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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팡팡이 Dec 15. 2016

40. 튤립의 꽃말

근황-낮게 드리운 계절

  입안에 피 몽우리가 들었다. 휘게 휘게 or 우분트.

나에겐 그런 틈이 없었다. 틈의 유의어는 사이, 겨를 이었나.

  낮게 드리운 계절이다.

  나는 의자에 고꾸라져 당신과의 정사를 꿈꾸나

당신은 아무데도 없다.

  익숙했던 시간의 양식이 모두 깨져버리고 매일이 다시 가난했다.

  예감은 그렇듯 항상 예상을 벗어낫고 이마에는 찌꺼기가 가득했다.    


 자기 표절

 지식은 높아졌고, 인간에 대한 철학적 물음은 선택사항이 되어버렸다. 절실한데 모두가 절실해져 버렸으니, 얼마나 더 막막하고 부딪쳐야 할까, 잣대는 높아졌고, 희망은 낡고 흔해 빠져 버렸으니, 아름다움의 가치는 논할 수 없다. 생존의 시대에서 작은 소망을 찾으니 그 역시 희극일까, 가치 있는 일일까.    


  그리고, 나는 나의 글을 보면서 다시금,

정말, “뜻대로 안되고 하는 만큼 안 나오는 구나.”

그의 말처럼 당연한 힘을 내야 했다.    


  코피를 흘려가며 공부했던 동지들이 좌절을 맛보았고, 어휴 저렇게 하면 안 되는데 했던 이들이 비상했다.     


  그러나, 그 누구도 그 과정의 원인과 이유를 알 수 없기에 아무 말도 하지 않으련다.


  다만, 나에게 2퍼센트의 희망이, 내가 사랑하는 이들에겐 3퍼센트의 축복이 있기를 매일을 그렇게 기도했다.    


  그리고, 아름다운 데이트를, 뼈저리게 추웠던 그날을 기억하며,


  현실에 부딪히고, 시간에 쫓기고, 여유가 없는 네가 그리고 나에게 튤립이라는 사진 한 장으로 이 글을 쓰게 해줘서 너무너무 고맙다.     



  실로 오랜만의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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