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엘리Ji May 30. 2020

8.마흔 깨달음.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맙시다.

중요하지만 돈은 안되는 이야기

충격적이었다.

그렇게  착했던 아이..행복하다고 매일 말했던 아이가  자살이라니...


코로나로  집콕이 길어질 때 즈음,  갑자기 그 아이가 궁금해서 전화를 걸었다.


"지금 거신 번호는 없는 번호이오니.." 



sns상에 행복한 글을  올리고 일상의 소중함을  글로 적었던 지인이 갑자기 소식이 뜸해져서  안부차 걸었다가  이 세상에  없다는 것을 알고  충격에 빠졌었다.



그렇게  행복을 열심히 찾고 기뻐하더니...



그렇게 악착같이

행복을  찾아 노력했던  것들이 독이 되었나 싶다.



나 역시 몇 년 전부터

행복을  찾아  수집하고 노력하고 있다.



뼛속부터 부정적인 성향이 강한 나는 조금만 내 감정을 알아차리지 않으면 금새 부정적인 생각에 빠져버렸다.

'투덜이 스머프'라는 별명을 가졌을 정도로 비판과 판단의 눈을 가지고 자라난 사람이라 모든 것이 불만 투성이였다. (그도 그럴 것이 엄격한 잣대로 평가하는 부모님의 영향과 선천적으로 예민한 기질을 가지고 태어난 나의 성향이 합쳐진 그야말로 '부정의 화신'이 될 수밖에 없는 원인이었다. )

오랜동안 부정적이고 나약한 생각에 자기연민까지 합쳐진 나는 얼마나 불행하고 고통스럽게 살고 있는지 몰랐다. 아이가 태어나기 전까지는....





몇 해가 안 가  절실히 깨달았다. 나의 모든 생각과 행동이 매우 부정적이었다는 것을.. 

어린 아이는 나의 부정적인 면을 따라하고 연신 불만을 내뱉었다.


 "아, 짜증나."


 "아, 귀찮아"


겨우 네, 다섯 살이 하는 말 치고는   예쁘지 않는 것들이었다. 늦은 나이에 결혼하고 부모가 되다 보니 보통 사람의 힘듦이 배로 느껴졌을까?저질체력으로  힘든 하루의 시작을 습관처럼 " 짜증나" "귀찮아"를 연신 내뱉고 다녔던 것이 거울처럼   아이가  그대로  따라  내뱉았다.



겨우 다섯 살인데..나처럼 부정적으로  살아가게 하면 안되겠다 싶어  저질체력을  다시 세웠다. 최소습관을 길들이기 위해 시작한 물 한 잔이 몇 병의 물이 되었을 때..자신감이 생겼다. (덕분에 작가도 되는 덤까지..)

나도  마음만 먹으면

과거보다  생기있고 긍정적이 되겠구나..마음을 먹고  행복하기 위해  책과 감사일기를 쓰고,

감정을  들추어봤다.

오랫동안 방치되었던 감정의 쓰레기통에서 너무나 많은 부정적 감정이 썩어 냄새나고  짖눌려있었다.



하...,



'감정들아... 미안하다.

부정적이라고 덮고 회피해서 불만이 많았구나..'

감정을 보기 시작했다.



신기하게도  매일의 일상에서  작은 것에 소중함과 감사함을 느끼자  행복,만족감이  길어졌다.

하지만 부정적으로 살아온 세월이 40년도 넘다보니  여전히 부정적인 생각과 태도로 돌아갈 때가 많았다.겨우 4,5년의 노력으로는 나를 바꾸지 못했다.

그럴 때 마다  나 자신을 다그치거나 죄책감 가졌다.


행복하기 위해서 였는데  죄책감이라니..


행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나쁜 건 아니다.

그런데 행복을 찾는 과정을 즐겨야 하고

내가 부정적이었다는 사람을 인정하고

기다려줘야  하는데,

그것들을 무시하고

행복.행복을  외쳤더니 오히려

역노력과 결핍의 감정이 되어

자책과 자기 비난에 빠지는 경우가 생겼다.



행복이란 솔직히 억지로  모으는 것이 아니다.

이순간 충만한 것을 느끼는 것이지

억지로 쓰고 모은다고  바뀌는 것은 아니다.

단지  안하는 것보다야 눈에 보이게

만들 수 있고 최소의 습관으로 도움받을 수 있기에 

노력해볼 수 있다는 것이지

결핍의 감정으로  행복을 억지로 끌어당기는 것이 아니다.



행복은

 지금, 이순간이며

그냥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흘러가는 것이다.




나 역시 행복하다고 외치고,

행복에 대한 글을  썼고 써오고 있지만,

여전히 부정적이거나 불평일 때가 많다.



그래서

이제는

행복하려고  노력하지 않는다.



나의 성향과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부정적인 감정자체를  그냥 인식한다.


'행복해야 해'했던 것들이 오히려

행복이라는 것을 판단하고 극단적으로  만들었다

것을 느끼는  지금..

나는 행복할 때도,

행복이 덜 할 때도 있지만

예전의 투덜이 스머프랑 다른

삶을 살아간다.

이 또한  나이 들어 주어지는

넓은  연륜의 깨달음이 아닐까 모르겠다.




너무  힘들게  애쓰지 않고

수용하는 것이

어쩌면  행복 그자체일지도....




+다시 한 번 ,행복을 찾아

이 세상을 떠난 지인의 명복을 빌며..



#행복하기위해노력하지맙시다#중요하지만돈안되는이야기#어쩌다마흔#마흔에세이#마흔#행복에대하여#행복에세이#감정










매거진의 이전글 7.마흔, 나이듦과 아름다움이 공존할 수 있을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