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맺음
브런치에 처음 작품을 연재하면서 무너진 적이 많다. 연재를 몇 주 미루기도 몇 번 했었고 겨우겨우 마감시간에 맞춰 벼락치기로 작성한 날도 있었다. 연재요일을 일요일로 하다 월요일로 바꾸다 수요일로 바꾸는 등. 꾸준하지 못한 글쓰기 습관에 게으름이 묻어있었다.
정돈 안된 마음을 적나라하게 드러내면서 감정적으로 글을 정리하면서 작품이라기보다 일기장 같았던 글쓰기 시간이었다. 처음 브런치 승인을 받고 꾸준히 쓰겠다는 초심은 지켜지지 못했고 겨우겨우 20회로 마무리하는 단팥빵의 일기는 나에게 어떤 의미였나?
정말 글쓰기로 남기는 사진첩이지 인 것 같다. 추억으로 남지 않을까 싶다. 처음에는 세상을 향한 관찰력을 키우겠다는 일념으로 시작되었지만 나의 부정적인 마음까지 쓸데없이 드러내며 방향성을 잃어버린 느낌도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의 과거를 관찰하는 일기로 마무리할 수 있는 의미를 담아본다.
'과거의 나에게 이런 생각들이 존재했구나'
<사진첩>
추억을 감옥에 가둔다
정지시키고 싶은 순간을 담으려
난 앞으로 나아갈 테니까
아쉬운 순간만 좀 가둬두련다
앞으로 전진하다 지칠 때 한 번씩 뒤돌아보련다
감옥의 과거에 내가 갇힌다.
두고 갈 것들은 두고 나아가야지
과거의 나는 뭘 잘못했나, 상처받았나
너무 파헤치지 말고 흘러가다 보면
이 한마디가 나오려나
'그땐 그랬었지'
사진을 뒤로하고 걷다 보면
과거는 멀어지고 전부였던 그 시절이
점이 되어 있으려나
점이 된 그 감옥은 아쉬울 때. 힘든 감정마저 그리운 시절이 오면
두꺼운 종이를 펼쳐보겠지. 감옥은 타임머신이 되어 나를 과거로 데려다주겠지.
지나가고 나면 더 이상 그 시절은 나를 옭아매는 감옥이 아니다.
나를 움직이지 않는, 멈춰있는 사진첩으로 남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