가 억지를 부리면 더 세게 악을 쓰게 되고, 상대가 미안하다며 자신의 잘못이라는 뉘앙스로 말하면 나도 모르게 자연 반성하게 된다. 내가 더 미안하다고. 강자에겐 극강자로 돌변하고, 약자에겐 끝없이 약자가 되는 것인가. 이게 무슨 놈의 태세 전환인지.


새해가 되고 밀어닥치는 일들 때문에 너무 바빠서 예민해진 것도 있다. 내려놓을 건 내려놓고, 일의 경중을 따져 적당히 하는 법을 연습해야겠다. 스스로 반성하는 하루가 되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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