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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호르몬닥터 권영구 Dec 03. 2024

@1237 <진짜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말투~

@1237

<진짜 친절한 사람이 되고 싶다면 : 말투와 표정을 뛰어 넘어>     


1.

“고객님, 너무 죄송합니다. 새 제품으로 다시 보내드리겠습니다.”

처음 택배 박스에서 깨진 형광등을 꺼낼 때는 살짝 짜증이 났다.     


전화해도 순순히 인정하고 교환해 준다는 보장이 없으니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다행히 사장님이 천사 같은 목소리로 응대하시니 한시름 놓았다. 그.러.나.     


2.

“또 깨졌는데요?”     


형광등이 택배 도중 깨지는 일은 그리 대단한 일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문제는 포장이다. 형광등에 신문지 딱 2겹 둘러서 큰 박스 안에 흔들거리는 상태로 보냈다. 실은 처음 택배 안의 포장도 같은 방식이었지만 그저 실수인 줄로만 알았다.     


두 번이나 허술한 포장으로 형광등이 깨져서 배송되니 슬슬 화가 난다.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없어 보인다. 이번 전화에도 세상 친절한 목소리로 응대하니 별 잔소리 없이 넘어갔다.      


드디어 도착한 택배. 똑같은 포장에 또또 깨진 채로 왔다. 그냥 웃음만 나온다. 정신건강을 위해 깔끔히 잊고 포기하기로 한다.      


3.

‘친절’이라는 단어를 접할 때 우리는 겉으로 보이는 모습 위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밝은 표정, 환한 미소, 상냥한 말투를 들으면 그 사람 정말 친절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진정한 친절은 그 이상이어야 한다. 현장에서 기분 좋게 느끼는 표면적인 부분 외에 상대 입장에서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하고 배려하는 행동이 뒤따라야 진짜 친절이다.     


많은 기업들이 CS 교육에 신경 쓰고 엄청난 투자를 하지만 중요한 본질을 놓칠 때가 많다. 직원의 미소와 말투 만으로 고객이 만족하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      


형광등이 깨졌으면 하다못해 뽁뽁이로 싸 든 신문지를 덕지덕지 꽉 채우든 실질적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여야 한다. 겉만 번지르르하고 내 문제에는 아무 관심도 없는 듯하여 오히려 더 불쾌하기만 하다.   

  

4.

“병원마다 수술하자 말자 말들이 달라서 그동안 고민이 많으셨군요.”     


나는 진료할 때 오만가지 이야기를 다 챙기는 ‘동네 반장 권반장’이다. 나와 관계된 부분만 간결하게 묻고 답하고 그렇게 끝내면 충분하지만 결국 말문을 열고야 만다. 수술을 하거나 하지 말자고 한 말은 다 이유가 있으며, 각각 이런 부분에 핵심이 있다고 설명해 드린다.     


“선생님, 참 친절하시네요.”     


여러 가지 내용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드리고 나면 내심 실력이 좋다거나 설명을 잘한다는 칭찬을 기대했다. 정작 환자들은 나의 호의에 대해 ‘친절’이라는 의미로 받아들이고 있었다.      


이렇게 친절은 ‘서비스’와 ‘응대’의 개념을 넘어 말하지 않아도 내 문제에 관심 가져주는 태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5. 

“그렇죠, 말만 번지르르한 호객행위보다 무뚝뚝해도 실력 있는 사람이 정말 친절한 사람이죠.”     


그것도 아니다. 왜 구태여 둘 중 하나만 고르려고 하는가. 표정과 말투도 상냥하게, 상대에 대한 관심도 세심하게 모두 다 갖추면 된다.      


진정한 친절은 상대를 향한 이해와 배려, 그리고 실천이 모두 모여 완성된다.     


*3줄 요약

◯친절은 말투와 표정에서 그치지 말고 상대를 향한 진심 어린 이해로 이어져야 한다.

◯진정한 친절은 상대방 입장에서 생각하고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과정이다.

◯겉으로 보이는 친절에 세심한 배려까지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아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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