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한 사람들의 최후를 논하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털어서 먼지 안 나오는 사람 없다'라는 말은 정확하다. 털어서 대왕 먼지가 나오기도 하고, 아주 소소한 먼지가 나오기도 한다. 보통 정치인들의 인사 청문회를 할 때 이 비유가 쓰이는데, 청문회라는 것이 어느 순간 자질을 논하는 자리가 아니라 '너 이제껏 어떻게 살아왔나, 구린 부분을 다 파헤치고 말겠어!'를 논하며 비 오는 날 먼지 날리게 털리는 자리가 되어버렸다. 물론 공적인 일을 하는 사람의 윤리적 자질을 판단하는 데 있어 과거 불법적인 일을 했는지를 확인해보는 것은 아주 중요한 문제이지만, 그것이 메인이 되는 게 맞는가 하는 생각이 든다.
오늘 친구와 유명세를 치른 사람들의 말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반짝! 하고 유명해진 사람들이 과거의 언행으로 인해 망해가는 과정을 보면 조용히 숨어 사는 게 최고인 거 같다는 이야기였다. 과거에 비해 요즘은 SNS가 활성화되어 누군가 하나의 이슈를 퍼트리면 삽시간에 그 소식이 전달된다. 거의 산골에 계신 어르신도 알 수 있을 만큼 그 속도가 가히 놀랍다.
그들이 몰매를 맞는 이유는 다양하다. 학창 시절 학교폭력을 저질렀거나, 학력을 위조했거나, 사기를 쳤거나, 논문을 위조했거나, 금전적 문제와 관련된 빚투 논란 등. '정말 저 사람이 그랬다고?'라는 생각이 들 만큼 놀라운 사실들이 밝혀질 때면 두 가지 생각이 교차한다. 한편으로는 저렇게 큰 잘못을 했으면 조용히 살 것이지 왜 유명해져서 곤욕을 치르는지 이해가 안 되고, 또 한편으로는 만약 내가 유명해져서 누군가 나의 과거를 알게 된다면 나는 당당하고 깨끗할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엄청난 과오를 저지른 것은 생각이 나지 않지만, 소소하게 누군가에게 상처를 준 말을 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 나도 기억나지 않는 잘못이 툭 튀어나올 수 있겠다는 생각. 그런데 그 사실이 사실인 경우와 나를 시기, 질투하는 사람이 모함을 하는 경우도 있지 않을까. 물론 나는 유명해져서 얼굴이 팔릴 일도, 이름이 오르내릴 일도 없기에 이런 걱정을 사서 할 필요가 없지만, 만약 향후 유명해질 계획이 있는 분들은 항상 언행을 조심해야 한다.
투기나 돈 문제로는 잘못을 하고 싶어도 그럴 돈이 없다는 게 함정이지만, 사람들이 가장 많이 하는 실수는 말실수라고 생각한다. 말을 많이 하는 직업일수록 말 때문에 망하는 경우를 참 많이 봤다. 방송가는 어떤 분야보다 말이 정말 많이 오가는 곳인데 아무 생각 없이 전한 말 때문에 곤욕을 치르기도 하고, 나도 모르게 말이 헛나가서 문제가 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한번 내뱉은 말은 주워 담을 수 없기에 어느 순간 말을 뱉기 전에 한번 더 생각하는 버릇이 생겼다. 아차! 하는 일이 없도록.
말이라는 게 가장 무서운 순간은 나는 상처를 주려고 한 말이 아닌데, 시간이 흐른 뒤 누군가가 내 말 때문에 서운했다거나 상처를 받았다는 말을 들을 때다. 생각해 보면 누군가의 말에 나 역시 상처받고 가슴 앓이 하는 경우가 있기에 이해가 되지만, 이런 상황들이 계속해서 쌓이다 보면 대왕 먼지가 되어 내 발목을 잡게 되지 않을까?
그런 의미로 올해는 무엇보다, 말조심! 입 조심! 한 번 더 생각하고 말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