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13
<남보다 예민한 사람들의 속사정 : 마음속 들여다보기>
1.
“저는 많이 예민한 편이에요.”
처음부터 그렇게 타고난 사람은 없다. 물론 어느 정도 체질이나 유전자 차이를 감안할 수는 있다. 그렇다고 지금의 당신 캐릭터 전부를 운명 탓으로 만 돌리면 곤란하다.
2.
예민한 존재는 약하다. 예를 들어 보자. 개 끌고 산책하는 사람끼리 만나면 어김없이 멍멍 소리가 난다. 십중팔구 덩치 작은 개가 큰소리를 낸다. 둘 다 작으면 서로 못 잡아먹어서 안달이다. 한 쪽 덩치가 훨씬 크면 소리 없이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한다.
스스로 약한 줄 아니까 미리 조심하고 보호막을 치는 행동이다. 선제공격으로 상대가 움찔하기만 해도 절반은 성공이라는 전략이다. 먼저 공격받으면 당해낼 재간이 없으므로 항상 주위를 살핀다. 작은 조짐에도 경계경보를 발동한다. 아군인지 적군인지 확실치 않으면 일단 반응부터 하고 본다. 그래야 살아남는다.
3.
거꾸로 약한 존재가 예민해진다고 말할 수도 있다. 아무 음식이나 잘 먹던 사람도 장염에 걸리고 나면 음식에 민감해진다. 소화기가 약해졌으니 맵거나 뜨거우면 속이 너무 불편하다. 조금만 잘 못 먹어도 배 아프고 설사한다. 우리 몸이 스스로를 지키는 자구책이다.
원래 상태를 회복하면 다시 정상으로 돌아온다. 한번 예민해졌다고 해서 천년만년 계속 가지는 않는다. 어떤 음식에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도 기본 건강이 좋아지면 나중에 맛있게 잘 먹는 경우가 많다. 몸이든 마음이든 이전보다 예민하게 반응한다고 느끼면 일단 약해졌다는 사실부터 인정하자.
4.
“그 정도 말 가지고 뭘 그렇게까지 화를 내고 그래?”
한 사람이 갑자기 눈에 핏대를 세우고 급발진하면 나머지는 영문을 알 수 없다. 누가 대놓고 비난하거나 싸움을 걸지도 않았는데 왜 이런 반응을 보이는지 모르겠다. 누군가 그 사람만이 느끼는 예민한 지뢰를 건드린 결과다.
예민함이 과하면 화로 이어진다. 늘 화가 나 있고 매사에 불평불만이 많다. 유독 부조리에만 분개하며 화를 다른 형태로 드러내기도 한다. 마음이 다치고 약해진 사람이라는 뜻이다. 그 상처가 다 아물지 않았다는 의미다. 넘어져 무릎이 까지면 옷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저절로 악 소리가 나오는 법이다.
5.
“죄송해요, 제가 너무 예민하게 굴었네요. 말씀하신 그 부분에 제가 좀 민감해서요.”
예민 그 자체는 장점도 단점도 아니다. 업무적으로나 예술적으로 장점이 될 때도 많다. 대신 인간관계에 걸림돌이 되기도 한다. 자신의 캐릭터를 정확히 알고 처신하면 좋겠다.
*3줄 요약
◯예민함은 대부분 후천적으로 형성되는 성향이다.
◯예민한 반응은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기제로 작용한다.
◯예민함은 중립적인 특성으로 상황에 따라 장점도 단점도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