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9일 : 엄마는 괜찮아

<엄마는 괜찮아> 책을 읽다가 이런 생각이 들었다

by 몽상가 J

지난 주말 <엄마는 괜찮아>라는 책을 읽었다. 꽤 공감되는 글이 많아서 쉴 새 없이 사진을 찍었다. 대다수가 엄마에 대한 글이었지만 군데군데 마음을 위로해 주는 내용들이 있었다.


삶을 살다 보면 도저히 어찌할 수 없는 일들을 만나기 마련이다. 그럴 땐 그것들을 잠시 내버려두고,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을 악착같이 찾아내는 게 중요하다. 물에 빠졌을 때 몸에 힘을 잔뜩 주고 허우적대면 더 가라앉듯, 몸에 힘을 빼고 차분히 다른 곳으로 눈을 돌려보자. 어느새인가 따스한 햇살을 받으며 유영하는 자신을 발견할 것이다.


인생을 살면서 각자 힘든 일이 있기 마련이고, 그 고통을 상대적으로 비교하며 너의 고통은 나의 고통에 비하면 별것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엄청난 폭력이라는 사실을.


꽤 공감하는 내용이다. 가끔 내 고통을 토해냈을 때, 자신의 고통이 더 대단함을 과시하며 '나도 사는데, 넌 행복한 줄 알고 살아.'라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누구의 고통이 더 대단한지 겨루기라도 하자는 듯. 이 말을 밥 먹듯이 하던 친구와는 자연스럽게 멀어졌다.


누군가에게는 먼지만 한 상처여도 다른 누군가에게는 우주만큼 아프다는 말도 있지 않은가.


나이가 들고 생각이 깊어지면 이 정도의 생각은 누구나 해야 한다. 할 수 있는 게 아니라, 해야 한다. 자신의 아픔이, 자신이 겪는 고통의 깊이가 타인에게도 그 정도만큼의 아픔이고 고통일 거라는 무책임한 결론을 내는 어른은 없다. 타인의 아픔은 헤아리기도 어렵고, 이해하기도 어렵다. 다만 그 아픔을 겪은 상대의 마음을 들여다볼 뿐이다. 그리고 어루만져 주는 것뿐이다.


잊을 수 없기에 시간의 파도에 무뎌지는 것이리라. 파도를 맞다 보면 감정은 점차 무뎌지지만, 기억은 마치 해안선처럼 머물던 자리에 지울 수 없는 자국을 남길 것이다.


작가는 우울증을 앓았다. 그가 아프기 전 형이 가장 먼저 아팠고, 엄마가 우울증을 앓다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셨다. 그리고 엄마를 잃은 그에게 찾아온 건 마음의 병이었다. 작가는 자신이 어떤 아픔을 겪었고, 그 아픔을 이겨내기 위해 어떤 노력들을 했는지, 또 엄마에 대한 그리움을 어떻게 이겨냈는지 등에 대해 이야기했다. 작가는 우울증을 앓던 엄마의 상태를 두고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부분을 자신이 느껴가며, 우리 곁에 마음의 병을 앓고 있는 이가 있다면 관심 어린 눈빛과 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걸 강조했다. 그들은 끊임없이 죽고 싶다는 시그널을 보내겠지만, 그것은 살고 싶다는 외침이기도 하다는 걸 알아야 한다고도 했다.


대다수가 그러하겠지만, '엄마'라는 단어는 눈물 버튼이다. 현재 내 곁에 엄마가 살아계셔도, 이미 내 곁을 떠나셨어도 엄마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는 순간 눈물이 흐르는 건 어찌할 도리가 없다. 작가의 글 중에 이런 말이 있었다.


살면서 힘들 때마다 나는 엄마에게 수많은 돌멩이를, 나뭇가지를, 힘든 길을 치워달라고 부탁했는데. 엄마는 마지막까지 내게 그 어떠한 조그마한 돌멩이조차 되는 것을 용납하지 않으셨다.


엄마라는 존재는 왜 한없이 퍼주기만 하는지. 자신의 존재가 행여 자식 앞길을 막아 세우는 작은 먼지라도 될까 봐 조심 또 조심. 고작 20-30년만 자신의 삶을 살기 위해 태어난 것은 아닐 텐데. 인생의 절반 이상의 시간을 자신보다 자식을 위해 살아가는 엄마라는 존재를 나는 얼마나 이해할 수 있을까. 도저히 가늠할 수 없는 그 마음, 그 깊이. 이 책의 저자가 말했듯, 대단한 무언가를 해주려 하지 말고 집 앞 산책길을 함께 걷는 것만으로도 엄마에게는 큰 선물이 될 것이다. 그저 함께 한다는 것만으로도 큰 선물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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